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도 김진명의 여타 작품처럼 대체로 명쾌하다. 최고의 운을 등에 업은 만능의 주인공은 인류애와 정의감으로 무장되어 있어 고민도 없고, 지인들은 모두 주인공의 성공을 위해 매진한다. 심지어 함정에 빠져도 위기감을 느낄 새도 없이 귀인(?)이 나타나 모든 문제를 단숨에 해결해준다.게다가 마지막 대미는 주인공의 아이디어로 삼성전자가 바이러스 검출기를 성공적으로 제작하여 신종 바이러스의 검출에 성공! (여기서 씁쓸한 헛웃음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분명 스토리텔링이나 취재의 깊이는 남달라 보인다. 게다가 대중적으로 성공한 작가의 필력도 넘쳐난다. 하지만 취향의 차이인가. 작가가 주는 명쾌함의 뒤끝이 내게는 허무함만 남길 뿐이다. 게다가 백신이나 치료제의 개발이 아니라 바이러스 검출로 확진자만 걸러내는 것으로 바이러스 구제의 쾌거를 이뤄낸 듯한 결말은 무언가 찜찜하기까지 하다. ‘검열‘과 ‘통제‘, ‘차별‘... 너무 멀리 나간 기우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