쎄느강은 좌우를 나누고 한강은 남북을 가른다
홍세화 지음 / 한겨레출판 / 199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어떤 면에서는, 몇박 몇일로 여행을 하는 것보다 이 책을 읽는 편이 더 프랑스에 가까워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파리의 택시운전사도 읽지 못했고, 홍세화라는 인물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그에게 완전히 빠져버렸습니다. '이방인'이 한 나라의 정수에 이렇게 명쾌하게 다가갈 수 있다니... 놀라지 않을 수가 없네요.

건물의 지붕 밑이나 지하같은, 예상치 못한 장소에서 양봉을 하고 양어를 하는 사람의 예시가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우리 나라 사람들은 그런 기발하고도 실용적인 착상을 하기도 어려울 뿐더러, 물고기를 기르기 시작한 사람은 생길 지 몰라도 뒤이어 양봉을 하는 사람은 절대로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하더군요. 모두들 어장을 '따라 하기'에 바쁠 뿐, 다른 참신한 착상에는 머리를 쓰지 않는다는 얘기지요. 정말 가슴이 뜨끔했습니다.

다른 나라를 따라잡기 위한 책도 많고, 요즘은 간간이 외국사람이 우리 나라를 비평하는 책도 나오고 있지요. 그런 책들은...정말로 객관적인 평가일지 모르지만 뒤끝은 좀 쓰지요. 하지만 '세느강은...'을 읽고 나면 할아버지께 회초리를 맞은 것 같이 뒤끝 없는 반성이 따릅니다. 그리고, 꼭! 한번쯤 파리에 가보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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