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는 7시에 떠나네
신경숙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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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신경숙이라는 이름은 안전한, 보증 수표 정도가 되어버린 것 같다. 일정 선 이상의 질과 감동이 보장된 작품이지만, 더이상 새로운 흥분을 발견할 수가 없는 보증 수표. 기차는 7시에 떠나네를 읽고 기존의 소설과 비슷한 종류의 가슴 아픈 슬픔이 느껴졌지만, 색다를 것이 없는 감동이어서인가, 그 느낌은 며칠이 채 가기도 전에 엷게 흐려져버렸다.

어느 인터뷰에선가 그녀가 '나는 쓸 수 있는 것, 쓰고 싶은 것만 쓴다' 그런 취지의 말을 했던 것이 기억난다. '신경숙 스타일'이라는 하나의 장르를 형성할 정도로 그녀의 작품들에 매력이 있는 건 사실이다. 그 틀을 넘어 새로운 시도를 한다는 것이 어려울 것이라는 것도 짐작이 된다. 하지만 작가가 틀을 넘으려는 생각도 하지 않고 머무르고만 싶어한다면, 글쎄... 적어도 필요성 정도는 느끼고 조바심을 치는 것이 전반적인 작품 세계에도 생동감을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 짧은 나의 소견이다. 신경숙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읽어야 하지만, 기존의 작품에서 별 매력을 느끼지 못한 이들이라면 굳이 시간을 낼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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