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항하지마 1
후지사와 토루 / 학산문화사(만화) / 1998년 9월
평점 :
품절


인터넷 동호회에서 만난 한 남고생이 반항하지마를 입에 침이 마르게 칭찬했다. '열라', '절라' 재미있대나. 이런 류의 거칠어보이는(?) 만화는 취향에 안 맞지만, 신세대 감각을 따라가 보겠다는 일념(!)하에 만화를 읽기 시작했다.

...!!! 충격.

만화야말로 그 세대 아이들이 진정 원하는 꿈을 풀어내는 매체라고 생각해왔는데, 그럼 이것이 정녕 요즘 아이들이 꿈꾸는 교사상이란 말인가. 왕따 시키는 아이들은 잡아서 창피한 사진을 찍어주고, 폭력배가 괴롭히면 폭주족을 끌고가서 혼내주는 이런 어마어마한 막가파 선생이? 초등에서지만, 교사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는 나로서는 참으로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그래, 어쩌면 이런 일탈을 꿈꾸고들 있는지 모르겠다. 감옥같은 현실에서야 선생이 간수같이 보이는 것은 당연하겠지. 이렇게 오롯이 몸을 던져 자기 편이 되어 주는 교사. 슈퍼맨이 이만할까.

맞다, 어쩌면 이런 일탈은 학생들만이 원하는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 문제 사회에서 만든 문제 가정 속의 문제 아이들을 앞에 두고도 아무런 지원 없이 한숨만 쉬어야 하는 선생님들이야말로 영길의 일탈이 시원스럽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내가 그러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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