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의 철학자 - 자라난 잡초를 뽑으며 인생을 발견한 순간들
케이트 콜린스 지음, 이현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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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89 정원의 철학자(케이트 콜린스 지음/다산초당)

자라난 잡초를 뽑으며 인생을 발견한 순간들

런던대학교에서 철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은 후, 도시 생활을 정리하고 시골에서 정원을 가꾸며 생활하는 저자.

단순하고 아름답게,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 건강한 정원을 가꾸며 13년째 살고 있는 그의 이야기.

정원을 가꾸는 것은 결국 인생을 가꾸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인생이라는 정원을 가꾸는 철학자다.

저자가 정원을 가꾼다고 해서 화초나 원예 작물에 관한 책도 아니고, 철학 전공자라고 해서 전문 철학책도 아니다.

꽃과 열매, 흙과 정원, 잡초와 병충해, 곤충과 동물 그리고 인간이 이루는 우주에 관한 이야기이다. 정원이라는 작은 세계를 채우는 요소들의 순환에서 우리 삶에 적용할만한 삶의 태도와 철학을 발견할 수 있다. 그의 이야기는 생생하게 경험은 고대로부터 이어진 철학과 결합하여 나의 삶으로 전달된다.

 

은퇴한 선배들 절반 이상이 텃밭을 일구고 있다. 은퇴 이후의 소일거리 정도로 생각하고 시작한 일에 만족도가 꽤 높다고 한다. 경제적인 면으로는 결코 이득이 되지 않지만, 힘은 들어도 재미가 있다고 한다. 과연 무슨 재미일까? 땀을 흘리며 일하는 것 자체도 의미가 있지만 생명과의 만남이 주는 의미 또한 크다.

 

정원을 가꾸는 건 우리를 깊은 생각에 잠기게 한다. 식물과 교감하는 것은 생명과 우주를 들여다보는 일이다. 생명이 있는 곳에 길들여지지 않은 자연이 있다. 그곳에서는 언제나 멋지고 놀라운 일들이 발생한다. 생명은 아주 작은 씨앗에서 비롯된다. 씨앗은 성장하고 번성할 기회가 오기를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다.

 

정원 가꾸기는 단순히 재미만을 위한 취미가 아니다.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를 발견하고, 그 속에서 우리의 자리를 찾는 일이다. 아주 작은 발코니든 이웃들과 함께 거니는 마을 속의 화단이든 포장된 길의 틈새든, 식물이 자랄 공간만 있다면 그곳에서 생명은 시작된다. 어디서든 자태를 드러내는 자연은 그 신비로움으로 인생의 단단한 의미를 전한다.

 

날씨와 식물, 그리고 곤충에 대해 우리는 인간의 가치를 기준으로 좋고 나쁨을 가린다. 좋은 날씨와 나쁜 날씨, 잡초와 해충으로 여기는 모든 상황과 생명에 대해 우리가 어떤 행동을 할 것인지를 더 고민해야 한다.

박테리아·곰팡이·진딧물·민달팽이··토끼·오소리·사슴·멧돼지처럼 우리를 공격하는 무언가를 삶에서 완전히 추방하려 한다면, 이러한 행동은 과연 옳다고 할 수 있을까?

나쁜 식물이라고 하는 잡초는 알고 보면 단지 자리를 잘못 잡은 좋은 식물이다.

 

우리는 모든 상황을 자신에게 유리하다’, ‘불리하다’, ‘좋다’, ‘나쁘다로 판단하는 데 익숙하지만, 그건 모두 자기중심적 생각에서 기인한 아주 협소한 결론일 뿐이다. 귀찮고 성가신 일들, 주변 사람들과의 사소한 갈등, 삶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자잘한 불편을 겪을 때 우리는 사실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자신이 다른 사람보다 더 우월하며 좋은 대우를 받는 게 마땅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건 아니었을까? 그 생각을 버리고 숙고해 보면, 세상사에 절대적이고 올바른 답은 없다. 삶은 훨씬 더 상대적이고 미묘하다. -<1장 봄 삶의 토대가 되는 것들> 중에서

 

고교 시절 열성적인 윤리 선생님에게 배웠던 서양철학과 동양철학. 사상별 학파별 주요 학자와 개념을 열심히 외웠던 기억이 있다. 문자로 기억되는 철학의 내용이 정원에 피어난 꽃이나 함부로 자란 듯한 잡초들에서 발견되는 놀라운 일들이 벌어지는 책이다.

곤충과 작물의 특징으로 철학 사상들을 설명하고 있다.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에피쿠로스, 니체, 루소, 공자, 노자, 붓다, 볼테르, 헤르만 헤세, 버지니아 울프 등등. 그 많은 철학자와 사상가와 문학가들의 이야기가 정원에서 시작된다.

 

또한 저자는, 정원사나 농부처럼 바깥에서 자연에 둘러싸여 땅을 일구는 사람들을 철학자로 규정하고 있다. 정원사의 일상에서 수많은 철학적 사유와 주제가 자연스레 떠오르기 때문이다.

자기만의 작은 땅을 일구는 이들은 자신의 규칙에 따라 살고 일한다는 점에서 실존주의자다. 또 민달팽이나 해충이 주는 피해를 견뎌내고 자연과 조화를 이루기 위해 자기 행동을 조정하려 하므로 스토아학파와 같은 금욕주의자이기도 하다. 그런가 하면 식물에서 벌어지는 작지만 놀라운 변화를 목격하고, 기이하고도 흥미로운 변이를 관찰하므로 양자역학과 진화론을 연구하는 생활 밀착형 과학자라 할 수 있다.

 

흙 묻은 손에는 숨겨진 지혜가 가득하다. 꽃과 나무를 돌보다 보면 우리 마음을 다잡는 삶의 본질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된다. 그렇게 정원은 철학이 꽃피는 장소가 된다.

세차게 쏟아지는 소나기를 막을 수 없듯 때로는 그저 기다려야 한다는 것도, 꽃 피고 열매 맺고 다시 흙으로 순환하듯 우리 삶 역시 계속 흘러간다는 것도 정원이 우리에게 들려주는 지혜다. 삶을 가꾸는 정원사가 되는 것, 이보다 더 큰 기쁨이 있을까?

 

우리의 삶이 불확정성으로 가득하다는 건 정말 멋진 일이다. 양자역학에서 불확정성 원리는 우리가 미래를 완전히 통제하거나 예측할 수 없다는 의미다. 우리의 미래 또한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고 상황도 끊임없이 변하여 예기치 못한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는 무한한 가능성을 의미한다. 그러니 어차피 안 된다고 생각하며 미리 결론을 내리지 말고 우리의 인생을 끊임없이 즐겁게 탐구해 보자. 세상이 결정한, 이미 증명된 답에 갇히지 않을 때 우리는 삶이 선사하는 다양한 가능성과 선택지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2장 여름 성장의 진정한 의미> 중에서

 

저자가 소중하게 키워내는 철학은 단지 교실에서 교과서로만 배우는, 관념 속의 철학이 아니다. 겸손한 마음으로 모든 것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생각하는 동시에, 지금 우리가 가진 최선의 지혜를 가지고 삶을 살아가는 실천의 철학이고 실용적인 철학이다.

그래서 실수가 아무리 많더라고 일단 해보는 게 최선의 학습이다. 공자는 청이이망 견이이기 주이이동(聽而易忘 見而易記 做而易懂), 들은 것은 잊어버리게 되고, 본 것은 기억하지만, 직접 해본 것은 이해하기 마련이다라고 했다. 세상이란 정원으로 나가 몸소 부딪혀 보자.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정원의철학자 #케이트콜린스 #다산초당 #인생을배우는정원 #책읽는샘 #함께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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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눈썹, 혹은 잃어버린 잠을 찾는 방법 - 도서부 친구들 이야기 꿈꾸는돌 37
최상희 지음 / 돌베개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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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88 속눈썹, 혹은 잃어버린 잠을 찾는 방법(최상희 지음/돌베개)

대전에 있는 남자 중학교에서 사회를 가르치고 있다. 우리 학교 아이들에게 책을 읽자고 얘기하면 아이들은 학습만화부터 꺼낸다. 그나마 책이라도 꺼내는 친구들은 고마운 편이다. 스마트폰에 빠진 아이들의 눈길을 책으로 옮긴다는 건 너무나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고 책을 읽는 학생이 없는 건 아니다. 적을수록 더욱 반짝이는 존재들이다.

 

처음 근무하던 학교가 이 책의 배경과 같은 여자고등학교였다. 처음 만나게 된 여고생들은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의 폭발적인 에너지와 관심을 다양한 분야에 쏟고 있었다.

머릿속의 문학소녀라는 이미지는 차분하고 말수 없는 조용함과 얌전함의 절정이었다면, 현실에서의 문학소녀는 자신의 관심 분야에 진심이고 세상을 바라보는 참신한 시각을 갖춘 학생이었다. 이 책의 주인공 녹주, 오란, 차미처럼.

그러다 보니 책을 읽는 내내 그 시절 내가 만났던 여고생들의 모습이 오늘로 이어진 느낌이어서 너무나 반가웠다.

 

중학생이 되고, 고등학생이 되면서 새로운 학교에서 새로운 친구를 사귀게 되는 것이 커다란 통과의례와 같다. 시간이 지나 어영부영 잊히는 인연도 있지만, 평생의 죽마고우가 되는 운명 같은 만남도 있다. 녹주, 오란, 차미도 그럴 거다. 오란과 차미가 먼저 친구 사이였다고 녹주와의 관계가 약한 고리일 수는 없다.

친구가 되려고 녹주의 속눈썹 분실 사건이 터진 것이다.

 

도서관에서 사람이 사라지는 것처럼 도서부 활동이 소설의 주요 배경이 되고 사건의 얼개가 되지만, 꼭 도서부가 아니라도 좋다. 우리 아이들이 열정을 쏟고 관심을 두는 영역이라면 어떤 것이든 소중한 보석과 건강한 양식이 될 수 있다.

가랑잎만 지나가도 까르르하던 그 시절의 행복은 어른이 되어 사라질 수 있지만, 함께 웃던 친구의 웃음은 평생 가슴에 남는다.

 

쏟아지는 빗속에 우산 하나만 쓰고 우리의 삼총사가 아옹다옹하며 걸어가는 모습이 영화의 한 장면처럼 그려진다. 우산은 하나로 충분했다.

 

12일로 진행되는 책의 밤행사에서의 토끼 찾기. 그리고 도토리를 남겨놓는 다람쥐를 찾기 위한 삼총사의 추리 수사극.

도서관에서 책을 몰래 숨겨 놓는 사람을 가리키는 다람쥐. 그리고 도서관 다람쥐가 숨겨 놓은 책을 부르는 말 도토리. 매주 금요일 오후마다 발견되는 도토리. 다람쥐는 과연 누구?

 

2 여름방학, 오란이의 이모네 책방으로 떠난 여행. 그곳에서 만난 고양이 탄과 파.

오란이의 추적 대상이 된 길고양이 코점이. 작은 생명에 대한 애정과 연민.

그것이 우리가 어른이 되면서 잃어버린 작고 소중한 것이 아닐까?

 

우리는 초콜릿을 입에 넣고 녹여 먹으며 도서관을 나섰다. 문을 닫기 전에 고개 돌려 잠시 둘러보았다. 도토리를 찾아 책장을 뒤지던 봄과 여름, 토끼를 쫓고 함께 새벽을 맞았던 밤, 000번부터 900번 책장까지 햇빛을 따라 옮겨 다니며 나누었던 이야기들. 그 순간 책장 너머로 누군가 사라졌다. 잘못 봤음을 이내 깨달았지만 어쩌면 착각이 아니라 그 아이는 내가 잘아는 누군가일 거라고 나는 생각했다. -<대신 전해 드립니다> 중에서

 

50분의 수업은 너무나 지루하고 시간이 멈춘 듯하지만, 결국 3년의 고교 시절은 KTX보다 빨리 지나간다. 그러는 동안 우리는 성장하고 어른이 되는 연습을 한다. 나에게 그리고 우리에게 소중한 것을 지켜내는 방법을 연습한다. 실수를 통해서 혹은 성공을 통해 계속 지켜가기도 하고, 새로운 소중한 것을 찾기도 한다.

 

떠밀리듯 내 것이 아닌 것을 억지로 떠안고 지내지 않기를, 내 것이 아닌 것들 때문에 내게 소중한 것들을 잃어버리지 않기를 바란다. 녹주, 오란, 차미가 지켜내는 것처럼.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속눈썹혹은잃어버린잠을찾는방법 #최상희 #돌베개 #도서부친구들 #책읽는샘 #함께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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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BEER천가 - 본격 맥주 교양 원샷툰 한빛비즈 교양툰 27
몰트다운 지음, 블리자두 그림 / 한빛비즈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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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87 BEER천가(몰트다운 글·블리자두 그림/한빛비즈)

본격 맥주 교양 원샷툰

문화체육관광부가 실시한 ‘2021년 국민 독서 실태조사 결과 성인 한 명이 한 해에 읽는 책의 수는 4.5. 먹고살기 바쁘고, 다른 매체나 콘텐츠를 이용하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대봐야 책과 너무 멀리 생활하는 현실은 변하지 않는다.

내가 속한 세상에 관한 지식을 넓히고 교양을 쌓아가는데 무관심하다는 증거가 아닐까?

그렇다고 책과 담벼락을 쌓고 지내는 분들에게 책! ! ! 이렇게 강요할 수도 없는 일이다.

이런 난감한 상황에서의 부드러운 해결책이 바로 교양툰이다.

이제 더 이상 만화는 애들이나 보는 거로 생각하는 분은 없을 것이다.

만화를 통해 배우는 것이 딱딱한 책보다는 쉽다. 재미와 교양을 함께 누리는 행복한 시간이다.

 

이번 교양툰의 주제는 바로 맥주!

술을 좋아하는 내 눈에 번쩍 뜨인 이번 책을 통해 그동안의 궁금증들을 해결하는 기회를 얻었다. 첫 잔의 상쾌함으로 기억되는 맥주 만드는 방법과 그에 따른 분류, 세계 유명 맥주의 유래까지. 맥주라는 주제 자체도 신나지만, 설명 방법이 바로 B급 감성 풍부한 만화로 제시되어 웃다 보면 얻어걸리는 맥주의 상식이 넘쳐난다.

 

나에게 맥주는 다른 술과 다른 차이가 있다. 맥주는 기쁠 때 마시는 술이다. 슬플 때는 독한 술을 마신다. 시원하게 들어가는 그 첫 잔의 기쁨이 스트레스를 날려준다.

 

1516, 독일 바이에른이 내놓은 법이 바로 맥주 순수령이다.

이 법에 따르면, 맥주의 기본 재료는 보리(몰트), , , 그리고 효모라는 미생물이다.

 

몰트(Malt, 맥아)는 보리를 물에 담가 발아시키고, 이를 다시 고온으로 로스팅해 건조한 것을 말한다. 몰트는 풍미와 도수, 색과 거품 등 맥주의 모든 외형에 영향을 미친다.

은 경수(Hard Water)와 연수(Soft Water)로 나뉘는데 경수는 미네랄 함량이 많은 물로 서유럽 같은 퇴적암 지형에 많다. 경수는 맥주의 풍미를 도드라지게 하므로 맥아 느낌이 강한 에일 맥주와 궁합이 잘 맞는다. 연수는 미네랄 함량이 적은 깔끔한 물이다.

홉은 맥주의 각종 향과 특유의 쌉싸름함을 낸다. 홉은 천연보존제로 중세 이후 맥주의 원거리 유통에 크게 기여했지만, 냉장 유통과 살균 처리가 가능한 현대에는 보전제로서의 기능보다 다양한 향과 맛을 내는 역할로 쓰인다.

효모는 다른 잡균과의 생존 경쟁을 위해 당분을 먹고 알코올과 이산화탄소를 내놓으며 효모가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낸다.

 

맥주의 양대 산맥, 에일과 라거의 차이는 단순하다. 효모의 차이다.

15~25도에서 1~3주의 발효를 거치는 에일

4~10도에서 6~12주의 발효를 거치는 라거

 

저온발효 효모(라거)와 고온발효 효모(에일)로 구분할 수 있다.

에일의 높은 발효 온도는 더 많은 에스테르 화합물(냄새유발자)을 방출하고, 재료의 풍미를 강하게 만든다.

반면 라거 효모는 낮은 온도에서 천천히 오래 발효된다. 그래서 깔끔하고 맑아지기 쉽다.

이런 이유로 몰티(맥아를 강조)한 맥주나 효모의 풍미를 강조하는 맥주에는 에일이 낫다.

하지만 라거로도 그런 연출은 충분히 가능하다.

 

에일 맥주는 맥아나 홉을 강조하므로 재료비가 많이 들지만, 발효 기간이 짧은 만큼 시설비는 적게 든다.

반면 통상의 라거 맥주는 발효 기간이 긴 만큼 대규모 발효 탱크나 냉장 시설이 필요하다. 이런 이유로 큰 시설비를 감당할 수 있는 대형 주류 회사가 라거를 생산한다.

 

보리(몰트), , 효모, 4대 요소가 합쳐진 곡물 발효주맥주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맥주는 분쇄, 당화, 여과, 끓임, 냉각, 발효, 숙성의 7단계로 만들어진다.

맥주의 제조 과정을 강력한 B급 감성의 패러디만화로 재미있게 설명해준다.

 

같은 맥주라도 더 깊은 풍미를 느끼려면 음식과의 페어링이 좋아야 하고, 잔의 형태도 중요하다.

풍미는 코와 혀, 그리고 입안으로 느낀다. 이때 잔은 입과 코가 동시에 맥주를 접하게 만드는 핵심 기능을 한다. 그래서 코 담그기(nose-dive)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어떤 맥주가 좋은 맥주일까? 진리는 단순하다. 바로 당신에게 맛있는 맥주가 좋은 맥주다!

 

현대 크래프트 맥주의 아이콘을 하나 꼽으라면 단연 IPA(India Pale Ale).

IPA의 역사는 영국의 인도 식민 지배의 역사와 연결된다. 영국 본토에서 식민지 인도까지 페일에일을 운송하는 과정에서 대부분 변질되는 일이 반복됐다. 그 대안은 양조사들에게서 나왔다. 인도 수출을 담당하는 런던 동부의 양조장들은 도수가 높고 홉 향이 강한 페일에일을 만들기 시작했다.

 

영국에서 시작한 IPA에 이어, 1970년대 미국에서 홉을 많이 넣고 도수를 높인 IPA가 등장한다. 특히 뉴잉글랜드 IPA가 등장하기 전까지 많아진 홉의 양만큼 더 많은 맥아(몰트)를 사용해 알코올 도수까지 함께 높였는데, 그렇게 센 맥주에 지친 일부 애호가들은 오히려 가벼운 맥주를 다시 찾았고 그래서 세션(Session) IPA가 탄생한다.

반대로 홉과 도수가 다 높아지면 더블(Double), 그보다 세지면 임페리얼(Imperial)이라는 표현을 쓴다. 세션, 더블, 임페리얼을 포함한 웨스트 코스트 스타일의 맥주는 2000년대 전 세계로 퍼져나가 IPA의 전형을 만들어낸다.

 

재치 넘치는 캐릭터와 패러디가 폭탄주처럼 터지다 보면 맥주 한 캔을 들이켜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상영된 화제작 모두를 패러디로 그려내는 작가의 열정과 감성에 박수를 보낸다. 그러다 보면 책도 술술 읽히고 맥주도 술술 들어간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BEER천가 #몰트다운 #블리자두 #한빛비즈 #한빛비즈교양툰 #알쓸맥잡 #책읽는샘 #함께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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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 2 - 위기의 신들 한빛비즈 교양툰 29
김재훈 지음 / 한빛비즈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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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86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 2: 위기의 신들(김재훈 글·그림/한빛비즈)

인간을 둘러싼 신들의 욕망을 다룬 인류 탄생의 뒷이야기!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 1을 통해 신화란 결국 인간의 의식과 무의식이 어울려 만들어진 판타지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1편은 신들의 전쟁에서 승리한 올림포스 12신족의 이야기였다.

이제 2편이다. 신의 이야기가 인간과 연결되는 신화에 있어서 2편은 초입 부분에 해당한다.

제우스의 요청으로 인간이 만들어지는 순간과 인간이 문명을 만들어가는 데 도움을 준 프로메테우스, 인간에게 불행이 닥친 이유, 대홍수와 인류의 재생까지 소개된다.

 

서양 문화의 배경을 이루는 거대한 신화의 도입 부분에 해당하지만, 케케묵은 옛이야기가 아니라 오늘에도 살아있는 신들의 이야기로 이해할 수 있도록 흥미를 유지하며 읽어나갈 수 있도록 교양툰으로 탄생했다.

 

교양툰이라고 해서 작가의 마음대로 이야기를 비틀거나 휘두르는 일은 없다. 헤시오도스의 신들의 계보와 플라톤의 프로타고라스를 원전으로 충실하게 반영한 그리스 로마 신화의 명작이다.

 

그리스 로마 신화 1편과 2편의 주인공은 제우스지만, 그에 못지않은 비중을 차지하는 사실상 2편의 주연이 바로 제우스의 가장 가까웠던 친구이자, 가장 간교한 배신자였던 프로메테우스다.

프로메테우스. 먼저 생각하는 자.

 

제우스와 프로메테우스는 인간을 만든다. 생김새는 신들을 닮았고, 닮았기에 신을 흉내 내고, 신들처럼 원하는 걸 갖고 싶어 하는.

힘은 세지 않지만, 나름 도구를 쓸 줄 알아서 제 앞가림 정도는 할 줄 아는 새로운 종족인 인간. 그런데 인간은 신들에게 없는 한 가지를 가졌다.

그게 바로 결핍이다.

무엇으로도 결코 충족시킬 수 없는 지독하고 끈질긴 모자람.

없음은 무언가 생겨나고 채워지기 위한 조건이고, 없음이야말로 창작의 기반이며 동인이 된다.

 

프로메테우스는 신들의 불을 인간에게 전달한다.

그 불은 신들에겐 영광의 빛이지만, 인간들에겐 탐욕을 지피는 화근이 된다.

프로메테우스가 인간을 만들 때 원한 것은 자연에 순응하고 신을 연모하는 인간이 아니라, 온전치 못해 불안해하고 욕망으로 생을 분쇄하는 타락한 인간을 원했던 것이 아닐까?

 

프로메테우스는 인간들에게 불로 할 수 있는 모든 걸 가르쳐 줬다. 이에 올림포스의 신들의 분노는 폭발하고, 제우스 역시 배신감으로 치를 떨었다.

몰래 불을 빼돌린 행동도 용서할 수 없었지만, 그의 화를 더 돋운 건 그 일로 프로메테우스가 인간들 사이에서 영웅으로 칭송받게 된 상황이었다.

 

제우스는 아들 헤파이스토스에게 명령해서 여신들과 요정들도 시샘할 만큼 빼어난 매혹적인 첫 번째 여자를 만들게 했다. 그녀의 이름은 바로 판도라’. Pan(모든) Dora(선물).

이 판도라를 프로메테우스의 덜떨어진 동생에게 선물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선물. 절대 뚜껑을 열어서는 안 된다는 바로 그 상자.

포노스(고난), 프세우데아(기만), 리모스(굶주림), 디스노미아(무질서), 네이케아(다툼), 포노이(살인), 마타이(전쟁) 등이 담긴 항아리, 절대 열어서는 안 된다는 판도라의 상자.

 

판도라는 신의 경고를 망각하게 하는 임계점을 넘어서는 순간, 결국 뚜껑은 열렸다.

황급하게 뚜껑을 닫았지만, 이미 흉하고 끔찍한 재앙들은 다 빠져나가고, 오직 하나 남은 것은 바로 엘피스’, 희망이었다.

 

최고신인 제우스의 뜻을 거역했다는 죄목으로, 카우카소스 산에 묶여 독수리에게 끝없이 간을 쪼아 먹히는 형벌을 받았다.

그러나, 프로메테우스의 주장은 다르다.

제우스의 알량한 자존심과 질투심, 인간에게 자신보다 더 나은 평판을 얻는 게 못마땅했다는 것이다.

 

기간토마키아. 대지의 여신 가이아가 땅에 웅크렸던 거한들, 기간테스를 사주해서 일으킨 반란. 이 반란으로 제우스의 올림포스 체제가 붕괴될 위기를 맞는다.

우여곡절 끝에 헤라클레스의 활약으로 힘겹게 승리하지만, 가이아가 보낸 최강의 빌런 튀폰에 의해 제우스는 패배를 경험한다.

튀폰이 뽑아낸 제우스의 힘줄을 도둑의 신인 헤르메스가 프로메테우스의 도움으로 찾아온다. 이어지는 복수의 성공. 제우스는 최고의 신의 자리를 지킨다.

 

최고의 신 제우스의 피할 수 없는 마지막 근심거리.

네 아들이 너를 능가하리라.”

 

이제 신들의 이야기는 인간들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신들의 이야기보다 더 현란하고 감동적인 이야기.

죽음을 내다볼 줄 아는 피조물 인간의 이야기.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만화로보는그리스로마신화2 #위기의신들 #김재훈 #한빛비즈 #한빛비즈교양툰 #책읽는샘 #함께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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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 1 - 올림포스 연대기 한빛비즈 교양툰 28
김재훈 지음 / 한빛비즈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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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85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 1: 올림포스 연대기(김재훈 글·그림/한빛비즈)

올림포스 12신 체제의 완성을 다룬 그리스 로마 신화의 서막

우리나라와 동양의 사상에 영향을 준 것이 유교라면, 서양 문화의 배경에는 그리스 로마 신화가 있다. 오늘날 유교 사상이 예의범절에 남아있기는 하지만 그 영향은 축소되고 있다.

이에 반해 그리스 로마 신화는 여전한 파워를 나타내며 다양한 콘텐츠나 명품 브랜드로 다시 탄생하고 있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신들의 모습은 동양의 신과 다른 측면이 많다.

그들이 가진 능력이야 비교 불가지만, 인간 못지않게 찌질한 모습을 보일 때면 신의 한계가 느껴지기보다는 왠지 친근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완벽한 신의 위대함과 어딘가 비어 있는, 인간과 같은 허술함이 주는 호감의 교차 속에서 그리스 로마 신화의 생명력이 유지되었는지 모른다.

 

책이나 영화나 다양한 미디어로 접하게 되는 인문학과 철학에서 그리스 로마 신화의 면면이 발견될 때마다 놀라움을 느꼈다.

그러다 보니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어보려고 여러 번 도전했지만, 결과는 비참했다. 여러 출판사의 책들로 시작했지만, 끝을 본 책은 없었다.

그러나, 이번에 제대로 마무리했다. 나에게 딱 어울리는 책이었고, 그리스 로마 신화의 시작을 흥미진진하게 그려낸 나에겐 최고의 작품이었다.

 

그리스 로마 신화의 첫 장면에서 들었던 질문.

()에게 왜 가족이 있을까? 스스로 존재하는 신이 결혼하고 자식을 낳고 사랑에 빠지고 심지어 불륜도 저지를까?

인간이 느끼는 희로애락의 감정을 다 가진 신들의 모습은 사실 인간에 의해 그려진, 즉 만들어진 신의 모습이다.

종교적 숭배의 대상으로 섬기는 완전무결한 신, 인간사에 계시를 내리는 신의 모습이 아니다.

인간의 의식과 무의식이 어울려 만들어진 판타지, 이야기가 바로 신화다.

 

신화는 타자화된 욕망의 노래이지만 분명 내 안으로부터 퍼져 나오는 울림입니다. 근엄한 태도로 마주하며 내려다볼 때는 추잡하고 혼란스러운 대상이지만, 나를 포함한 인간의 품으로 끌어안아 음미하면 더없이 풍만하고 생기 넘치는 우리의 자화상이요, 건강하고 향기로운 연인의 유혹이 되지요. -<작가의 말> 중에서

 

동양에도 대지모 사상이 있는 것처럼 그리스 로마 신화의 역시 대지의 어머니, 가이아로부터 시작된다.

신들을 잉태하고, 괴물들을 낳고, 인간들을 길러낼 풍만한 모성의 대지.

가이아는 처음에는 혼자서 긴 산도 낳고, 거대한 물줄기와 바다 같은 자연신들을 산출해 자기 몸을 둘러 감쌌다. 그리고 대지와 맞먹을 하늘을 낳아 자기 머리 위로 던져 올렸다. 아들인 우라노스였다.

에로스는 가이아와 우라노스의 욕망에 불을 지폈고, 그리하여 대지와 하늘이 결합해서 6명의 아들과 6명의 딸이 태어난다. 그리고 무시무시한 괴물들을 낳는다.

 

자기 아들이자 남편이 된 우라노스에 대한 분노가 폭발한 가이아. 그 선봉에 선 막내아들이자 제우스의 아버지 크로노스. 크로노스가 우라노스를 거세하는 순간 하늘과 세계의 통치자가 바뀌게 된다. 이제 신들의 세계는 크로노스와 그의 형제들이 차지하게 됐다.

 

우라노스는 하늘의 권좌에서 축출당하던 순간, 크로노스에게 울분에 찬 폭언을 남긴다.

너도 네 자식 놈한테 똑같이 당할 거다!!”

우라노스의 이 저주는 절대자에겐 피할 수 없는 운명이 된다.

 

저주에 사로잡힌 크로노스는 레아가 낳는 아이들을 계속 삼켜버렸다.

레아는 참을 수 없는 고통 가운데 사랑하는 부모인 가이아와 우라노스에게 복수를 간청했다.

가이아와 레아에 지혜로운 메티스까지 합세해서 프로젝트는 진행된다. 크로노스 모르게 빼돌린 아들 제우스에 의해 복수가 완성되는 순간 가이아가 작전 중지를 명령한다.

 

이후 힘을 회복한 크로노스는 자기 형제와 일당을 불러 모은다. 이들이 바로 티탄족

크로노스 암살에 실패한 제우스는 크로노스의 뱃속에서 나온 형제들과 올림포스산에 진을 친다. 올림포스 12신들의 거처.

티탄의 본거지는 오트리스산.

천계와 자연계를 힘으로 지배하던 오트리스산의 티탄 vs 그 힘과 권위에 대항해 새 질서를 세우려는 올림포스의 신들

그리스 신화 세계의 패권을 쥐기 위해 제우스와 그의 형제들이 치러야 했던 첫 번째 전쟁, 티타노마키아.

 

신들의 전쟁에서 승리한 올림포스 신족 12명의 이야기.

제우스가 티탄 신족을 제압하고 올림포스 신족을 창시하는 과정을 최초로 정리한 그리스의 고전이자 신화의 원전이 바로 헤시오도스의 신들의 계보.

신들의 계보를 기초로 그리스 신화의 세계로 안내하는 최고의 입문서가 바로 올림포스 연대기. 케케묵은 옛이야기가 아니라 오늘에도 살아있는 신들의 이야기가 교양툰으로 탄생했다.

그리스 로마 신화 최고의 입문서!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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