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꿈이었을까
은희경 지음 / 현대문학 / 1999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책 소개를 읽으면서 잠시 은희경이 아닌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현실과 몽상의 경계선에 있는 '그녀'와 주인공의 관계는 '댄스댄스댄스'에서의 키키와 주인공의 관계와 무척 많이 닮아 있었다. 하루키의 열성팬이고 은희경의 조용한 지지자인 나는, 당장에 책을 구해 읽었다.

그런데 막상 읽어보니 그 느낌이 하루키와 전혀 달랐다. 하루키는 담담하고 허무한 느낌을 주고, 삶의 목적인양 '그녀'를 갈구하며 결국은 뭔가를 깨닫는다. 반면 은희경은 좀 더 몽환적이고 신비한 분위기로 '그녀'를 포장했다. 그리고 하루키의 그녀가 구원의 여신이라면 은희경의 '그녀'는 다분히 팜므파탈의 이미지를 풍긴다.

'그것은 꿈이었을까'가 하루키를 닮지 않아서 다행인지, 불행인지는 잘 모르겠다. 아마 다행이라고 여겨야 하겠지. 아쉬운 점은, 인터넷을 연결해 놓고 비틀즈의 노래를 열심히 찾으면서 읽지 못했다는 것이다. 제목으로 쓴 노래를 틀어놓고 책을 읽었다면 좀 더 소설의 깊은 곳에 다다를 수 있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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