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nk 싱크! - 위대한 결단으로 이끄는 힘 Business Insight 2
마이클 르고 지음, 임옥희 옮김 / 리더스북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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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처음부터 '블링크'를 독으로 규정짓고 '블링크'를 하지 말고 '싱크'하라는 노골적이고 뻔뻔한 제목으로 시작하는 저자의 상업적 속내를 애써 참으며 '아마존' 베스트셀러라는 선택을 믿고 구입했다. 물론 논쟁의 타겟이 된 '블링크'와 함께.(아무래도 두 전문 글꾼의 공모에 말려든 것 같다는 씁쓸한 느낌을 떨칠 수 없었다.)

자고로 반론이란 아무리 독창적인 주장도 논쟁의 원론을 벗어나기 힘든 법이며, 더구나 결론이 미리 제시된 글이라면 대중의 폭넓은 지지를 형성하기 어려운 법이다. 게다가 이미 베스트셀러가 된 책을 정면으로 반박한다는 것은 안정적인 판매부수를 노린 '윈윈게임'임을 알면서도 '싸움구경'의 유혹을 떨쳐버리지 못했다. 만일 논쟁이 '포스트모너니즘'과 '고전철학'간의 고찰이라면 한결 우아한 느낌으로 구입을 했으련만, '순발력'과 '숙고'의 싸움이라니. 당연히 계획은 '심사숙고', 실행은 '순발력'있게 하는게 정석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내용은 진보와 보수를 꿰뚫으며 사회 전반에 만연한 합리주의를 가장한 타협의 위험성을 꼬집으면서 상당한 필력과 사상적 내공을 보여주고 있다. 인문주의이 퇴조, 평등주의로 인한 획일화, 몰가치성에 의한 허무주의 등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떠오르고 있는 정치, 사회, 교육을 아우르며 결코 가볍지 않은 논조와 시각으로 해법을 밝히고 있다.

오늘날 초강대국 미국의 밝지 않은 현실을 개탄하는 보수적인 시각의 저자의 목소리가 우리네 현실과 맞물려 상당한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 물론 걔중에는 인종, 성에 관한 차별적 시각을 은연중 드러내는 듯해서 거부감을 일으키는 부분도 있었으나 전반적으로는 상당히 설득력 있고 일리있는 주장이었다.

여러가지 문제들을 제시했지만 그 중에서도 교육에 대한 주장은 요즘 사교육에 대한 정부와 정치권의 의견과도 관련이 있어서 재미있게 읽었다. 교육의 평등이 결과적으로 학력의 저평준을 불러왔고 결국 다음 세대의 리더 양성이라는 대의를 상실하게 되었다는 주장이다. 사실 민의가 중심인 민주주의국가에서 무지한 대중을 양산한다는 것은 국가라는 거대 집단의 방향성을 잃게 만들고 심한 경우 폭주하게 만들 수도 있다. 역사적으로 건강한 대중으로부터 양산되는 지도층의 존재가 국가의 향방을 결정짓는 경우가 많았다. 제국 로마를 이끌었던 것은 평민과 귀족의 연합체인 민회와 원로원이 제 기능을 발휘하였던 때였고 후기 제정으로 넘어가면서 원로원이 쇠퇴하자 곧 제국의 쇠망으로 이어졌다는 근거있는 주장이 있다.

보수적인 성향이 느껴지지만 요즘 우리나라의 상황을 보건데 결코 근거없는 주장으로 들리지 않는다. 블링크와 싱크는 미시경제와 거시경제를 통해 경제학을 보여주듯이 생각하기의 미시적 안목과 거시적 안목을 보여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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