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과 이성으로 머리가 꽁꽁 굳은 어른이 이 책을 본다면, '뭐 이렇게 얼토당토 않은 얘기가 있어?'하고 코웃음을 칠지도 모릅니다. 엄청나게 큰 곰과 싸우는 세상에서 가장 큰 아이 안젤리카. 호수에 빠지자 숨을 쉬기 위해서 호수의 물을 다 마셔버리고, 몇 날 며칠을 곰과 싸우다가 결국 이기지요. 얼마나 큰 곰인지 그 곰가죽을 깔기엔 테네시 주가 너무 작아서 다른 주로 이사를 가야했다나요. 어이 없을 정도로 '통이 큰' 이 이야기는 유럽풍의 근사한 그림과 어우러져 어느 작은 마을에서 구전되는 신화를 듣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게다가 다른 이야기였다면 이론의 여지도 없이 '남자'였을 주인공이 여자아이인 안젤리카인 점은 보수적으로 굳어가는 아이들의 틀을 탕탕 깨부숴줄 수 있을겁니다. 초등학교 아이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멋진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