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아이들은 모두 춤춘다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유곤 옮김 / 문학사상사 / 200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뭔가 다르다...?' 라고 느끼기는 했지만, 이제까지의 작품들과 정확히 뭐가 다른지를 구체적으로 떠올리지 못하고 있었는데요, 권말의 오오가 가즈마사의 글 중에 정확한 표현이 있더군요. '질감과 소재' 특히, '질감'이라는 표현이 마음에 딱 들었습니다. 이제까지의 작품들과는 다르게, 너무도 매끈한 질감이라고나 할까요. 세련되게 잘 빠졌지만, 그러기에 심심할 정도입니다.

특히 앞의 네 작품(쿠시로에 내린 UFO, 다리미가 있는 풍경, 신의 아이들은 모두 춤춘다, 태국에서 일어난 일)은 다음 작품으로 넘어가면 무슨 내용이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하나하나 들여다보면 멋진 단편들이지만 너무 완숙하게 마무리되어서 그만의 개성이 느껴지지가 않아요.(무척이나 까다롭게 구는군요.^^ 하지만, 그만큼 하루키를 좋아하거든요.)

그렇지만 '개구리군, 도쿄를 구하다'는 그런 심심함을 한 번에 뒤엎는 재미있는 작품이었습니다. 자신을 보잘것 없다고 생각하는 '보통 사람'들에게 힘과 용기를 주는 글이라고 해석하면... 너무 도덕교과서같은가요? 여하간 캐릭터, 구성, 결말 모두 마음에 드는 근사한 단편입니다.

마지막 '벌꿀 파이'도 잔잔하면서도 아주 마음에 들구요. 무엇보다도, 여섯 편 모두 멋진 장편소설을 향해 열려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마음을 들뜨게 합니다. 장편이라...생각만해도 흐뭇하군요. 얼마나 기다려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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