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조세희 지음 / 이성과힘 / 200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충격적이다' 이외에는 마땅한 표현을 찾을 수가 없었다.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나 기본적인 생활의 영유를 당연한 것으로 알며 성장해온 나에게는 이런 종류의 이야기가 굉장히 낯설고 거북했다.

이 책에 실린 소설들은 그들의 고통을 세세하고 친절하게 설명해주지는 않는다. 고통이 극단으로 치밀어가면 느끼기를 포기한 듯 일그러지고, 뭔가 아귀가 맞아떨어지지 않는 백일몽같은 문장들이 나머지 공간을 채운다. 하지만 그런 문장들이 더 생생하고 섬뜩하게 주인공들의 심리를 전해준다. 생각하게 만들고, 상상하게 만드는 그런 '여지'들은 그들이 처한 현실을 마치 끔찍한 화상의 흉터처럼 눈을 가리면서도 손가락 틈으로 자꾸 넘어다보게 만든다.

70년대에는 이 이야기가 '현실'이었을 것이라는, 아니 어쩌면 지금도 어디에선가 이런 풍경이 펼쳐지고 있을 것이라는 고민을 해야한다는 것이 책을 읽을 때마다 매번 나를 고통스럽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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