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홍신 엘리트 북스 67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지음 / 홍신문화사 / 1993년 12월
평점 :
절판


사람은... 먹기 위해 사는가, 살기위해 먹는가? 쉬운 것 같으면서도 한번쯤은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는 화두이다. 슈호프에게 이 질문을 던지면 그는 뭐라고 답할까?

이 책을 처음 읽었던 것은 중학교 3학년 때였던 것 같다. 대부분의 세계명작은 솔직히 재미는 없다.^^ 솔제니친이라는 낯설고도 거룩해보이는(?)이름에다가, 이반데니소비치의 하루라는 길고 발음하기 힘든 제목을 걸고 세계명작 문고판 시리즈 가운데 꽂혀있던 이 책에서 나는 손톱만큼의 재미도 기대하지 않았다. 그런데 ......너무도 재미있었다. 다음 장이 너무도 궁금해서 수업시간에 책밑에 깔고 읽었을 정도였다.

평범한 중산층 가정에서 밥걱정은 해본적이 없던 내가, 슈호프에게 그대로 씌어서는 한조각 빵에도 기쁨을 느끼고, 스프 건더기에 관심을 보였다. 그가 드디어 소세지 조각을 씹게 되었을 때는 얼마나 기쁘던지! 내 입에도 침이 고이는 듯 했다.

슈호프는 굉장히 운이 좋았다. 꽤 많은 먹거리를 손에 넣었으니까. 하지만 책을 덮음과 동시에 수용소에서 벗어나면 '운이 좋았다'라는 것이 얼마나 어이없는 생각이었는지를 심각하게 느끼게 된다.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처럼, 삶의 기본에 대한 심각한 고민을 충격적으로(게다가 재미있게) 던져주는 책이다. 꼭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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