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ji 2004-11-16
Dear, 오즈마- 오즈마의 서재는 잠점폐업인가?
즐겨찾는서재 브리핑에 당신의 이름이 없어서 나는 조금 의기소침.
날이 추워진다. 나는 공교롭게도 늘 당신의 스케줄이 있는 날에 만나자고 조르고, 당신은 또 약속을 미룰까, 어쩔까, 고민하게 만들지. 그래도 나는 당신을 만나고 싶네. 멀리 태국으로 떠나는 H를 약올려주기위해서라도 우리가 만나야 하지 않을까? 후훗-
만나게 되는 날에는, 11월이 되어 당신을 괴롭혔던 몇 가지 흔적들도 만나고 싶다는 욕심도 부려본다. 나도 지금 진행중인 이 애물단지를 그 때 당신에게 보일 수 있도록 애 쓸 것이고. 가능하다면, 보자.
당신의 별반지는 사라졌어도, 당신은 나의 영원한 별이니까, 그 반지가 없다고 우리가 못 만날 것은 없지 않을까.
그러니, 오즈마, 나의 오즈마야. 연락을 주렴.
날이 추워진다. 비가 오려나. 이런 날에는 시원한 동태찌개가 간절하다만, 나에게는 너무 어려운 음식이어서, 오늘도 된장찌개를 (또!) 끓일까 싶다. 오늘은 호박대신 무를 송송 썰어 넣어야지. 아니면, 삼겹살 구워 소주를 반주 삼아 저녁을 대신할지도. 아, 그러고보니 내가 배가 고프구나.
날이 추워진다, 오즈마야. 우리 만나게 되면, 그 날은 꼭 스파게티를 먹자꾸나. 끼니때가 아니어도, 그냥 먹자. 우리가(설마, 나 혼자 그랬던건가?) 스파게티를 먹은 날에는 마냥 행복했던 것 같은데. 아, 마냥 행복해지려면 무교동 낙지를 먹어야 하는구나. 핫, 그래그래, 메뉴는 당신이 정하자. 스파게티, 혹은 무교동 낙지. 낙지를 먹게 되면 아이스크림도 먹자. 그리고 맛없는 샐리네 커피도 오랜만에 마셔주자.
날이 추워진다, 오즈마야. 나는 새로 산 모자를 쓰고 나갈게. 가방에는 사진기를 챙겨, 새침한 표정을 짓는 오즈마 사진도 찍어 줘야지. 어쩌면 오랜만에 필카를 들고 나갈지도. 아무튼, 아무튼.
날이 추워진다. 봐라, 몸이 멀어져도 마음은 가까이 있으니 이 그리움이 가시질 않는구나. 게다, 우리 본 지 일주일도 안 되었는데도 그 그리움은 더 증폭이 되니, 이것도 병이다. 우리가 이생에 동성으로 태어난 건 다행일까, 불행일까,를 잠시 고민한다. 그래도 나는 다행이라 생각이 든다. 동성으로 태어난 건 파멸을 겪지 않아도 될 사랑을 마음껏 할 수 있으니까 말이지. 핫, 내가 조금 센치한가? 날씨 탓이다. 너무 춥거든.
날이 추워진다, 오즈마야. 우리 만날 때는 옷 든든히 입고 만나자. 이번에는 너의 어떤 색 더플코트를 만나게 될지 나는 벌써부터 기대. 하지만,
당신이 내키지 않는다면, 나 역시도 매몰차게 나의 서운함을 재울 수 있을 것이다. 다음에 만나면 되니까, 그 다음이 그리 멀지 않을테니까 말이지. 그 다음, 혹은 그그다음, 어쩌면 그그그다음이 될지라도, 나는 새 모자를 쓰고 나가마. 그러니, 나의 '한번만나줘요,훌랄라라-' 구애에 넘어오지 않는다고 (요즘 너의 화두인;;) 자책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
날이 추워진다, 오즈마야. 아프지 말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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