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류시화 지음 / 푸른숲 / 1991년 9월
평점 :
절판


사랑을 하면서도 갈증이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이 사람은 이미 나의 것인데도 더욱 더 소유하고 싶어지는 때, 연인이라는 이름으로 묶여있는데도 완전히 밀착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 손 안에 꼭 쥐면 쥘수록 스르르 빠져나가는 모래, 그런 사랑.

사랑 받기를 원하기 전에 사랑 하는 법을 익혀야 한다는 에리히 프롬의 말을 아직 못 깨우친 제게 크던 작던 사랑이란 언제나 그런 갈급함만을 주었습니다. 그 정체모를 갈증에 이름을 지어준 시집이 바로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입니다. 시에는 별 흥미가 없던 저인데도 서점에서 이 제목을 보고는 단박에 사버렸지요. 설렁설렁 넘기다가 문득 들여다보는 식으로 다 읽고 나면 중요한 선문답을 마친 것 처럼 마음이 평안해지고는 했습니다.

사랑을 할 사람, 하고 있는 사람, 추억이 된 사람 모두가 이 시집의 습윤하고 익숙한 기운에 분명 미소를 짓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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