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어
공지영 지음 / 푸른숲 / 1999년 8월
평점 :
절판


고등어를 처음 읽었던 것이, 아마 대학교 1학년이던 때였을 것이다. 특별히 사회의 제반 문제에 관심이 있었던 것도 아니면서 통과의례처럼 대자보를 쓰고, 시위현장을 따라다니고는 했다. 책을 덮고는 막연하게 동질감이 느껴지기도 하고, 또 이질감이 밀려오기도 하면서 한참동안 혼란스러웠다. 마치 10년 후의 나에게로 잠시 여행을 다녀온 듯 했다. 학생운동을, 사랑을 격정을 다 바쳐서 하던 스무살 남짓의 그들도 몇 년 후에 자신들이 어떤 모습으로 변해서 어떤 일을 겪고 있을지는 추호도 짐작할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이 원하지도 않고 선택하지도 않았는데도 명우와 은림은 저녁식사가 끝난후 식탁에 남은 고등어처럼 식고, 뼈가 드러난 듯한 신산한 모습으로 남겨졌다. 그들이 학생운동을 하지 않았다면? 그들이 사랑을 하지 않았다면? 아니면 다른 시대에 태어났다면? 어떤 것이 답이 될 수 있을지 아직까지 알 수가 없다. 작가 공지영은 마음 속에 어떤 답을 담고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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