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샤의 추억
아서 골든 지음, 임정희 옮김 / 현대문화센터 / 2005년 12월
평점 :
품절


기생이든, 게이샤든 화류계의 이야기라면 은밀한 관음증이 도진다. 무언가 농밀한 사랑과 색다른 삶이 있을것이라는 은근한 기대라고나 할까. 꽤 오래 전에 텔레비젼 다큐멘터리로 잠깐 엿본 게이샤들의 삶에 대한 호기심 때문에, 이 책의 제목만 보고도 선뜻 집어들 수 있었다.

내게는 기대 이상으로 재미있는 책이었다. 단순히 게이샤라는 한정된 틀 안에서의 이야기 뿐 아니라, 그 인간 군상들을 통해 일본의 문화와 민족성같은 근본적인 것까지도 반추했다고나 할까. 작은 여자 아이가 주목 받는 게이샤로 자라나고, 전성기와 사랑을 겪고 늙어가기까지의 얘기는 '여제'같은 만화를 읽으면서 느낄 수 있는 묘한 성취감과 흥분을 전해준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기모노. 게이샤의 추억에 나오는 갖가지 기모노에 대한 묘사는 문득문득 사람의 혼을 쏙 빼놓는다. 우리 한복에 대해서도 누군가가 이런 멋진 묘사를 해주면 좋을텐데!

그저 하얗게 분칠을 한 창녀 정도로 왜곡되게 인식해왔던 '게이샤'라는 존재들이 우리 나라의 기생들 못지 않게 일본의 문화의 한 부분이며, 어떤 측면에서는 자존심이라는 것을 알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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