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리타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01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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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싶은 책을 다 사기에는 언제나 용돈이 딸리기 때문에, 제가 사전정보 없이 책을 구입하는 것은 아주 드문일입니다. 사실은 사전정보 수준이 아니라, 대여점에서 대여해서 읽은 후에 정말 마음에 드는 책만 골라 사는 정도지요.

그런데 암리타를 서점에서 한 번 보고는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화려한 무지개빛 표지에 압도당했거든요. 게다가 뒤 표지에 아사히 신문의 평이 실려 있었는데, '소름돋을만큼 앞서나가는 작가의 감성' 어쩌고 하는 말에 홀딱 반해버렸습니다. '감성'이라는 단어는 제가 제일 좋아하는 단어입니다. 나를 한 마디로 표현해보라고 하면 선뜻 대고 싶은 단어예요. 물론, 아무도 믿어주지는 않지만.^^

책을 다 읽고 나서 작가에게 묘한 친근감이 느껴졌습니다. 제가 글솜씨가 아주 좋아서 소설을 썼다면 꼭 이렇게 쓰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현실과는 별개로 마음속에 순간순간 일어나는 감정의 떨림이라고나 할까, 설명하기 쉽지 않은 미묘한 정서들을 최대한 알리고 싶어하는 간절함 같은 것이 줄간에서 읽혔습니다. 문득문득 '아...이런 기분 알 것 같아.'하는 아득한 느낌이 전해져왔어요.

한걸음 떨어져서 줄거리만을 살피면 참 얼토당토 않은데, 책을 읽는 동안은 어색하지 않게 몰입할 수 있게 만들어줍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여자 하루키'라고나할까요. 본인이나 바나나의 팬들은 그런 표현 싫어하겠지만요.

키친이나 하치의 마지막 연인들 같은 책도 구해서 읽어보고는 팬이 되어볼까... 생각중입니다. 한 번 읽어보세요. 하지만, 그전에 '소설이란 자고로 이러이러해야 한다'는 국어교과서같은 생각은 꼭 잊으셔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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