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야할 시간이 훌쩍 넘었는데...누워도 잠들 수 있을 것 같지가 않군요. 심야에 글을 쓰면 아무래도 감정과잉이 되기 쉬운데, 이해하세요.^^
CP=14. CP는 <비판적 어버이로서의 자아>의 약자입니다. 님의 경우 비판적-지배적-관용적이라는 세 단어 중에는 <지배적>이란 표현 끝에 걸쳐 계시네요. 규범을 중요시하고 이상이 높은 편으로 타인에게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 편입니다. 아랫사람에게 권위는 잘 서겠지만, 조금 더 지나쳐서 <비판적>이 되면 독선적이고 완고하다는 소리를 들을 수도 있으니 주의하세요.^^
NP=13. 어, 그런데 <양육적 어버이로서의 자아>가 13점인 것을 보니 크게 걱정 안 해도 될 것 같습니다. NP 점수는 양육자로서의 적성과 타인에 대한 공감력, 이해력을 측정하는 점수지요. 님의 경우 CP가 약간 높았는데, 그 부분에 대한 우려를 NP 점수가 조금은 커버해 줄 수 있겠습니다. CP가 <타인 부정>이라면 NP는 <타인 긍정>이거든요. 다른 사람에게 쓴소리를 하기도 하지만, 거기에 그치지 않고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을 이해하고 챙겨주고 싶어하는 스타일 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자칫, 친구들에게 <참견쟁이 잔소리꾼>이라고 구박받을 수도 있으니 주의하세요.^^
A=17. 앗! 의뢰하신 분들 중 A점수 최고 기록이 나왔습니다! 그동안 검은비님, 플라시보님, 깡통로봇의 남편님이 16점으로 공동 기록을 보유하고 계셨는데 말이죠.^^ A는 성인으로서의 자아입니다. 얼마나 철들었나? 정도로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대충 읽어보셨다니 아시겠지만, 12점 가량이 적절한 수준으로, 객관적이고 합리적이고 중립적인 자아상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점수가 지나치게 높은 경우는 이런 합리적인 사고가 지나치고 상황과 별개로 중립적인 판정을 하려 애쓰는 바람에 기계적이다, 혹은 차갑다라는 평을 들을 수 있습니다. 인지상정이라는 것이 있잖아요. 친한 친구와 모르는 사람이 다툴 때, "객관적으로는 네가 잘 못 했어."하며 가차없이 모르는 사람 편을 들어버린다면...그것이 혹여 정의로운 것이라고 해도, 너무 비인간적이라는 호소를 들을 수 있겠지요? 그리고 자칫 일중독에 빠지기 쉬운 자아상태이기도 합니다.
FC=20. 허억...처음 보는 만점입니다! FC는 자유로운 어린이로서의 자아로, 이 점수가 높은 분들은 창조력이 뛰어나고 즉흥적이며 자발적이라는 특성이 있지요. 한 마디로 <화끈하다>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난 안 놀면 안 놀았지 미적지근하게 놀진 않는다!' 뭐, 그런 생각 하고 계시는 분이 아닐까요? 만약 님이 예술계통의 직업을 가지셨다면 뭔가 크게 한 건(?) 하실 것 같은데요. A17점에 FC20점이라...극단적으로 이런 상황이 연상됩니다. 나이트에서 무대 위로 뛰어 올라 미친 듯이 놀던 카이레님, 갑자기 시계를 봅니다. "어? 벌써 열 두시네. 내일 출근하려면 집에 가야겠어." 한참 탄력받은 친구들의 멍한 시선을 뒤로하고 야멸차게 돌아서는 님의 뒷모습...ㅋㅋㅋ
AC=8. 적응된 어린이로서의 자아는, 님이 얼마나 주변에 휘둘리지 않고 바로설 수 있는가를 알려줍니다. 점수가 너무 높으면 우유부단하고 자기비하 성향이 있고, 반면에 너무 낮으면 독단적이고 안하무인이라 평 받을 수 있습니다. 8점이라면 독립적으로 바로 서기에 가장 좋은 점수라 할 수 있네요.
체크리스트를 분석하다보면, 모두 개성이 뚜렷하지만...그 중에서도 흔치 않은 점수 조합이네요. CP와 NP도, A와 FC도, 어떻게 보면 상반되는 성격을 가진 자아상태인데 둘 다 높으니 말이예요. 긍정적으로 보면 상호보완성을 갖고 균형잡힌 자아상태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지만, 자칫 무너지면 매우 혼란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A와 FC 모두 최고점을 기록하셨으니...^^;; 참, 아까 FC 점수는 <자기 긍정>을 대표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이것을 A에 조합해 본다면, 자신의 사고에 지나친 자신감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겠죠? 매사 <확신>이라는 것을 조금은 경계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우선 카이레님은 자아를 분석해서 성향이 이러이러하다...설명하는 것 보다는 님 본인이 이 글을 읽으면서 자신에 대해 한 번 되짚어 생각해 보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아까 말씀드린 상호보완을 통한 자아의 균형을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자신의 심리 상태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거든요. 앗, 5시, 알라딘 점검시간이 오기 전에 글을 마쳐야겠습니다. 혹여 이해 안 되는 부분은 질문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