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인 이야기 13 - 최후의 노력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 13
시오노 나나미 지음, 김석희 옮김 / 한길사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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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인 이야기 13권은 고대에서 중세로 이어지는 분수령이 된 콘스탄티누스 황제의 기독교 공인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1권부터 13권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분량의 역사 자료를 짐작하게 하는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는 비역사학도의 애정과 취미의 규모를 훨씬 넘어서는 느낌이다.

아마도 시오노 나나미에게 있어서 고대 로마사는 자신에게 정체성을 일깨워 준 희망적 이상향이 아닌가 싶은 느낌이다. 그녀가 태어난 시기(1937년생)가 일제 패망기임을 감안할 때 감수성 예민한 시기에 제국주의의 이상 실현에 실패한 국가의 국민으로 겪었어야 할 자신감과 정체성 상실이 작가에게 상당한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그러한 시기에 자신의 조국과 비교하여 팍스로마나를 실현시킨 고대 로마제국이야말로 자신의 조국이 마땅히 일궈냈었어야 할 멋진 꿈이 아니었을까.

합리적이고 문명화된 국가가 개화되지 못하고 약탈경제에 의존하여 비문명화된 주변 야만족을 지배하여 그들을 문명화시키고 국가의 일원으로 문명화의 혜택을 누리게 한다. 이것이 그녀가 바라본 전성기의 강대국 로마의 모습이며 그녀의 조국이 걸어가야할  역사적 바램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 제국주의 옹호자인 할머니에게 매력을 갖는 이유는 그녀의 편집증에 가까운 역사에 대한 애정과 집착, 그리고 그것을 맛깔나게 풀어내는 글솜씨 때문이다.

최근 중국과 일본의 역사왜곡 문제의 심각성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역사는 단순히 과거의 사건들이 나열된 집합적인 개념이 아니다. 그것은 의식으로 이어져 현재 우리 삶의 모양새를 만들고 미래의 방향을 제시한다. 정부차원의 외교나 학술적인 접근만으로는 우리 역사가 살아낸 시대적 사명이나 당위성을 찾기에는 역부족인 것 같다. 역사는 그 역사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면에서 그들의 삶과 생각, 구전되어 내려온 말들을 이어받은 우리들의 시각으로써의 역사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고조선, 발해人 이야기, 고구려, 신라, 백제人 이야기등 우리 역사의 이야기에 열광하는 '시오노 나나미'들로 인해 우리의 역사가 더 풍요로워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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