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의 미래 - 앨빈 토플러 (반양장)
앨빈 토플러 지음, 김중웅 옮김 / 청림출판 / 2006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프로슈머(PROSUMER)는 생산자와 소비자의 합성어로 앨빈 토플러가 그의 저서 '제3의 물결'에서 만들어낸 용어이다. Web2.0으로 대표되는 blog와 wiki,  UCC 등은 인터넷에서 프로슈머들을 탄생시킨 진보적이며 혁신적인 도구이다.

물론 생산자가 생산만을 소비자는 소비만을 하는 경제 체제라는 것은 이론적인 이야기일뿐이며 실 생활에서는 생산자와 소비자의 역할을 바꿔가며 경제 활동을 하고 있다. 하지만 프로슈머는 생산자와 소비자의 역할을 바꿔가는 개념이 아니라 두 역할이 동시에 공존한다는게 기존의 생산자와 소비자 이론과 비교가 되는 점이다.

굳이 설명을 덧붙여 보자면 생산을 하는 지능화된 소비자와, 지능화된 도구를 제공하여 소비자의 생산을 장려하는 생산자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소비자는 더이상 생산자의 규격화된 기성품에 적응할 필요없이 생산자가 제공한 제작도구를 이용하여 스스로의 입맛에 맞는 주문형 상품을 제작하여 스스로 소비하거나 다른 소비자들이나 생산자들과 공유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앨빈 토플러는 특이 공유에 주목하고 있는 것 같다. 일반적인 경제 활동에서 생산자와 소비자는 상품와 돈을 교환하는데 반해 프로슈머들은 대개 노동이나 상품을 공유하여 돈의 흐름을 배제한 경제 활동을 꾸려가고 있다. 그렇게 제공되는 경제적 가치가 실물 경제를 떠받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예로 주부의 가사 노동과 가정에서 이뤄지는 기초 교육 등을 들고 있다. 한편으로는 핵가족화에 따른 가족의 해체로 인한 이런 무상 제공 서비스(?)의 상실이 가져오는 교육 기회의 박탈이 지식 기반 사회로의 이행을 막을 수 있다는 걱정 또한 엿보이기도 한다.

실제로 일본의 경우 최근 다세대 주택에 새로운 경향이 도입되고 있다는 TV방송을 본적이 있다. 공동 취사 공간을 두고 가구 구성을 노년층과 청.장년층이 함께 살게 하는 것이다. 이웃 공동체가 하나의 대가족 체계를 구성하는 것으로 현재 상당히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맞벌이 부부에게는 자녀들을 안심하고 공동체에 맡길 수 있으며 노인들은 젊은이들과 함께 생활하므로 소외에서 벋어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설명이다. 전통적으로 혈연에 기초한 가족체계를 유지하고 있는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 있지만 핵가족, 독신, 편부나 편모 가정이 늘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새롭게 대안으로 제시되는 신개념 가족이라고 할까?

이런 흐름은 좋다 나쁘다를 따지기에 앞서 현실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시도 중 하나라는 차원으로 바라보아야 할 거 같다. 과거 천동설이 절대 진리로 자리 잡았던 시절 갈릴레오의 지동설은 사실 여부로 인해 배척받은 것이 아니라 당시의 규범에 벗어 났기 때문에 처절하게 배척받았다는 것을 상기해보면 이런 흐름들을 바라보는 시각에 있어서도 객관적이면서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 저자 역시 책의 서론 부분에 이런 예를 들어 시대의 흐름을 현재의 규범의 잣대로 바라볼 것이 아니라 변화의 현상에 촞점을 맞출 것을 주문하고 있다. 마치 적분이 필요한 계산에 미분 계산을 적용시킬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변화의 흐름은 적분의 시각이 필요한 것이다.

주제에서 벋어난 느낌이지만 웹에 익숙해진 나로서는 생각의 하이퍼링크를 따라 사고하는게 자연스럽다보니 두가지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8^)

'부의 미래'는 이렇게 다양한 현실의 흐름이 제시되고 깊이와 넓이를 가늠하기 어려운 저자의 탁견이 반영된 주제들이 다뤄진다. 책을 읽을수록 경외심마저 들 정도의 매력적이며 혁명적인 이야기들을 80을 바라보는 저자는 미래를 살아가는 젊은이들보다 더 젊은 시각으로 들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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