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뿔 - 이외수 우화상자(寓畵箱子)
이외수 지음 / 해냄 / 2001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미디어에서 난리를 치고, 발매되자마자 베스트셀러가 되는 책을 보면 난 왠지 심사가 꼬인다. 사실 책 선택의 기준 중 큰 자리를 베스트셀러 목록과 작가의 이름이 차지하고 있으면서도, 그 이름이 작품보다 앞서나가면 왠지 그러면 안될것 같은 불쾌감이 앞서는 것이다. <외뿔>도 그냥 이외수가 써서 유명해진 것 같아 선뜻 손에 잡히지가 않았다. 우연히 손에 들어온 것을 그런 삐딱한 심사로 펼쳐들었는데, 그런 오해는 채 10p를 넘지 않아 스르르 풀려버렸다.

대부분의 책들은 읽는이에게 계속 깨달으라고 훈시를 한다. 무릎 꿇고 반성하면서 불편하게 다 읽고 나면, 깨달아야할 것 같긴 한데 당최 뭘 깨달아야하는지, 뭘 고민해야하는지 멍해진다. 하지만 외뿔은 쓸데 없이 가르치려들지 않는다. 킥킥거리며 읽어나가고 가끔 참 마음에 와 닿는 그림이 나오면 한 숨 쉬고...다시 웃고. 그렇게 수월하게 읽고 나면 그 때부터 꼬리를 문 고민이 시작된다. 그래, 사랑이 뭘까. 나는 어떻게 살아왔으며,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할까. 내게 소중한 것들이 무어며, 잊고 있었던 것은 없는가...

이번 그림들은 이외수가 파지에 그린 것을 모았다고 한다. 쓸 모를 잃고 널린 이면지가 그런 아름다운 그림을 품다니... 그의 재능이 몹시 샘나는걸 보면, 난 아직 더 깨달아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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