천년의 사랑 -상
양귀자 지음 / 살림 / 1995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양귀자는 대단한 작가이다. 환생, 어긋나는 사랑, 아이를 남긴 죽음... 80년대 순정만화에서도 통할까말까한 단순하고 유치한 소재를 한 편의 훌륭한 사랑이야기로 승화시켰다. 주인공 성하상은 다른 사랑이야기 어디에서나 본 것 같으면서도 차별화가 되는 묘한 캐릭터이다. 말 그대로 지고지순한 사랑을 펼치는 캐릭터는 로맨스에 단골로 등장하지만, 자연과 신비주의가 어울어진 풀냄새가 날 듯한 분위기는 상당히 신선하다. '아유 유치해.'말하면서도 눈물을 훔치느라 정신이 없었고, 마지막 장면에서는 유치하다고 말할만한 여유도 없이 눈물을 쏟아냈다. 메마르고 타산적인 사랑이 일상화된 요즘, 읽을 때마다 뿌듯한 대리만족과 시원한 카타르시스를 주는 품격있는 로맨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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