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라도 로마로 진군했고, 카이사르도 로마로 진군했다. 술라의 진군은 과거로의 회귀였으며 특권층인 전통적인 구 귀족세력에게 권력을 되돌려 주는 반 혁명적 결과를 나았다. 카이사르가 로마로 진군하기를 두려워 하고 인간세계를 비참하게 하리라는 탄식을 하게 되는 이유는 그가 대표하고 추진하는 정책이 로마의 시민 - 당시 로마의 시민은 원로원이었을테고 나머지 평민들이나 해방노예와 노예 등은 시민에 끼지 못했으리라 - 이 아닌 평민에게 권력을 이양하게 되는 혁명이라는 점을 깨달았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당시 평민들에게는 귀족들만큼의 치국을 위한 정치 철학을 가질만한 기반이 없었으므로 결국 왕정체제로 넘어갈 수 밖에 없었다. 아이러니 하게도 카이사르는 공화정 체제를 절대권력을 기반으로 하는 왕정 체제로 이끌어 가게 된다. 하긴 소수의 귀족들이 권력을 독점하는 체제인 공화정을 온전한 민주주의로 볼 수는 없었지만.전체 7부작 중 5번째 작품을 읽으면서 1부부터 내내 불만스러운 점을 적지 않을 수 없다. 지도! 지도의 글꼴과 인쇄 상태가 불량해서 가독성이 너무 떨어졌다. <로마인 이야기>와 <갈리아 전기>, <내전기> 등 번역서를 모두 읽었지만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는 유독 지도를 알아보기 힘들었다. 특히 갈리아의 활약상과 폼페이우스와의 내전은 지도와 군단 배치도를 보면서 상상해 보는 재미가 쏠쏠한데 제발 개정판 낼 때는 지도 좀 바꿔주기를! 지도만 괜찮아지면 구매를 진지하게 고려해 보겠다. 최근 몇 년 사이 책 보관이 내 능력을 초과해서 소장본에 대해서는 보수적으로 굴기로 했다. 다행히 직장 덕에 신구간 도서를 빌려 읽는게 편해서 소장본 결정에 유연성이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