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eling 필링 1
박무직 지음 / 코믹스투데이 / 2001년 10월
평점 :
절판


'야한 만화'는 꽤 여러 권 본 경험이 있습니다. 전등이 켜져 있는데도 침침한 기분이 드는 만화방에서, 혼자 얼굴 빨개지면서 본 그 성인 만화들. 스릴 만점의 흥분에 신나게 읽지만, 만화방 문을 나서면서는 웬지 아주아주 찝찝하고 텁텁한 기분이 들면서 '내가 왜 그런 만화를 봤을까...' 언제나 후회하고는 했지요.

능력 있는(어떤 능력일까~^^) 남자 주인공과 몸매 빼면 별로 남는 게 없는 여자 주인공들이 전개해가는 이야기들은 현실감도 없을 뿐더러, 지독한 마쵸정신과 구성애 님이 본다면 펄쩍펄쩍 뛸만한 잘못된 성지식으로 가득차 있었거든요. 보고 있는 동안은 '재미'에 가려서 보이지 않던 그런 생각들이 불쾌한 뒷맛으로 한동안은 머리를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필링은 아주 특별하네요. 남자 주인공은 페미니스트라고 봐도 될 정도 여성을 존중할 줄 아는 딱! 미래의 공처가 감이고, 여자 주인공은 자신의 문제는 스스로 결정할 줄 아는 똑똑함을 지녔습니다. 줄거리 또한 기존의 성인만화에 비하면 평범하지요. 두 남녀가 만나고, 사랑을 이끌어가는 모습은 지금도 어디에선가 펼쳐지고 있을법한 현실감이 있습니다.

19세 미만은 볼 수 없는 성인 만화이고, 사실 또 많이 야하지만, 청소년들도 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박무직님은 그림을 어쩌면 그렇게 기가막히게 그리시는지, 두 사람이 사랑을 나누는 모습이 너무너무 예뻐서 '야하다'는 생각보다 따뜻한 미소가 먼저 떠오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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