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장 고전 수업 - 365일 인생의 내공을 기르는
조윤제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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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81 하루 한 장 고전 수업(조윤제 지음/비즈니스북스)

365가지 고전의 내공을 내 것으로 만들어라!

최첨단 과학 기술과 IT 기술이 범람하는 이 시대에 공자 왈 맹자 왈 한다는 것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쉽다. 시간과 공간이 나노 단위로 나뉘는 이때 2,000년이 훨씬 넘는 시대에 쓰인 글을 읽는다는 것이나 그 글로 지혜를 얻는다는 것이 어색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긴 시간을 이어져 온 지혜는 인간의 모습과 사회의 본질을 관통하는 본질적이고 실천적이며 현실적인 조언을 건네준다.

 

그때그때 다르고 인간을 무기처럼 다루는 오늘의 자기계발서와는 차원을 달리하는 진정한 자기계발서가 바로 고전이다. 저자는 이 고전을 다루고 공부하는 새로운 지침을 제시하고 있다. 고전의 생명력이 오늘에 바로 적용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동양 고전 100여 종을 원전으로 읽으며 추출한 지혜의 원형을 365개로 정리해서 펴냈다.

 

월요일은 말 , 화요일은 태도 態度, 수요일은 공부 , 목요일은 관계 關係, 금요일은 부 , 토요일은 마음 , 일요일은 쉼 으로 요일별 일곱 가지 주제를 정해 하루에 한 장씩 고전에 담긴 지혜의 한 마디와 저자의 통찰을 담은 해설을 만날 수 있다.

일곱 가지는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 걸쳐 있으며 이 책을 통해 하루하루 삶에 도움이 되는 고전을 공부하며 승리하고 성장하는 삶을 경험하게 된다.

 

춘추전국시대부터 편찬되어 온 동양 고전의 내용을 글자 그대로 지켜나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그 문장이 이야기하는 지혜가 21세기에도 적용 가능한 일일까?

책을 읽기 전에 들었던 생각들이 한 장 한 장 저자와 함께 고전을 공부하며 대화하듯 읽어 내려가니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보여주는 삶이 아니라 내가 주인이 되는 삶을 살아라.

내 삶의 Key를 남에게 넘겨주지 말고, 내가 꼭 쥐고 있어라.

삶에 맞설 용기는 나의 본질을 얼마나 채웠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외화내빈의 빈 수레가 아닌, 삶의 본질을 충실하게 채워나가는 내가 되는 방법을 배우는 시간들이다.

 

127 / 월요일 / 지혜는 말로 나타나지 않는다

아는 사람은 말하지 않고 말하는 사람은 알지 못한다.”_도덕경

무위와 역설의 철학인 노자 철학을 가장 잘 드러내는 글이다. 지혜롭고 지식이 많은 사람은 오히려 말이 없고 어리석은 사람은 자신을 과시하고 싶은 마음에 하루 종일 떠들고 다닌다. 인격적으로 완성된 사람은 굳이 드러내지 않아도 그 인격이 언행에서 저절로 풍겨 나온다. ‘말이 곧 그 사람이라는 것은 결코 과장된 표현이 아니다.

知者不言 言者不知

지자불언 언자부지

 

말을 아끼라는 문장이 많이 제시된다. 인류 역사를 통해 검증된 말로 망하는 사례는 부지기수다. 영광의 자리에 올려놓는 말의 힘과 함께 화를 불러오는 말의 위력을 깊이 명심해야 한다.

 

360 / 수요일 공부 / 배울수록 고개를 숙이는 겸손함이 필요하다

행하고도 남은 힘이 있으면 그때 학문을 닦아라.” _논어

이것은 우리가 알고 있는 학문의 방법과 전혀 다르다. 머리에 지식을 넣는 것이 아니라 평소 생활에서 사람됨의 근본을 실천하는 것이 진정한 공부라는 것이다. 그것을 행하고 남은 힘이 있을 때 공부하라는 것을 보면 지식을 쌓는 것을 최우선으로 한다. 어릴 적부터 공부를 강조하고 공부만 잘하면 모든 것에는 너그럽다. 물론 치열하게 경쟁해야 하는 현실을 외면할 수 없다. 공부를 통해 얻는 성적과 시험에서 벗어나기는 어렵다. 하지만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사람됨의 공부를 병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상에 해를 끼치는 능력자가 아니라, 세상에 유익이 되는 더 큰 인물이 되려면 더욱 그렇다. “먼저 사람이 되어라.” 오히려 높은 학식과 지위의 사람에게 필요한 말일지도 모른다.

行有餘力 則以學文

행유여력 즉이학문

 

겸손이라는 화두는 21세기 자기 PR의 시대와 충돌을 일으키는 듯하다. 그러나 낭중지추와 같이 실력을 어디 가지 않는다. 잠시 앞서가는 듯해도 포장이 실력을 이기지는 못하는 법.

다행히 인생이 길어졌다. 그 실력 발휘할 시간이 늘어났다.

 

공자 맹자는 성선설, 순자는 성악설이라고 학교에서 배웠다. 시험에는 두 사상의 차이점이 자주 출제되었다. 그러나 공통점이 있다. 공자, 맹자, 순자 모두 학습, 공부의 힘을 강조한다. 선한 본성을 지키기 위한 공부, 그리고 악한 본성이 나아지도록 노력하는 공부.

그리고 공부는 습관이고 생활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 점 역시 같다.

한 방울 한 방울이 돌을 뚫듯이 하루하루의 공부가 나의 모습을 만들고 기적을 이루어낸다.

 

아침에 출근해서 또는 출근하기 전이라도 5분의 시간만 있으면 된다.

화려한 장소나 비싼 강의료가 필요 없다. 눈길을 확 끌어당기는 자극적인 문구로 골라보고 후회했던 자기계발서와는 다르다. 기초 튼튼, 기본 충실한 자기계발서 역할을 톡톡히 한다.

바쁜 현대인의 생활에서 하루하루 나를 갉아먹는 생활이 아니라, 나를 갈고 닦아 좋은 그릇으로 만들어주는 데 필요한 고전 한 줄의 힘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하루한장고전수업 #조윤제 #비즈니스북스 #고전의지혜 #신간 #베스트셀러 #일일고전 #함께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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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엔 니체, 퇴근길엔 장자 - 회사 앞 카페에서 철학자들을 만난다면?
필로소피 미디엄 지음, 박주은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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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76 출근길엔 니체, 퇴근길엔 장자(필로소피 미디엄 지음/한국경제신문)

회사 앞 카페에서 철학자들을 만난다면?

취업이 목표인 사람에겐 직장이 꿈과 희망이겠지만, 직장인에게 출근길은 버겁고 시작도 하기 전에 지치는 느낌이다. 5일 근무제, 52시간 근무 등 과거에 비해 직장인에게 휴식을 제공하는 사회적 제도들이 늘고는 있지만, 출근하는 모든 날이 월요병인 느낌이다.

이 책은 직장인들에게 휴식을 제공하는 사회적 구조를 만들자고 제안하지 않는다.

평범한 직장인들이 느끼는 감정에 주목한다. 일상에서 느끼는 15가지 감정을 읽어내고, 철학의 시선으로 문제적 감정을 분석하고 그 해결책을 제시한다.

 

15개의 감정을 출근길과 퇴근길로 나누어 실었다. 출근길은 서양철학이, 퇴근길은 동양철학이 맡는다.

출근길 : 걱정 불안 공포 부조리 혐오 불평 소진

퇴근길 : 용기 짜증 잔혹 자신감 낙담 분노 맹목 긍정

하이데거, 사르트로, 마르크스, 카뮈, 니체, 칸트와 파핏, 들뢰즈

손자, 순자, 한비자, 장자, 공자, 맹자, 왕양명

 

불안하고 고된 직장인의 하루하루를 위한 철학자들의 오늘 생각법

 

출근해서 퇴근까지는 정말 시간이 안 가지만, 일주일, 한 달을 훅 훅 지나간다. 그 속에서 정신줄을 놓아버리면 나의 인생이 훅 가게 되는 것이다.

이제 정신없는 중이라도 정신 차리고 나의 일상과 감정을 돌아보자.

철학자가 제시하는 철학적 관점으로 나의 일상을 돌아보다 보면 삶을 바라보고 삶을 살아가는 주인으로서의 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첫 번째로 해결하고자 하는 감정이 걱정이다. 걱정이 마음에 들어오면 내 안의 평온이 깨져버린다. 그러다 보면 정작 내가 무엇을 걱정하고 있는지를 잊어버리는 경우가 생긴다.

하이데거는 우리가 인간이기에, 즉 존재에 대한 질문을 던질 수 있기에 걱정하는 것이라 했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왜 존재하는가? 나는 어떻게 존재할 것인가?

걱정이 있다는 것은 적어도 우린 외롭지 않은 것이다. 걱정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대개 자기 외부의 사람이나 사물이기 때문이다. 또한 걱정은 우리가 생각하는 세상사의 경중과 완급, 그리고 대체로 많은 이들이 동의하는 가치체계를 반영한다.

우리가 하는 걱정에는 나와 남들이 공유하는 인식과 가치가 반영되어 있다. 걱정에는 나 자신의 인식과 세상에 대한 나의 인식, 이 두 가지가 같이 담겨 있다.

걱정에는 우리 자신과 세계에 대한 인식이 반영되어 있으므로, 이번에는 뜻대로 되지 않았더라도 다음번에는 같은 기회를 통해 타인의 시선 아래 있던 자기 자신을 넘어설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인생 경험을 통해 얻은 처세술이 아니라 위대한 철학자의 감정 컨설팅이 제시된다.

서양철학은 이상적인 세상과 이성의 힘이나 이야기하는 머리 아픈 것이고, 동양철학은 공자 왈 맹자 왈 이나 하면서 세월이나 잡아먹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모두 철학을 우리 일상과는 관계없는, 현실과 동떨어진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철학자들이 제시하는 해결 방법은 모두 구체적이다. 좋은 게 좋은 걸로 넘어가는 법이 없다. 제대로 보고 제대로 분석해서 제대로 행동하라고 이야기한다.

 

퇴사를 할 건지 말 건지에 대한 직장인의 고민에 대해 사르트르가 이야기한다. 자유와 불안은 빛과 그림자가 함께 존재하는 것처럼 모든 사람의 선택을 에워싸고 있다.

퇴사를 두고 깊이 고민하는 까닭은 그것이 미래와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한 번의 선택으로 모든 것이 영원히 잘못되지는 않을까 걱정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사르트르는 두 가지 대답을 내놓는다.

첫째, 퇴사 여부는 맞고 틀림이나 옳고 그름이 없다. 다만 책임을 지느냐 마느냐라는 문제가 따른다.

둘째, 만약 틀린선택을 했다고 해도, 당신은 살아있는 한 언제든지 미래나 과거에 대한 선택을 새롭게 다시 할 수 있다.

 

마르크스가 제시한 노동해방이 당장 이루어질 순 없다고 해도, 노동과 자본주의에 대한 마르크스의 통찰은 우리에게 생각의 실마리 하나를 던져준다. 월요일에 대한 공포는 노동에 대한 혐오와 자본주의의 작동 방식에 대한 무력감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지금 하는 일에 자아실현이라는 요소가 존재한다면, 월요일이 그렇게까지 두렵지만은 않지 않을까? 그런데 내 월급은 나의 노동에 진정으로 합당한 가치인가? -<공포 / 출근이 두려운 근본적인 이유 _ 마르크스> 중에서

 

손자병법에서 말하는 용기를 통해 우리는 한 가지 중요한 결론을 얻을 수 있다. 자신을 희생하는 각오로 조직의 방패가 돼주는 지도자가 있어야만, 구성원들도 지도자와 함께 전쟁터로 달려 나가 쏟아지는 총알을 막아내고자 한다는 것이다.

정말로 두려워해야 할 일은 혹 잘못됐을 수도 있는 의사결정이나 실패의 가능성이 아니라 아무런 용기도 책임감도 없는 자가 의사결정권자의 자리에 앉아 있는 그 자체다. -<용기 / 진정한 용자는 누구인가 _ 손자> 중에서

 

유교 전통이 강한 우리나라에서 공자와 맹자와는 그 맥을 달리하는 순자는 미움의 대상이었다. 그가 주장했던 성악설에 대한 오해들이 많았다. 순자는 인성의 악을 믿었기에 학습을 강조하였다. 인성이란 이토록 악하므로 사람은 겸손하고 또 겸손해야 하며, 자기 내면을 전적으로 신뢰하지 말고, 외부에서 도움과 협조를 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혼돈의 시대이자 파괴의 시대를 살고 있다. 기존의 질서와 기술들이 끊임없이 변화하고 부서지는 시대에 현대인들의 불안과 걱정의 감정을 과거 철학자의 혜안으로 들여다볼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핵심이자 철학 공부의 이점이다. 이제 철학이라는 무기를 들고 나를 지키는 직장생활을 해보자.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출근길엔니체 #퇴근길엔장자 #필로소피미디엄 #한국경제신문 #철학의힘 #함께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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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 러닝
이지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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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75 나이트 러닝(이지 소설집 / 한겨레출판)

나는 그 어떤 밤, 끝도 없이 달리며 생의 내력에 대해 생각했다.”

2015년 등단한 소설가 이지님의 단편 8편이 실려있다.

소설에 등장하는 공간은 퇴근길이나 산책길에 흔히 만나는 곳이 아니다. 먼 외국이거나 어딘가 낯선 생소한 공간이다. 소설의 주인공 중에 내 주위에서 만날만한 사람은 별로 없다.

결론적으로 나와 시간적 공간적으로 가깝지 않은 상황이 전개된다. 즐거운 호기심을 끌어내기보다 경계하고 움츠리는 마음이 들었다. 편치 않은 마음으로 긴장하며 읽은 책이다.

나는 로맨틱 코미디가 좋다. 주인공이 죽는 영화는 보지 않는다. 소설도 유쾌한 이야기를 좋아하는 나지만 책장을 계속 넘기며 주인공을 따라가고 있었다.

 

이 책에서 가장 먼저 소개되는 <나이트 러닝>에서 작가가 주목하는 감정은 슬픔이다.

슬픔은 우리를 발가벗기고 초라하게 만든다. 우리는 아주 작은 일에도 웃고, 달리고, 노래한다. 그래야 슬픔의 힘에 눌리지 않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지금 방송국 야간 경비를 서고 있다. 그것도 대리 경비원이다.

경제적으로 곤궁한 이민자가 느끼는 불안과 슬픔.

그 앞에 등장하는 기상 캐스터 합격자의 생떼. 고집불통인 그녀를 감당하지 못해 쩔쩔매는 사이 발생한 산불.

모든 것이 느닷없이 등장하고 대처 방법이라고는 찾을 수 없고. 그 가운데 뜬금없이 발견되는 두 개의 팔. 맞다, 팔이다. 사람의 팔. 이 소란에 합류하는 사진기자까지.

불의 근원지를 향한 야밤의 러닝, 나이트 러닝이 시작된다.

새롭게 등장하는 두 팔, 잘려진 팔의 주인공인 잔느.

팔을 잘라서라도 보고 싶은 사람을 볼 수 있다면...’ 하는 마음이 커지고 커져서 잘린 팔들이 쌓이고 쌓였고, 그 팔을 태우다가 산불이 나고.....

 

올드타운의 낡은 삼일실 여성용 도미토리에서 한 사람은 기도를 하고, 한 사람은 누에고치처럼 잠들어 있고, 다른 한 사람은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슈슈. 밤의 숨소리를 생각했다. 컴컴한 가운데 슈슈, 푹 잠든 소리, 슈슈, 혹은 휴휴, 퓨퓨. 나는 올드타운을 걸을 때 밤의 그 소리를 생각했다. -<슈슈> 중에서

 

헤어진 지 10년이 지난 이복 언니와의 만남을 담은 이야기 <슈슈>에도 슬픔은 짙다.

 

너는, 모든 걸 슬픔으로, 네 고통과 슬픔으로 퉁칠 수 있어서 좋겠다.” 술은 순간 다 깨버렸다.

슬픔은, 슬픔이라는 이유로 쉽게 발설하지. 미움, 질투, 분노 이런 것들을 사람들은 주로 슬픔으로 위장해.” -<슈슈> 중에서

 

좋아하는, 사랑하는, 끌렸던, 의지했던 사람의 죽음에 대한 채무감과 괴로움. 고통과 불안과 슬픔이 묻어있는 이야기 <우리가 소멸하는 법>.

속죄를 위해 무덤 가장자리를 둥글게 걷는 두 사람. 규모가 제법 되는 왕릉을 걸으면 죄가 사라질까? 한여름 작열하는 태양 빛으로 고통을 겪는 만큼 죄가 사라질까? 슬픔도 사라질까?

주인공이 살던 소도시에 와서 폴렌타란 클럽을 열었던 교호. 교포로 알려진 유구. 그들의 비밀 같은 이야기와 이별.

 

교호의 없는 몸과 유구의 거짓말과 나의 딸꾹질이 한데 모여서 옥수수 수프처럼 끓는 한낮의 여름. 매미 소리는 여전히 울창했고 나는 계속 오지 않는 누군가를 기다렸다. 곧 무덤 입구에는 영업 마감이라는 표지판이 세워지겠지만 돌아올 사람은 돌아올 것이다. 해를 잔뜩 머금은 꽃무늬 양산이 홀로 모두를 애도하고 있었다. -<우리가 소멸하는 법> 중에서

 

안구 뒤에 있는 종양을 제거하기 위해 안구를 적출해야 했던 주인공. 끔찍하고 고통스러운 수술 후 진짜 같은 가짜 눈알을 갖게 됐다. 그 감정을 놀라움과 두려움으로 텅 비었던 자리를 꽉 찬 눈알이 대신했다.” 이야기한다.

동생의 결혼식에서 자리하기 불편해하며 떠난 뉴욕 여행. 그 여행의 경험이 줄거리가 된다.

 

지금도 눈물은 시도 때도 없이 흐른다. 하지만 허공에 떠 있는 눈알들을 향해 손을 뻗으며 잠들던 때를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현상은 변하지 않았지만 내 태도가 바뀌어갔다. 그건 무서운 적응력인 동시에 본능적 체념이다. 처음에는 의안을 두세 시간만 끼고 있어도 몹시 괴로웠다. 하지만 이제는 원래가 기억나지 않는다. 마치 이것을 원래갖고 태어난 것 같다. 이물감은 여전하지만 그 이물감 자체가 익숙해진 것이다. -<모두에게 다른 중력> 중에서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나이트러닝 #이지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하니포터5#이지소설집 #함께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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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면하는 마음 - 나날이 바뀌는 플랫폼에 몸을 던져 분투하는 어느 예능PD의 생존기
권성민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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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74 직면하는 마음(권성민 지음/한겨레출판)

나날이 바뀌는 플랫폼에 몸을 던져 분투하는 어느 예능PD의 생존기

책날개에 붙은 저자의 사진을 보고 고개를 갸웃! ‘권성민이라는 이름과는 어울리지 않는 긴 머리에 고운 피부를 가진 분의 사진이 딱! 웹 검색을 통해 긴 머리 남성인 저자를 확인하였다.

나영석 PD나 김태호 PD로 대표되는 예능PD의 생활과 고민은 무엇일까?

정보통신 기술의 발전으로 방송 분야에도 급격한 변화가 나타났다. 새로운 플랫폼이 등장하고, MZ세대의 영향력도 커지는 등 방송환경도 너무나 많이 변했다.

이러한 변화에 저자는 새로운 매체로의 이직과 독특한 프로그램 연출이라는 도전으로 대응했다.

 

자신의 이야기가 예능 PD 전체의 이야기가 아님을 거듭 강조하는 모습에서 저자의 성정이 엿보인다. 공중파가 다르고, 디지털 매체가 다르고, MBC가 다르고, KBS가 다르고. 10년 차 예능 PD가 풀어놓는 인생 이야기, 일 이야기를 읽다 보니 사람 냄새가 물씬 풍긴다.

 

배우 문소리와 여성 아이돌 네 명과 남자 배우 한 명이 다섯 할머니와 함께 문해 학교에 다니며 한글을 깨치는 내용의 <가시나들>로 첫 기획·연출을 했다는 저자. 그 프로그램은 방학마다 찾아갔던 아버지 고향 동네를 배경으로 해서 재미와 함께 반갑게 시청했던 기억이 있다.

세대도 다르고 사는 곳도 다른 시골 할머니와 어린 연예인과의 케미와 시골 생활 그리고 문해교육.

일요일 저녁 시간 경쟁 프로그램에 비해 낮은 시정률로 <가시나들>이 파일럿으로 마감했지만 기억에 남는 프로그램이었다. PD를 책으로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비루하고 궁색하더라도 결과물이 있는 게 아무것도 없는 것보다는 낫다. 어떻게든 한번 완성해보면 두 번째는 약간 더 할 만하다. 그때 더 괜찮은 걸 만들면 되지. 그렇게 지금 손에 쥔 것들만으로 조금씩 나아가는 것. 그래서 뭐라도 남기며 전진하는 것. 그게 이 일이 나에게 알려준 가장 중요한 태도이다. 완벽하지 않더라도 실체가 있다면 디디고 나아갈 수 있다. -<반짝반짝 빛나는 아이디어, 그다음은?> 중에서

 

요즘 샐러리맨들의 복장이 매우 자유로워졌지만, 방송국 사람들만큼 자유로울 수는 없다. 방송일을 하는 사람들이 주목하는 트렌드는 자신들의 생각과 복장에도 영향을 미친다. 제멋대로인 옷차림으로 제멋대로의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사람들, 일하기에 편안한 복장으로 자기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라 동안이 많고, 철없는 어른이 많다는 저자의 이야기.

 

산업화의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킨 테일러리즘. 효율성의 상징인 테일러주의는 작업을 잘게 쪼개서 업무를 표준화, 전문화하고 규칙과 절차를 강조한다. 반면에 저자가 하는 방송사 예능의 제작 방식은 테일러주의와 완전 반대의 모습이다. 오로지 PD 한 명이 그 자체로 시스템이 되어버린다. 거의 주먹구구식으로 체계도 없어 보인다.

방송 제작 현장은 이야기와 사람을 다루는 곳인 만큼 모든 것이 변수이다. 심지어 예능에서는 쓰인 대로 읽는 대본도 없다. 방송 시간은 정해져 있고 지체할 시간은 없다. PD는 매 순간 시스템 없이 스스로 결정을 내려야 한다. TV로 편안하게만 보던 예능프로그램의 제작 시스템과 PD의 역할을 읽으면서 순간순간 치열하게 제작되는 현장의 긴장감이 전달되는 듯했다.

 

<스우파>의 춤이든 <슈스케>의 노래든 만화든 방송이든 책이든, 내 마음과 목소리를 불어넣은 것을 사람들 앞에 내놓는 일은 매번 새로운 인정 앞에 서는 일이다. 궤도에 이미 올라선 것 같아 보이는 이들도 끊임없이 오르락내리락한다. 한참 찍고 편집할 때는 나의 부족함에 치를 떨다가도, 자고 일어나서 다음 날 보면 또 ? 괜찮은데?’ 하면서 우쭐해진다. 꼭 내 작품이 아니더라도 내 눈에는 최고의 명작인데 사람들이 몰라주는 것 같을 때도 있고, 반대로 승승장구하는 어떤 작품에는 별로 동의가 안 될 때도 많다. 대중의 인정을 애타게 원하다가도 모른 척 등지고 싶기도 하다. 대중의 평가를 받는 창작자로 산다는 것은 끊임없는 대중혐오와 자기혐오 사이를 줄 타듯 오가며 널뛰는 일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모두 인정이 필요하다> 중에서

 

저자는 2020년 카카오TV로 이직하여 김이나 작사가와 함께 <톡이나 할까?>를 만들었다. 모바일 매체의 특성을 제대로 드러낼 수 있는 예능프로그램을 구성하는 것이 저자의 목표였다.

그가 주목한 특징, 세로형 화면과 카카오톡.

게스트와 마주앉아 말없이 스마트폰 카톡으로만 인터뷰를 진행하는 프로그램, <톡이나 할까?>. 인터뷰 대신 카톡으로 하는 톡터뷰’.

인터뷰를 통해 사람을 만나고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마주보고. 저자는 인터뷰를 상대를 경청하는 태도를 넘어, 결국 자신이 찍고 이야기할 세상을 마주보는 기술이 된다고 이야기한다.

게스트의 이야기이자 PD의 이야기.

 

<톡이나 할까?>를 통해 문자가 갖는 특성을 이해할 수 있다.

미세한 감정, 격정적인 감정, 그 밖에 직접 목소리로 말하기 어려운 어떤 이야기들도 문자로는 부담이 줄어든다. 예의를 갖추던 상대에게 조금 쑥스럽지만 농담을 툭 던지고 싶을 때도 그렇다. 말로 하려면 적당한 톤과 표정까지 자연스럽게 동원할 수 있어야겠지만 글자로는 훨씬 쉽다. 이모티콘 하나 정도 붙여주면 더욱 쉬워지고. 때로 우리에겐 말하기의 다른 방법들이 필요하다.

 

일에 진심인 사람. 그 사람 어떻게 일하는지, 그의 고민은 어디를 향하는지를 들여다보았다. 세상의 변화와 매체의 변화 속에서 사람은 어떤 마음을 갖고 어떤 생활을 할지? 또 그걸 어떻게 이야기할지, 그의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직면하는마음 #권성민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하니포터5#톡이나할까 #카카오TV #가시나들 #함께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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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목시계의 교양 - 내 손목에 있는 반려도구의 인문학
시노다 데쓰오 지음, 류두진 옮김 / 한빛비즈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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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73 손목시계의 교양(시노다 데쓰오 지음/한빛비즈)

내 손목에 있는 반려도구의 인문학

한 사회의 문화 수준은 문화의 다양성과 깊이로 알 수 있다. 단지 먹고 사는 것만이 인생이 아니라는 것을 문화를 통해 경험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번에 읽은 책은 시계, 손목시계에 관한 책이다. 부제에 붙은 인문학이란 단어가 주는 의미를 생각하며 읽었다.

 

누구나 가진 스마트폰에 시계 기능이 있음에도 우리는 시계를 찬다. 그 의미는 시계가 단지 시각을 알려주는 단순한 도구가 아님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시계의 역사로 시작되는 이야기는 시계가 만들어내는 문화 그리고 문화 속에서의 시계를 거쳐, 시계를 각 부분에 관한 찬찬한 설명으로 이어지고 저자가 고른 30개의 시계 브랜드 안내로 마무리한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명품 시계 사진과 그 설명이 소개된다. 첫 번째 등장하는 프랭크 뮬러 에테르니타스 메가 4’.

현존하는 시계 중 가장 복잡한 손목시계로 꼽히는 에테르니타스 메가 41,483개의 부품과 99개의 보석, 91개의 휠을 사용하여 36개 컴플리케이션 기능을 탑재하고 출시된다. 가격은 30억 원으로 세계에서 가장 비싼 시계 중 하나로 꼽힌다.

 

유럽에서 제일가는 강국이었던 프랑스에서는 16세기경부터 시계 산업이 번성했다. 이 일에 종사하던 사람들은 대부분 위그노Huguenot로 불리던 프랑스의 프로테스탄트(칼뱅파 신교도)들이었다. 그들은 신의 가르침으로서 노동을 신성시했기에, 기술을 꾸준히 연마하는 장인이 많았다. 루이 14세가 낭트 칙령을 폐지하고 위그노에 대한 종교 탄압을 강화하자 이들은 자유와 안전을 찾아 유럽 각지로 망명하기 시작한다. 이때 같은 프랑스어권인 제네바(칼뱅파의 발상지)와 그 주변 일대는 적당한 망명지였다.

즉 프랑스에서 발생한 종교 갈등이 스위스에 시계 기술을 가져다주었다.

 

시계 계곡의 일부이자 프랑스 국경에서도 가까운 도시인 라쇼드퐁은 해발 약 1,000의 산속 도시에 약 39,000명의 인구가 살고 있다. 이 도시는 1794년 대화재의 참화를 경험한다. 완전히 타버린 마을을 재건할 때 사람들은 주요 산업이었던 시계 제조를 중심에 두었다.

철저하게 시계공을 위한 도시 계획을 추진한 결과, 주변 지역에서 창업한 시계 제조업체가 라쇼드몽에 모여들었다. 부품과 케이스를 제작하는 공급사도 늘어났다. 시계 산업에 특화된 도시 계획으로 시계 산업은 더욱 크게 발전했다.

2009년에는 인접 도시 르로클과 함께 시계 제조 계획도시라는 이름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시간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분명 존재한다. 정신없이 바쁘면 짧게 느껴지고, 따분할 때는 길게 느껴지는 이상한 특성이 있다. 그것이 삶에 색채를 더해준다. 예술과 문학의 소재가 되고, 스포츠에 열광하도록 만드는 양념이 되기도 한다. 이렇게 이상한 시간을 시각화하는 시계 또한 삶을 다채롭게 만든다. 자기주장의 액세서리가 될 뿐 아니라 시간을 보내는 방법 또한 일깨워주는 시계는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키고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존재다. -<시계의 문화학> 중에서

 

시계업계의 커다란 전환기 1969.

브라이틀링·태그호이어·해밀턴·뒤부아 데프라즈 등 4사 연합은 세이코, 제니스 등과 오토매틱 무브먼트 개발 경쟁을 시작한다. 개발에서 승리한 4사 연합은 세계 최초로 오토매틱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인 크로노매틱Chronomatic’을 발표한다. 크로노그래프 장치와 오토매틱 장치를 모듈 형식으로 접목한 획기적인 구조는 4사의 지혜를 집결한 결정체였다.

 

[다이얼] 포인트는 마감과 질감, 소재

[인덱스] 디자인으로 분위기를 지배한다.

[시곗바늘] 고집은 색과 길이에 나타난다.

[베젤] 두꺼우면 기능, 얇으면 디자인

[케이스] 실용 소재라서 더욱 흥미로운 마감 처리

[스트랩] 패션처럼 갈아 끼우고 싶다면

[무브먼트] 무브먼트를 논하는 자가 진정한 시계 애호가

[사양] 시계를 읽는 법

 

시계는 시각을 나타내는 기계로 탄생했지만, 현재는 사회적 지위의 상징과 액세서리로서 다양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따라서 브랜드, 메커니즘, 소재 등 구입 전에 알아두어야 할 것이 많다. 고가의 손목시계는 오래 사용할 뿐만 아니라 세대를 건너 이어질 수 있으니 구입 후에 관한 사항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시계의 상식학> 중에서

 

시계 디자인의 양대 조류, 아르데코와 바우하우스.

대량생산 시대에 반발하며 세부적인 부분에 예술성을 구현한 사치스러운 디자인인 아르데코와 생산을 중시하고 기능을 디자인화하는 데 열정을 태운 바우하우스. 손목시계 시대와 함께 탄생한 두 가지 양식은 아직도 손목시계 디자인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문화와 역사를 이해하고 나서 마침내 특별한 손목시계 하나를 만났다고 치자. 물론 이 시계를 차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하지만 손목시계 자체를 감상하는 것도 즐겁다. 다이얼과 케이스, 바늘 하나에도 시계 브랜드와 시계공의 예술혼과 탐구심, 고집이 가득 들어가 있다. 감상 포인트를 알면 무엇이 좋고 나쁜지를 판가름할 수 있다. 친구나 상사의 손목시계를 봤을 때도 정확한 칭찬 포인트가 보인다. 시계 심미안을 단련하는 것 또한 교양이다. -<시계의 감상학> 중에서

 

시계 마니아에겐 최고의 선물 같은 책이다. 다양하고 개성 있는 명품 시계에 관한 꼼꼼한 소개와 시계를 구성하는 부품 하나하나까지 설명해주는 키다리 아저씨의 시계 이야기.

시계 문외한인 내게도 시계 심미안을 쌓는 재미와 교양을 채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손목시계의교양 #시노다데쓰오 #한빛비즈 #손목시계 #함께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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