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을 읽다보면 스토리의 속도감에 따른 호흡이 느껴질 때가 있다. 명작의 반열에 오른 장편소설들을 읽어보면 시종일관 이 호흡의 속도가 일정함을 느끼게 된다. 한편으로는 스토리가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마치 명상의 달인처럼 일정하게 유지되는 호흡은 이야기의 서사를 끝까지 안정감있게 이끌어 낸다. 반면 단편이나 신인작가들의 경우 호흡에 강약을 주어 반전이나 강조를 이끌어 내는 경향이 많은 것 같다.스티그 라르손은 그런 면에서 일정 경지를 넘은 명상가와 같은 안정된 호흡으로 스토리를 만들어내고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장편에 매력적인 캐릭터를 부여하여 흥미진진하게 서사를 이끌어 가는 힘을 지닌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10부작으로 기획된 밀레니엄 시리즈를 3부까지 밖에 집필하지 못하고 출간 직전에 사망을 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미 관심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겠지만, 계속 집필을 해서 10부작을 완성시켰어도 대단한 작가로 이름을 알리지 않았을까 싶다.아쉽게도 4부부터는 유족과 출판사의 동의로 후배 기자인 라게르크란츠가 연작으로 계속 소설을 이어가게 되었다. 3부만으로도 충분히 완성된 스토리를 가진 이 소설이 후배 기자에의해 어떻게 진행되어 갈지 기대된다.다만 이미 베스트셀러가 된 소설을 남긴 고인에 이어 연작으로 이어가야 하는 라게르크란츠의 입장에서는 그리 편하지만을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