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혁 크로노스 총서 10
패트릭 콜린슨 지음, 이종인 옮김 / 을유문화사 / 2005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크리스쳔christian이다. 엄밀하게 말하면 프로테스탄트protestant이다. 그런데 왜 나는 프로테스탄트일까? 무엇이 나를 프로테스탄트라 규정지었을까?

이 책 "The Reformation", 종교개혁은 나에게 이런 질문에 대한 답과 함께 기독교가 카톨릭으로부터 '분화'한 것이 아니라 '개혁'을 통해 '변화'한 것임을 깨닫게 해주었다.

저자는 종교개혁사에 주요 인물인 마르틴 루터와 장 칼뱅, 그리고 츠빙글리와 부처-솔직히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외에 다양한 영향을 끼친 인물들을 나열하고 각 인물과 관련된 주요 종교적인 이슈를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자칫 인물 중심의 에피소드 모음으로 흐를 수 있는 이야기를 역사의 흐름 속에 잘 버무려 놓음으로써 역사학자의 면모를 보여준다.

종교개혁은 신성로마제국의 영향력으로부터 벋어나려는 지도층의 정치적 욕구와 인쇄술과 서적사업의 발달로 계몽된 민중의 대중적 욕구가 밑바탕에 깔려 있었다.

전통적인 카톨릭 교리에 의해 만들어진 교황권와 사제권, 성인들, 성물들, 성지들로 대변되는 엘리트 중심적 요소들을 파괴하여 민중에 의한 민족 종교로 거듭난 것이다.

저자는 단순히 루터로부터 종교개혁이 시작되었다고 보는 것이 아니라 히브리어로 쓰여져 있던 성경을 최초로 라틴어로 번역한 에라스므스로부터 시작된 '말씀'을 대중적인 언어인 '말'로 바꿔 대중들이 읽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한 것이 독일의 루터, 영국의 틴들, 프랑스의 칼뱅으로 이어져 오늘날까지 이어지게 된 원동력이었음을 놓치지 않고 있다. 성경대로 '말씀'과 '인간'사이의 '장막'이 해체된 것이다.

결국 개신교는 태생적으로 민중주의, 민족주의의 성격을 가질 수 밖에 없었던 것일까?(^^) 오늘날 개신교가 자리잡은 나라들이 자국이익을 철저하게 지켜내는 것과 결코 무관한 것 같지 않다는게 이 책을 통해 느끼는 점이다.

이 책은 역사학자가 쓴 종교개혁사가 아니다. '회심'에 의해 새로워진 신앙을 지켜내고 발전시키기 위해 목숨까지 바쳤던 인물들을 통해 하나님이 어떻게 역사의 흐름을 경영하시는지를 알 수 있는 한 역사학자의 신앙고백이라고 본다. 성경에서도 역사의 곳곳에 인물을 뽑아서 흐름을 경영하시는 것을 볼 수 있듯이 종교개혁사도 경영하신 것이다.

아직도 개신교를 카톨릭의 변형, 혹은 부분집합 정도로 보는 시각을 갖고 있다면 꼭 이 책을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그리고 곁들여 정통과 이단으로 분류되는 다양한 기독교의 사상들의 역사적 배경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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