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수리는 날개치며 내렸다 동서 미스터리 북스 84
잭 히긴스 지음, 허문순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또 다시 오랜만에 품평을 하는군요. 올 한해 지칠 줄 모르고 읽어왔는데 연말이 되니 확실히 페이스가 떨어지네요..ㅋㅋ 이번에 평할 <독수리는 내리다>는 예비군 향방 작계 훈련을 맞아 주머니에 찔러 넣고 갔습니다. 아무래도 군대에 관한 소설이니 군복입고 읽으면 더 감정 이입이 잘될거라는 생각이 들어서였죠..ㅎㅎ

<독수리는 내리다>...제목이 멋있어요. 간결하면서 뭔가 비장한 맛도 있고요.  옛날엔 제목에 새가 들어가는 경우가 참 많았어요. <앵무새 몸으로 울었다.>라는 한국 영화도 있었고..<늑대의 호기심이 비둘기를 훔쳤다>라는 영화도 있었네요...독수리는 내리고 앵무새는 몸으로 울고, 늑대는 비둘기를 훔치고...아주 좋군요. 히치콕의 <새>가 생각나네여....-_-;;;

갑자기 웬 헛소리를 이렇게..-_-;;; 여튼 이 작품은 아일랜드  출신의 작가 잭 히긴스의 작품이랍니다. 소설의 첫 머리에 잭 히긴스  작가 본인이 취재차 어느 마을을 방문하는데 그 마을에서는 전설처럼 수호되어 온 비밀이 있었드랬죠. 잭 히긴스는 그 사실을 조사하고 마침내 책으로 엮은거죠...
일종의 액자식 구성이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잭 히긴스는 이 사건이 50%는 진실이라고 주장하지만 어디까지가 사실인지는 모르겠네요...

그렇다면 마을의 비밀은 무엇일까요? 그건 바로 2차 대전 중 극비리에 마을을 방문하는 처칠을 납치하려는 독일군 공수 부대에 얽힌 드라마틱한 이야기죠...<자칼의 날>에선 샤를 드골 프랑스 대통령이 죽을 뻔 하더니 <독수리는 내리다>에선 처칠경입니다. 여담이지만 <피닉스>에선 이스라엘 국방상 모세 다얀이었죠. 정치인들이 무슨 개,돼지도 아닌데 왜 이렇게 죽이려 하는지..쯧~!

이 소설의 최대 매력은 등장하는 인물들의 개성입니다. 독일군 공수부대
대장 쿠르트 슈타이너는 그중 백미입니다. 명예를 존중하며 뛰어난 지휘력과 발군의 작전 수행 능력, 인간적 매력까지 겸비한 올해의 소설 속 인물상 후보입니다.^^; 그의 지휘를 받는 부대원들 모두 충성심이 강하고 남자다운 기백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 한 명의 주인공인 IRA 혁명분자 리암 데블린은 역시 남자가 봐도 멋있을만큼 터프하면서도 로맨틱한 매력을 갖춘 사나이 중의 사나이입니다. 두 명의 진짜 사나이가 힘을 합쳐 불가능한 일에 도전하는 과정과 위대한 실패를 영화를 보여주듯 속도감 있게 펼쳐 놓는 게 이 소설의 핵심 전략입니다.

리암 데블린은 작가의 시리즈 캐릭터같은데 다른 작품에선 어떻게 나오는지 무지 궁금하군요...그 외에도 <독수리>작전 지휘자 라들이나 비행기 조종사 게리케, E-보트 조종사, 데블린과 로맨스를 나누는 몰리, 미국 레인저 부대의 케인 등 등장 인물들 모두 개성이 넘치고 매력이 풍부합니다. 물론 나치의 악마 하인리히 히믈러는 예외지만요...이렇게 지금은 사라져 버린 남자의 미덕인 명예와 충의, 자존심을 걸고 격돌하는 멋진 남자들의 무훈가가 바로 <독수리는 내리다>의 정체인거죠...남자들은 진짜 남자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주인공들에게 감정 이입을 하고, 여자들은 저 남자들 진짜 멋있다! 이러면서 볼 수 있는 책이라는 겁니다..ㅋㅋ

첩보 모험 소설로 뛰어난 완성도를 보여주는 책입니다. 전쟁의 와중에 한갖 장기판의 말로 전락해 버리는 주인공들을 보며 전쟁의 비정함을 느껴볼수도 있고, 그 비정한 전쟁의 와중에 피어난 리암과 데블린의 로맨스를 보며 전쟁을 넘어서는 사랑의 위대함도 느낄 수 있습니다. 밀리터리 소설의 선조라고도 할 수 있을 정도로 후반부 총격전의 묘사도 박진감이 넘칩니다. 반전도 제법이구요. 하여튼 재미있는 책입니다. 영국인이 주인공이 아니라 독일인이 주인공인 것도 특징적이고요...

독수리는 무사히 표적을 노리고 내렸지만, 먹이를 양 손에 움켜 쥐고 다시 날아 오르지는 못했습니다. 상처입은 독수리는 서서히 고개를 숙입니다. 그 장렬하고 장엄한 광경을 느껴 보시길...~~



P.S/ 왠지 <밴드 오브 브라더스> 생각이 마니 나더군요. 주인공들이 공수부대라는 것도 비슷하고 진짜 사나이들이라는 것도 비슷하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