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기다리고 있어 스텔라 오디세이 트릴로지
김보영 지음 / 새파란상상(파란미디어)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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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의 명화였나? 어릴 때 TV에서 본 '타임머신'이라는 제목의 영화가 떠오른다. 'H. G. 웰스'의 원작으로 1960년과 2002년도 두 번에 걸쳐 영화화 되었다. 두 작품 모두 봤지만 1960년에 제작된 영화가 유독 기억에 남는다.

영화에서 주인공은 자신이 개발한 시간여행 기계를 타고 미래를 향해 여행을 떠난다. 핵전쟁으로 문명이 사라진 세상까지 도달해서 이상적인 여인을 만나게 되고, 식인종이 되어버린 지저인의 위협을 피해 현재로 되돌아 오지만, 자신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 다시 미래로 여행을 떠나는 마지막 장면으로 마무리된다.

김보영의 소설 속 남자의 기대와 인내는 자신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 미래로 여행을 떠나는 영화 속 남자의 마지막 장면과 오버랩된다. 영화에서는 편리하게도 미래와 과거를 오가며 위기를 타계하지만, 상대성이론 효과로 시간여행을 하는 두 남녀의 엇갈린 시간선에서의 만남의 위기는 일방향인 미래 속에서 극복 불가능해 보인다.

보통 SF 장르가 SF적 장치나 요소를 스토리와 함께 쌍두마차처럼 활용하는데 반해, 여기에서는 오히려 스토리가 주가 되어 SF적인 요소는 양념처럼 살짝 뿌려져서 감정을 움직이는 장치로 견인력을 발휘한다. 상대성이론은 마치 '로미오와 줄리엣'이나 '오셀로'의 두 연인에게 엇갈린 운명처럼 작용하는 장치이다. 신파처럼 느껴지는 애인에게 보내는 남자의 편지에 절절함을 담아내는 장치로 활용한 점이 아마도 이 작품을 비범한 SF 작품으로 만든 힘이며, 미국 하퍼콜린스의 판권 계약을 끌어낼 수 있었으리라.

미래의 희망적 기대를 절망적 사건 속에서 기다리며 힘겹게 나아가는 남자의 결말은 남겨진 여자의 메모들로 인해 강한 뒷 맛을 남긴다.

좋은 평을 남기고 별 세 개인 이유는 개인 취향과는 조금 다르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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