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남자 1
김한길 지음 / 해냄 / 1993년 12월
평점 :
절판


오래 전 여자의 남자를 처음 읽었을 무렵... 한창 사랑을 겪고 있어서였을까, 이성의 잣대를 들이대면 유치한 이 이야기가 내 마음을 깊게 파고들었다. 자크 프레베르의 시들은 마치 이 작품을 위해 써진것처럼 각 장의 분위기와 사랑하는 마음들을 한껏 고조시켰다. 나중에 그의 시집을 샀지만, 시집을 읽으면서는 그 정도의 감흥을 느끼지 못했다. 특히 둘의 '첫 밤'은 깨지기 쉬운 유리 조각을 다루는 것 처럼 섬세하고도 가슴 떨리도록 아름답게 그려져서, 두고 두고 그 장만을 되읽고는 했다.

김한길 님은 작품성이 망가질 것을 알았지만, 척박한 요즘에 사랑에 대한 환상이랄까...뭐 그런 것을 하나쯤 심어주고자 해피엔딩으로 마무리지었다고 후기를 남겼다. 그리고, 작가의 의도대로 나는 행복한 동화같은 마지막장을 덮으면서 함께 들떠했다. 사랑이 자꾸 못미더워지고, 힘들어질 때 '여자의 남자'를 한 번씩 되살펴 읽는다면 아픈 마음이 조금은 치유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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