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다 칼로 & 디에고 리베라 - art 003 다빈치 art 18
J.M.G. 르 클레지오 지음, 신성림 옮김 / 다빈치 / 2001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미술엔 문외한인 내가 프리다 칼로를 처음 접한 건 미술 심리치료를 배우면서 였다. 드러난 심장과 핏줄, 자궁, 해골, 넘치는 피... 그녀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었다면 분명히 이 그림을 불쾌하게 여겼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가 당한 교통사고와 극심한 고통, 그리고 불임을 이야기 들었고, 그림이 그녀의 진통제이자 치료제였다는 것을 알고는 그녀와 그녀의 삶, 그림 모두를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 책의 표지에 있는 그림도 그 때 처음 보았다. 얼마나 사랑했으면 자신의 이마 사이에 그려 놓았겠냐고... 그러나 그녀의 표정은 별로 행복해보이지 않았고, 디에고 리베라는 엉뚱하게도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꼭 같이 닮아 있었다!!!

책의 서문을 대신하는 '디트로이트를 떠나며'라는 디에고의 글은 매우 인상적이다. 프리다의 고통과 불행이 모두 그의 불찰인듯 싶어 은근한 적개심을 가지고 있던 나에게, '나는 예술가일 뿐만 아니라, 생리적으로 그림을 생산하는 사람이다'라는 그의 오만이 화해의 제스쳐로 다가오는 것은 왜일까.

화집을 살 만한 여력이 없던 나에게, 이 아름다운 책의 발간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녀와 그를 계기로, 미술이라는 분야에 한 발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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