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시계의 교양 - 내 손목에 있는 반려도구의 인문학
시노다 데쓰오 지음, 류두진 옮김 / 한빛비즈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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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73 손목시계의 교양(시노다 데쓰오 지음/한빛비즈)

내 손목에 있는 반려도구의 인문학

한 사회의 문화 수준은 문화의 다양성과 깊이로 알 수 있다. 단지 먹고 사는 것만이 인생이 아니라는 것을 문화를 통해 경험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번에 읽은 책은 시계, 손목시계에 관한 책이다. 부제에 붙은 인문학이란 단어가 주는 의미를 생각하며 읽었다.

 

누구나 가진 스마트폰에 시계 기능이 있음에도 우리는 시계를 찬다. 그 의미는 시계가 단지 시각을 알려주는 단순한 도구가 아님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시계의 역사로 시작되는 이야기는 시계가 만들어내는 문화 그리고 문화 속에서의 시계를 거쳐, 시계를 각 부분에 관한 찬찬한 설명으로 이어지고 저자가 고른 30개의 시계 브랜드 안내로 마무리한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명품 시계 사진과 그 설명이 소개된다. 첫 번째 등장하는 프랭크 뮬러 에테르니타스 메가 4’.

현존하는 시계 중 가장 복잡한 손목시계로 꼽히는 에테르니타스 메가 41,483개의 부품과 99개의 보석, 91개의 휠을 사용하여 36개 컴플리케이션 기능을 탑재하고 출시된다. 가격은 30억 원으로 세계에서 가장 비싼 시계 중 하나로 꼽힌다.

 

유럽에서 제일가는 강국이었던 프랑스에서는 16세기경부터 시계 산업이 번성했다. 이 일에 종사하던 사람들은 대부분 위그노Huguenot로 불리던 프랑스의 프로테스탄트(칼뱅파 신교도)들이었다. 그들은 신의 가르침으로서 노동을 신성시했기에, 기술을 꾸준히 연마하는 장인이 많았다. 루이 14세가 낭트 칙령을 폐지하고 위그노에 대한 종교 탄압을 강화하자 이들은 자유와 안전을 찾아 유럽 각지로 망명하기 시작한다. 이때 같은 프랑스어권인 제네바(칼뱅파의 발상지)와 그 주변 일대는 적당한 망명지였다.

즉 프랑스에서 발생한 종교 갈등이 스위스에 시계 기술을 가져다주었다.

 

시계 계곡의 일부이자 프랑스 국경에서도 가까운 도시인 라쇼드퐁은 해발 약 1,000의 산속 도시에 약 39,000명의 인구가 살고 있다. 이 도시는 1794년 대화재의 참화를 경험한다. 완전히 타버린 마을을 재건할 때 사람들은 주요 산업이었던 시계 제조를 중심에 두었다.

철저하게 시계공을 위한 도시 계획을 추진한 결과, 주변 지역에서 창업한 시계 제조업체가 라쇼드몽에 모여들었다. 부품과 케이스를 제작하는 공급사도 늘어났다. 시계 산업에 특화된 도시 계획으로 시계 산업은 더욱 크게 발전했다.

2009년에는 인접 도시 르로클과 함께 시계 제조 계획도시라는 이름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시간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분명 존재한다. 정신없이 바쁘면 짧게 느껴지고, 따분할 때는 길게 느껴지는 이상한 특성이 있다. 그것이 삶에 색채를 더해준다. 예술과 문학의 소재가 되고, 스포츠에 열광하도록 만드는 양념이 되기도 한다. 이렇게 이상한 시간을 시각화하는 시계 또한 삶을 다채롭게 만든다. 자기주장의 액세서리가 될 뿐 아니라 시간을 보내는 방법 또한 일깨워주는 시계는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키고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존재다. -<시계의 문화학> 중에서

 

시계업계의 커다란 전환기 1969.

브라이틀링·태그호이어·해밀턴·뒤부아 데프라즈 등 4사 연합은 세이코, 제니스 등과 오토매틱 무브먼트 개발 경쟁을 시작한다. 개발에서 승리한 4사 연합은 세계 최초로 오토매틱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인 크로노매틱Chronomatic’을 발표한다. 크로노그래프 장치와 오토매틱 장치를 모듈 형식으로 접목한 획기적인 구조는 4사의 지혜를 집결한 결정체였다.

 

[다이얼] 포인트는 마감과 질감, 소재

[인덱스] 디자인으로 분위기를 지배한다.

[시곗바늘] 고집은 색과 길이에 나타난다.

[베젤] 두꺼우면 기능, 얇으면 디자인

[케이스] 실용 소재라서 더욱 흥미로운 마감 처리

[스트랩] 패션처럼 갈아 끼우고 싶다면

[무브먼트] 무브먼트를 논하는 자가 진정한 시계 애호가

[사양] 시계를 읽는 법

 

시계는 시각을 나타내는 기계로 탄생했지만, 현재는 사회적 지위의 상징과 액세서리로서 다양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따라서 브랜드, 메커니즘, 소재 등 구입 전에 알아두어야 할 것이 많다. 고가의 손목시계는 오래 사용할 뿐만 아니라 세대를 건너 이어질 수 있으니 구입 후에 관한 사항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시계의 상식학> 중에서

 

시계 디자인의 양대 조류, 아르데코와 바우하우스.

대량생산 시대에 반발하며 세부적인 부분에 예술성을 구현한 사치스러운 디자인인 아르데코와 생산을 중시하고 기능을 디자인화하는 데 열정을 태운 바우하우스. 손목시계 시대와 함께 탄생한 두 가지 양식은 아직도 손목시계 디자인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문화와 역사를 이해하고 나서 마침내 특별한 손목시계 하나를 만났다고 치자. 물론 이 시계를 차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하지만 손목시계 자체를 감상하는 것도 즐겁다. 다이얼과 케이스, 바늘 하나에도 시계 브랜드와 시계공의 예술혼과 탐구심, 고집이 가득 들어가 있다. 감상 포인트를 알면 무엇이 좋고 나쁜지를 판가름할 수 있다. 친구나 상사의 손목시계를 봤을 때도 정확한 칭찬 포인트가 보인다. 시계 심미안을 단련하는 것 또한 교양이다. -<시계의 감상학> 중에서

 

시계 마니아에겐 최고의 선물 같은 책이다. 다양하고 개성 있는 명품 시계에 관한 꼼꼼한 소개와 시계를 구성하는 부품 하나하나까지 설명해주는 키다리 아저씨의 시계 이야기.

시계 문외한인 내게도 시계 심미안을 쌓는 재미와 교양을 채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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