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남자 1
카미오 요코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1999년 3월
평점 :
절판


참 유치하기도 하다. 뻔하다. 인물들은 전형적이고, 정말 만화에서나 나올법한 인간들이 만화에서나 일어날법한 일들을 벌인다. 그런데......재밌다!!! '한 번 열면 멈출수가 없다'는 모 과자의 CF처럼 한 번 읽기 시작하면 그만둘 수가 없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사건들 모두 억지에, 우연에, 허황하기 그지 없는데 왜일까? 왜 재미가 있는걸까? 다 늙어서(?!) 주책이지, 츠카사를 보면 왜 가슴이 뛰는 걸까? 그건 아마도, '내숭을 떨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작품성 심오한 것처럼 폼 잡던 영화에서 신파적인 요소가 발견되면 그것처럼 꼴불견이 없다. 하지만 '나 신파요. 울고싶은 사람 다 오시오'하는 식의 영화는 한껏 울려주기만 하면 그것으로 좋다. 바로 이 만화가 그렇다.

애매하게 진정한 사랑이 어쩌고 하며 폼 잡지도 않고 어설프게 사회문제를 건드리려고도 하지 않는다. 재벌에, 키 크고, 잘생기고, 나밖에 모르는 남자!!! 모두가 한 번쯤 은밀히 꿈꿔봤지만 유치해서 감히 이야기도 못 꺼내본 사랑을 시원하게 풀어낸다. '꽃보다 남자'라는 제목부터가 그런 솔직함을 대변하고 있는 것이다. 오로지 사랑의, 사랑에 의한, 사랑을 위한 만화. 거기에서 얻는 대리만족은 참 배부르게 뿌듯하다.

언제건 도서대여점에 들리면 나는 또 '꽃보다 남자'를 기웃거릴 것이다. 그런데, 솔직한 것도 좋지만 제목 좀 바꿀 수 없을까. 누가 뭐 읽냐고 물어보면 부끄러워서 차마 대답할 수가 없다.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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