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 - 빈곤과 청소년, 10년의 기록
강지나 지음 / 돌베개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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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0 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강지나 지음/돌베개)

빈곤과 청소년, 10년의 기록

아이들이 좋아서 교직에 들어선 많은 선생님이 있다. 그중에는 나도 있고, 이 책의 저자도 있다. 나는 계속 학교에서 아이들을 지도하고 있지만, 저자는 다른 길을 선택했다. 그 선택의 원인은 바로 가정형편이 어려워 힘들어하는 아이들이었다.

부모의 경제력이 교육 현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이미 여러 가지로 보고된 바가 있다. 입시 경쟁과 시험 성적이 강조될수록 그 부분은 커지게 된다.

 

가난을 겪는 학생들의 삶에서 공부나 성장은 우선순위가 아니었다. 어른들이나 학생들이나 자신의 생존과 안전의 욕구를 위해서 공동체의 질서나 문화는 쉽게 무시되었고 공동체성이 사라진 곳에서는 정의교육의 논리보다는 의 논리가 횡행했다. 학생들은 자신이 처한 다양한 가족 상황 속에서 좌충우돌을 겪고 있었고, 가난은 삶의 곤란함을 넘어서 때로는 무기가 되고 도구로도 이용되고 있었다. -<들어가며> 중에서

 

저자는 고등학교 영어 교사의 길을 떠나 사회복지학을 공부하며 빈곤 대물림에 대한 박사논문을 준비하면서 청소년과 가족들을 만났다. 2016년 논문을 끝낸 후, 이들이 어른이 된 이후의 삶까지 계속 따라가는 책을 쓰기고 했고, 그때의 여섯 명 청소년과 특성화고 현장실습과 진로라는 연구하며 만난 두 명, 그렇게 여덟 명의 청()년의 이야기가 이 책에 담겨있다.

 

열일곱 살의 작고 마른 단발머리 소녀 소희. 매우 냉소적이고 세상일에 달관한 듯한 태도를 보였다. 학교를 다니지 않는 학교 밖 청소년으로 가출을 종종하던 시절이었다. 자신의 삶과 현 상황에 대해 매우 우울해했고 암울한 상상을 많이 한다고 했다.

저는 자살. 살고 싶어하지 않은 애예요. 세상이 정말 무섭고. 사람이 무서워요. 저를 알게 되면 다 떠날 것 같은, 그런 게 좀 심해요. 그래서 막 죽는 상상을 해요. -<우울을 견디는 삶, 소희> 중에서

 

오늘의 빈곤은 부모로부터 온 것이지 아이들이 만든 것이 아니다. 빈곤의 나날을 보내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희망의 내일을 꿈꾸라는 소리는 너무나 허망하다. 특히 패자부활전이 없는 나라에서 세습된 빈곤에 노출된 아이들은 그 하루하루를 지내기에도 허덕이기 일쑤다.

 

중학교 중퇴 후 가출과 동거, 비행을 거듭하다가 소희는 내팽개쳐두었던 삶을 스스로 추스르기 시작했다. 모두 어릴 때부터 혼자서 자기 일을 알아서 하던 자생력 덕분이었다. 열일곱 살에 우연한 계기로 마음을 먹고 중학교 검정고시를 봐서 통과했다. 친구들이 도와주고 문제집을 몇 번 푼 게 다였지만 거뜬히 통과했다. 그리고 몇 년 후 내가 세 번째 인터뷰를 했을 때에는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고등학교 검정고시와 대입 시험을 치렀다. 그만큼 자신의 삶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우울을 견디는 삶, 소희> 중에서

 

자본주의의 고도화는 이익의 자본집중을 가져오고, 계층의 유연성이 떨어지게 된다. 계층의 고착화가 심화되면서 우리 사회의 상대적 빈곤은 매우 높은 단계에 도달했고, 빈곤은 세습되고 있다.

각자도생의 사회, 사회적 연대의 해체 등으로 빈곤층의 삶은 점점 극단으로 내몰리고 있으며, 그 최고의 피해자는 바로 빈곤 청소년들이다.

 

이른바 자기 앞가림을 해내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대견함을 느끼고 지나치기엔 우리 사회의 지원과 준비가 너무나 누추하다. 복지국가를 지원하는 세계 10대 경제 대국이란 구호는 이 책의 주인공들에겐 너무나 멀리 떨어져 있는 이야기다.

 

가난하다는 것은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재화가 없음으로 인해 스트레스가 많고 사회적 존재가 일상적으로 위협받는 상황을 의미한다. 그래서 빈곤층이 전략적 사고나 내면의 강인한 힘을 갖는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지현의 도움 요청성찰하는 힘은 가난한 상황 속에서도 예너지를 생존에만 다 쏟아붓지 않으면서 어떻게 자신의 사회적 존재 가치를 보듬고, 어떻게 자아의 욕구를 발견할 수 있는지 하나의 훌륭한 전략을 보여준다. -<슈퍼 긍정의 에너지, 지현> 중에서

 

가난한 가족일수록 가족을 유지하기 위한 조건들이 취약하기 때문에 비정상가족일 가능성이 높고 가난한 가족의 청소년들은 상당수가 바로 여기에 속한 약자들이다. 정상가족의 배타성이 높은 사회일수록 가난한 가족의 청소년들은 소외감과 열패감을 경험한다.

또한 우리는 가난한 가정의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해 너무 쉽게 낙인을 찍는다.

 

불우한 가정에서 성장한 청소년이 가난에서 벗어난다는 것은 어떤 상태를 의미할까? 모든 어려움을 딛고 대학에 합격하는 것? 좋은 일자리라고 불리는 정규직에 취직하는 것? 정규직은 아니라도 시간과 임금 면에서 여유를 얻는 것? 열심히 빚을 갚고 안정된 삶을 사는 것? 이상의 모든 것을 이루면 그 후로는 모두 행복하게 살았습니다일까?

여전히 살림은 가난했고 아픈 어머니의 간병에 돈을 치르고 나면 남는 돈이 거의 없었다. 가난한 가정에서 자란 청소년은 가난한 청년이 되었다. 아무런 기반도 없이 취직하자마자 바로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수정은 가난을 벗어날 디딤돌을 만들기가 어려웠다. -<빈곤의 늪, 수정> 중에서

 

저자가 만난 탈학교 청소년들의 경우에는, 일반적인 삶의 궤도를 걷는 친구들에 비해 인간관계가 좁고 특정 부류에 국한되어 있는 양상을 보였다. 이런 상황은 사회적 자본의 형성을 제한하고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기회 자체를 차단한다. 실제로 가난한 가정의 청소년 혹은 탈학교 청소년들이 성인이 되고 사회로 나아갈 때 이들을 뒷받침해줄 수 있는 지지체계는 매우 빈약했다.

 

우리는 쉽게 청소년과 희망을 연관 짓는다. 청소년이 우리 사회의 희망이기 때문에 그렇고, 청소년기는 자신의 성인기를 준비하는 계획을 수립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빈곤 청소년들의 경우는 다르다. 그들에게 일상은 희망이 아닌 피로이며, 그들의 내일은 절망일 뿐이다. 절망 속에서 희망의 씨앗을 틔우는 일은 어른의 몫이고, 사회의 몫이다.

건강한 사회란 개인의 안락을 추구하는 것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일과 자연스럽게 연결되어야 한다.

처음 만날 때는 열예닐곱 살의 청소년이었던 이들이 지금은 서른 즈음의 청년이 되었다.-강지나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가난한아이들은어떻게어른이되는가 #빈곤청소년 #강지나 #돌베개 #책읽는샘 #함께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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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오늘도 떠나지 않습니다 - 코드블루 현장에 20대 청춘을 바친 중환자실 간호사의 진실한 고백
이라윤 지음 / 한빛비즈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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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9 저는 오늘도 떠나지 않습니다(이라윤 지음/한빛비즈)

코드블루 현장에 20대 청춘을 바친 중환자실 간호사의 진실한 고백

국가와 공동체를 지키기 위해 험한 현장을 지키며 노고를 아끼지 않는 우리 사회의 지킴이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군인과 소방관 그리고 간호사.

우리나라에서 현장을 떠난 자격증이 가장 많은 것이 간호사 자격증이라 한다.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쏟아부은 노력과 현장에서의 실무를 모두 접고 현장을 떠날 때는 그 노력과 경험과 보람을 뛰어넘는 고통과 고난이 있었으리라. 우리가 미루어 짐작만 하던 간호사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이었다.

 

오늘의 주인공은 간호사 중에서도 중환자실에서 활동하는 간호사다.

이 책은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 생사의 전쟁터로 출근한 간호사, 2,936일간의 단단하고 아린 기록이다.

 

첫 장부터 코드블루가 뜨고 외과계 중환자실에서 발생한 심정지 상황의 모습이 그려진다. 독자야 문자를 통해 상황을 그려보지만, 현장의 의료진에게는 하나의 생명이 꺼져버리는 아슬아슬하고 심각한 순간이다. 하나의 실수도 한순간의 방심도 허락되지 않는 엄중한 공간이다.

중환자들이 모여 있는 중환자실은 갑자기 무슨 일이 터져도 이상하지 않은 공간이다. 중환자실의 의료진에겐 24시간 중 어느 시간대든 상관없이 일어나고, 어떤 일이든 생명을 지켜야 하는 곳, 그곳이 바로 저자의 공간이다.

 

코드블루는 심정지 환자가 발생했을 때 의료진 출동을 명령하는 응급 코드다. 코드레드는 화재, 코드화이트는 전산 마비, 코드핑크는 유괴 상황을 의미한다.

 

늘 뛰어다녀도 시간이 모자라는 곳, 화장실을 하루에 한 번 갈 수 있을까 말까 하는 곳, 순간순간마다 자신의 한계를 시험당하는 곳. 그럼에도 매일 죽음을 보아야만 하는 곳. 그곳에서의 저자의 시간이 기록되어 있다.

 

취업이 잘 되기 때문에 간호학과를 선호하고, 월급 받아 가면서 일하는데 간호사에게 사명감이나 봉사심을 갖다 붙이는 것이 거북하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그러나 환자 앞에서 긴장을 놓지 않고, 화장실도 참아가며 일하는 것은 바로 그 사명감 때문일지도 모른다.

 

같은 3교대여도 간호사와 다른 직종의 근무는 좀 다르다. 다른 직종은 나름의 루틴을 갖고 교대하지만, 간호사의 3교대에는 루틴이 없다. 예상할 수 없기에 매번 자신이 버틸 수 있는 체력이 어디까지인가 한계치를 시험하게 된다.

부작용은 남들과 다른 시차를 살아가는 동안 몸속 호르몬 주기가 깨진다는 것이다. 저자도 약을 먹을 정도는 아니지만 갑상선 수치가 정상 범위에서 벗어났다. 일하기 전보다 몸무게도 15kg이나 늘고, 다이어트를 해서 줄이면 다시 늘어나기를 반복했다.

 

20대와 30대에 현장을 지키는 사람들은 자신의 업무에 대한 전문성을 높여가며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책임을 다해나가느라 온 힘을 다 쏟는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 나이를 먹고 보면 그때가 참 어렸었다고 생각하게 된다.

죽음을 통해 인생의 의미를 다시 보게 된다는 저자는 인생에서 돈 주고도 배우지 못할 값진 경험을 했다고도 이야기한다. 그 값진 경험을 글로 정리해서 한 권의 책이 되었다.

이 책을 통해 중환자실에서 하나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간호사 선생님들의 활동을 알게 되었고, 그 직을 지켜내기 위해 희생하고 있는 것들을 확인했으며, 그 희생이 결코 허투루 사라지지 않고 개인에게는 성장으로 환자에게는 새로운 생명으로 돌아가는 것임을 살펴보았다.

 

간호사가 되던 날부터 나의 눈물샘은 폭발했다. 우는 이유는 천차만별이었다. 혼나서 속상했고, 생각만큼 잘 해내지 못하는 스스로에게 실망해서 속상했다. 매일 나의 무지함을 마주했다. 매일 스스로 못남을 증명하는 것 같았다. 그런데도 나는 누군가의 인생을 책임져야만 했다. 무거운 책임감에 비해 나의 능력은 초라했다. 중략지금 그 어려웠던 밤을 기억한다. 그 밤들을 이겨낸 나를 기억한다. 그때의 내가 안타까우면서도 도망가지 않고 나만의 답과 길을 찾기 위해 울었던 밤을 기억한다. -<나의 눈물을 기억한다> 중에서

저자는 간호사가 된 것을 후회했다. 하지만 간호사가 되지 않았다면 더 후회했을 것이라고 고백한다.

 

의료 현장, 병원을 다루는 TV 드라마나 미니시리즈 인물이 보여주는 것 이면의 생생한 현장 이야기가 나의 읽어 내려가는 속도를 높이고 있었다. 환자의 고통과 환자를 지키기 위해 고생하는 저자의 고통과 번아웃에서는 내 마음도 함께 쓰러지는 기분이었다.

한없이 울었고, 좌절했고, 작아졌지만 환자를 살리기 위해, 지키기 위해 다시 일어섰던 슬프고도 아름다운 이야기

 

흔히 하는 얘기로 진상 보호자를 만나게 됐을 때의 경험은 진상 학부모를 만났을 때의 경험과 비슷하다.

가끔은 우리가 무엇을 위해 이렇게 까지 하고 있나라는 생각이 든다. ‘인성을 운운하면서 왜 자신의 인성은 되돌아보지 않는 것인지. 어쩌다가 우리는 이런 대접을 받아도 이해해야 하는 사람들이 된 건지 싶다. 자랑스럽다가도 가끔은 이 일이 참 힘이 빠진다. -<가끔은> 중에서

 

평소 간호사의 노고에 박수를 보내는 국민이 많았지만, 코로나19를 거치며 그 박수는 더욱 뜨거워졌다. KF94 마스크만으로도 숨이 턱턱 막히는데, 방호복까지 착용하고 활동하는 그들의 모습은 우리를 대신해 전쟁을 치르며 피 흘리는 용사들의 모습이었다.

 

코로나19가 진정되는 기미를 보이고 일상을 회복하면서 우리는 그때의 기억을 잃어버리고 있나 보다. ‘우리 사회는 우리의 영웅들에게 합당한 대우를 해주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용기를 내서 자신의 이야기를 정리한 저자에게 박수를 보낸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저는오늘도떠나지않습니다 #이라윤 #한빛비즈 #책읽는샘 #함께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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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과 나 - 배명훈 연작소설집
배명훈 지음 / 래빗홀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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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8 화성과 나(배명훈 지음/래빗홀)

척박한 환경을 이기고 꽃피울 문명을 위한 질문들

배명훈 작가가 선보이는 국내 최초 화성 이주 연작소설

우주를 무대로 한 SF소설이라면 에얼리언 같은 우주 괴생명체가 등장하거나 다른 별로 탐사를 떠나는 우주인이 주인공으로 등장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화성과 나는 다르다. 화성을 무대로 하지만, 화성 자체보다는 화성으로 이주한 사람과 그들이 건설하는 새로운 사회와 사회 구조, 사회적 관계에 관한 소설이다.

 

작가 배명훈은 서울대 외교학과와 동 대학원을 나왔고, 2020년부터 2년간 외교부의 연구 의뢰로 <화성의 행성정치: 인류 정착 시기 화성 거버넌스 시스템의 형성에 관한 장기 우주 전략 연구>를 수행하였다. 이 과정에서 소설이 싹튼다.

화성에 어떻게 갈 것인가?’ 또는 화성을 어떻게 개척할 것인가?’ 등의 질문이 아니라 화성에서 사람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라는 질문에서 소설이 시작된다.

핵분열 시스템을 동원한 로켓을 이용하는 최첨단의 기술을 사용해도 45일이나 걸린다는 그 화성에, ‘우주선을 타고 우주인이 화성에 도착했어요.’가 아니라 새로운 사회를 건설해서 살아간다는 소설같은 이야기가 소설로 나왔다.

 

작가는 6편의 연작소설을 통해 붉은 사막뿐인 텅 빈 행성, 이곳에서 인류는 새 꿈을 꾼다.

붉은 행성의 방식

김조안과 함께하려면

위대한 밥도둑

행성봉쇄령

행성 탈출 속도

나의 사랑 레드벨트

 

인간, 호모 사피엔스가 탄생한 지구가 아닌 다른 별에서 인간은 어떤 모습으로 어떤 관계를 맺고 살아갈까?

자연과 환경이 지구와는 전혀 다른 척박한 공간에서 인간은 지구에서의 관습과는 다른 시스템을 건설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떤 방식으로 어떤 시스템을 만들것인가?

 

인구 대부분이 조종사나 과학자, 엔지니어인 행성에서 희나의 직업은 희귀했다. 희나는 행정관료고 정치가였다. 선출되지는 않았지만 그런 일을 하도록 파견된 사람이었다. 정치가가 있으면 전쟁이 일어날 거라는 이상한 믿음 때문에 화성에는 행정관료가 극히 드물었다. 기본적으로 과학자들은 화성 현장에서는 인문학이나 사회과학이 그다지 유용하지 않다고 여겼는데, 정착 초기 화성에서는 틀린 말도 아니었다. 살아남는 것부터가 모험이었으니까. -<붉은 행성의 방식> 중에서

 

화성에 거주지를 건설하는 과학자와 엔지니어 그리고 제도를 디자인하고 기록으로 남기는 행정관료나 정치인. 새로운 행성 사회를 건설한다면 어떤 사회를 만들 것인가에 대한 작가의 의도를 주인공 희나의 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나는 지구의 국가주의가 화성에 그대로 옮겨 가지 못하게 할 거야.”

화성인을 정의하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를 묻는 질문에 희나는 회복력이라고 답한다.

무슨 일을 겪어도 화성인은 반드시 회복하거든요. 그래서 지금까지 살아남은 거예요. 사실 처음부터 그렇게 설계가 돼 있죠. 위성도 조종사도 필수 인력이나 핵심 장비도, 서로서로 임무가 포개져 있어요. 하나를 잃어도 다른 개체가 이어받도록. 애초에 그렇게 구성해서 화성으로 보내진 거예요. 같은 우주선을 타고 심우주를 건너서.”

 

제일 좋은 대학을 들어갈 것 같지는 않지만 언젠가 제일 먼 데까지 날아갈 사람으로 설명할 수 있는 김조안을 사랑하는 ’. 중학생이었던 김조안은 화성으로 가고, 서른다섯 살이 되어 나를 그리워하는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너는 지구에서의 내 삶이었잖아. 너는 내 정체성이야. 여기서는 다들 이런 식으로 생각하게 돼.” -<김조안과 함께하려면> 중에서

 

사람이 살아가는 데 부딪히게 되는 가장 큰 사건이 사랑이 아닐까? 지구와 화성 사이에도 사랑이 가능할까? 물리적 환경의 어마어마한 격차를 극복하는 기적이 바로 사랑이라고 작가는 이야기한다. <김조안과 함께하려면><행성봉쇄령>, <행성 탈출 속도>를 통해 우주를 관통하는 사랑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이 이상 다가가면 둘 다 불행해질 게 틀림없어. 사이클러 직원들도 다들 그러잖아. 승선 스케줄이 어긋나는 사람은 만나는 게 아니라고. 그 사람과 나는 더 말할 것도 없지. 나는 천상의 순환에 영원히 묶인 사람이고, 그는 지상의 법칙대로 나이를 먹어갈 사람이니까.’ -<행성봉쇄령> 중에서

 

지구를 지배하며 저지른 인간의 실수를 새로운 행성에서는 저지르지 않기를 바라는 저자의 간절한 마음이 담겨있는 작품이 <나의 사랑 레드벨트>일 듯하다.

더 나은 제도와 윤리, 관계를 찾아가는 화성인의 탄생을 소망하고 있다.

 

작가에게 작품은 자식과 같다. 배명훈 작가에겐 이번 연작소설뿐 아니라 화성이 그런 것 같다. 그래서 <작가의 말>로 남긴 그의 소망이 애틋하다.

새로 시작한 행성의 문명은 지구에서 우리가 해결할 수 없었던 문제를 가뿐히 초월한 문명이기를.

참된 평화와 조화로운 번영이 오래오래 당신들과 함께하기를!

2023년 가을 지구에서 배명훈

-<작가의 말> 중에서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화성과나 #배명훈 #래빗홀 #배명훈연작소설집 #화성이주 #책읽는샘 #함께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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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계획은 있다 - 미루는 습관 끊어내는 끝까지 해내기의 기술
피터 홀린스 지음, 솝희 옮김 / 한빛비즈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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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6 누구에게나 계획은 있다(피터 홀린스 지음/한빛비즈)

미루는 습관을 끊어내는 끝까지 해내기의 기술

시작했으면 끝내라!

Finish What You Start!

벌써 11월 말이다. 12월이 되면 항상 떠오르는 것이 연초에 세웠지만 미루거나 벌써 포기한 거창한 계획들. 계획은 뚝딱뚝딱 잘 세우면서 실행을 못 하거나 마무리는 못 하는 나를 포함한 수십억 명의 사람들을 위해 꼭 필요한 책이 나왔다.

베스트셀러인 혼자 있고 싶은데 외로운 건 싫어의 저자 피터 홀린스가 뇌과학과 심리학으로 풀어내는 끝까지 해내는 기술.

 

뇌과학이니 심리학이니 어려운 이론들을 주저리주저리 열거해놓은 책이 아니니까 걱정하거나 무서워할 필요는 없다. 필요한 요점만 조목조목 깔끔하게 제시해 놓았다.

시작한 일을 끝까지 해낸다.”는 의미는의지를 실현한다.’ ‘인생의 주도권을 잡는다.’

 

첫 단계는 그만 생각하고 일단 실행하라!’

 

완수(following through)는 집중력과 자제력, 실천력, 끈기, 이 네 가지 요소가 서로 결합해야만 가능하다.

우리가 완수하지 못하는 이유는 능력이 부족하거나 머리가 나빠서가 절대로 아니다. 우리가 완수하지 못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제약이 있는 전략을 쓰기 때문이고 또 다른 하나는 우리가 시작한 것을 끝내지 못하게 방해하는 심리적 장애물 때문이다.

제약이 있는 전략: 적절하지 않은 목표 세우기 / 미루기 / 유혹과 방해에 넘어가기 / 형편없는 시간 관리

심리적 방해물: 게으름과 자제력의 부족 / 판단, 거절, 실패에 대한 두려움 / 불안에서 비롯된 완벽주의 / 자기인식의 부족

완수를 가로막는 장애물을 인지하면, 알맞은 전략과 심리적 방법을 사용해 그런 장애물을 극복하고 완수하는 습관을 들일 수 있다.

 

시작한 것을 완수할 수 있도록 동기화하고 동기화된 상태를 유지하라!

내적 동기 요인과 외적 동기 요인을 체크하고 스스로 질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외적 동기 요인 대부분은 우리가 다른 사람, 장소, 상황과 관련해서 부정적인 결과를 피하고 싶을 때 작동한다. 책임 파트너와 책임 그룹, 판돈, 스스로 주는 뇌물 등이 포함된다.

내적 동기 요인은 우리가 삶을 유익하게 발전시키는 방법을 깊이 고민할 때 작동한다. ‘어떻게 하면 유익하고 향상된 인생을 살 수 있을까?’ 같은 직접적인 질문을 던지고 답해보면 깨달을 수 있다.

 

완수와 포기를 고민하는 순간 자신만의 규칙을 세워두면 갈림길에서 방향을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규칙은 보통 멘탈 모델 mental model이라고 불리며, 완수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첫 번째 규칙: 게으름을 피우고 있는가? 스스로 게으름뱅이라고 규정하고 싶은가?

두 번째 규칙: 하루에 해야 할 중요한 과제는 최대 3개다. 중요한 일과 급한 일, 단순히 쓸데없는 행동들을 구분하라.

세 번째 규칙: 자신을 위한 한계와 요건을 정하라. 이것들이 해야 할 일의 경계를 벗어나지 않게 해줄 것이다.

네 번째 규칙: 가끔 우리는 무엇을 달성하고 싶었는지 잊어버린다. 의도를 재확인하라.

다섯 번째 규칙: 10, 10시간, 10일의 미래를 동시에 내다보려고 노력하라.

여섯 번째 규칙: 겨우 10분이다. 그만두고 싶다면, 10분만 더 해보라.

 

완수는 100% 정신의 문제다. 완수하려면 갖추어야 할 마인드셋

마인드셋1: 모든 일에는 의미가 있다. 그것은 보람 있는 일이다.

마인드셋2: 불편함은 곧 사라진다. 불편함을 편하게 받아들여라.

마인드셋3: 노력은 탐구의 과정이다. 완수 없이 배움도 없다.

마인드셋4: 스트레스는 생각보다 힘이 세다. 기분이 안 좋다는 것만으로도 생산성이 떨어지고 완수에 악영향을 미친다.

 

미루는 습관을 끝내는 최고의 방법이 바로 유혹 묶기(temptation bundling)!

반드시 해야 하지만 원하지 않는 과제를 즉각적인 보상과 결합하는 것

내키지 않는 불쾌한 과제를 내가 좋아하는 것과 짝지어 충분히 유쾌한 일로 만들게 되면 그 무슨 일도 해낼 수 있다.

 

쉽고 작게 시작하라. 미루는 속성은 관성에서 빠르게 자란다. 따라서 일의 과정을 가급적 쉬운 움직임과 활동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러면 결국 관성의 반대인 추진력을 얻게 된다.

 

완수하는 자신을 위해 방해와 유혹을 제거한 환경을 만드는 법

어디서든 할 수 있는 디폴트 액션을 만들어라. 디폴트 액션으로 가장 원하는방향으로 가장 쉽고 저항 없이갈 수 있다.

싱글태스킹이 핵심이다. 멀태태스킹은 분명한 결점을 가지고 있다.

배칭은 정신을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비슷한 종류의 일을 함께 처리하는 것이다.

하지 말아야 할 일 목록은 해야 할 일 목록만큼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40-70 법칙은 당신을 행동하게 만드는 정보의 범위를 말한다. 40%가 안 되는 정보를 가지고 있다면 행동하지 마라. 70%를 가지고 있다면 행동해야 한다.

가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을 때, 이럴 때는 긴장을 풀고 휴식을 취해라. 이때가 정신적 회복의 시간이다.

 

각 챕터의 끝에 제시된 <간단 정리>를 통해 핵심을 확인할 수 있다. 1장부터 8장까지 모든 설명을 마치면 마지막으로 <요약 노트>가 제공된다. 끝까지 해내는 기술을 조목조목 확인하고 실천하도록 친절하면서도 끈질기게 리드한다.

 

책을 읽은 후 유혹 묶기와 싱글태스킹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

생각하는 대신 작은 시작으로 완수를 방해하는 불안과 완벽주의를 밀어내고 있다.

이것을 반영하여 나의 루틴에 조정했고 하루하루 나의 과제를 완수하고 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누구에게나계획은있다 #피터홀린스 #한빛비즈 #끝까지해내는기술 #유혹묶기 #책읽는샘 #함께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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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니와 9그룹 바다 탐험대 저스트YA 6
한요나 지음 / 책폴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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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4 버니와 9그룹 바다 탐험대(한요나 지음/책폴)

얼마 남지 않은 바다, 우리는 그곳으로 간다.

 

하지 말라는 일을 하는 건 문제가 아니다.

내가 열여덟이 되었다는 게 진짜 문제다.

 

우리 더 깊이, 더 멀리 가 보자. -<버니와 9그룹 바다 탐험대> 중에서

 

이런 글과 함께 주인공 버니가 산 언니에게 보내는 이메일로 시작하는 소설.

열여덟이란 나이에 어떤 비밀이 있는지.

주인공의 배경은 어떤지 읽어나가는 초반이 어지러웠다.

몇 장을 다시 읽은 후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이 소설의 배경이 현실이 아닌 가상이었다.

이 작품의 배경은 내가 완벽히 경험하지 못한 미래의 어느 곳에서 일어나는 어떤 이야기였다. 현실에서 경험할 수 있는 어떤 것에 근거해서 주인공만 가상인 소설이 아닌.

 

그런데 주인공의 이야기를 따라갈수록 왠지 어딘가 익숙하고 예상이 가능한 단서들이 등장한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위기를 배경으로, 자율과 창의가 아닌 청소년의 미래를 억압하는 교육제도와 양극화된 사회적 계층 등이 묘하게 얽혀있는 듯한 느낌을 계속 받으며 주인공을 따라 바다를 헤엄치고 있었다.

 

우리가 기후 위기라고 부르고 있는 현상의 종말을 맞이한 지구. 그 모습을 구체적으로 그리지 않고도 ! 그렇게 되겠구나!’라고 느끼게 그려내는 작가의 솜씨에 박수를 보낸다.

구체적으로 피가 범벅이 된 현상을 보여주지 않아도 그 오싹한 분위기를 그리는 잔혹 소설과 같은. 분리된 지역 사이의 차이와 차별을 통해 그리는 그림이 마치 오늘의 모습과 같다는 생각을 자꾸 하게 된다.

 

녹조로 가득한 들끓는 온도의 바다 너머 맑고 푸른 구역을 알게 된 열여덟 살 버니와 9그룹 친구들. 자립을 위한 선택의 시간이 다가오는 가운데 비밀리에 제한 구역 밖으로 나간다.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마주한 이들은 어떠한 물길을 헤엄쳐 내일로 향하게 될까?

 

모든 일은 바다에서 시작되었다. 우리가 훈련을 받는 곳, 우리가 살아가기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하는 곳.’

버니가 처음 우리에게 던진 말이다. 마치 인간과 생명의 기원이 바다에 있는 것처럼 그 마지막도 바다에 있음을 암시하듯이.

생명의 기원이자 지켜야만 하는 공간이 바다에 동시에 존재하는 한계선, 큰 깃발. 이유는 알려주지 않으면서 넘어가지 말라고만 하는 마지노선.

그러나 생로병사의 인류 역사는 선악과를 따먹으며 시작되었듯, 주인공은 그 큰 깃발을 넘으며 새로운 세상을 맞이하게 된다.

 

주인공이 속한 공동체는 지구의 겉껍질뿐만 아니라 지구 속 어딘가에 우리가 살 수 있을 만한 또 다른 지구가 있을 것이라 믿고 있다. 버니는 이 지구 공동설을 믿는 공동체에서 자라서 그냥 믿는다.

열여덟인 주인공의 최고 걱정은 바로 보호 종료’. 열아홉이 되면 각자가 지낼 곳을 선택하고, 테스트를 받아야 한다. 최종적으로 스무살이 되면 지하 탐험대, 동굴 탐험대 그리고 마지막으로 바다 탐험대에 배치된다. 새로운 땅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열다섯 살부터 성장 시설에서 배우는 건 그때를 대비한 지식과 기술이다. 수영에 재능이 있는 애들이 9그룹이 된다. 병에 걸릴까 두려운 더러운 물속으로 들어가기 위해 공동체에서 나눠 준 특수 슈트를 입는다. 대부분은 지하 탐험대와 동굴 탐험대 중 하나에 소속되고 소수의 사람들이 바다로 떠난다.

 

주인공 버니와 서윤이, 햇님이, 태인이. 서로가 보이지 않는 물속에서 부유물을 헤치고 앞으로 나아간다. 서로 거리를 적당히 유지하고 있다는 믿음을 품고, 서로의 발에 묶인 줄을 믿고. 우리 앞에 무엇이 있을지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가 가르는 물살의 힘에 집중한다. -<사과잼과 담배> 중에서

 

1~4그룹에 힘이 세거나 몸이 재빠른 아이들, 운동 능력이 뛰어난 아이들이 소속되고, 5~7그룹에는 손이 빠르거나 야무진 아이들이 소속되고, 9~10그룹은 수중 생활에 뛰어난 적응력을 노이는 아이들이 소속된다.

절대 남에게 관심이 없는 사람들과 달리, 자신에게 관심을 줬던 룸메이트 산 언니를 그리워하는 주인공과 새로운 룸메이트 햇님.

 

큰 깃발 너머 상상하던 마마 지구. 아주 맑은 물과 깨끗한 바다.

처음 도착한 마마 지구에서 경비대원에 발견된 주인공 그룹.

금지된 구역, 마마 지구에서 만난 탈그룹 아이를 잊지 못하는, 새로운 세상을 잊지 못하는 버니.

 

열아홉이든 스물이든 나이 한 살 더 먹는다고 갑자기 어른이 되는 것도 아닌데, 버니는 시설 밖으로 나가게 된다. 어른이 되는 것, 홀로 선다는 게 뭔지 모른 채로 보호 종료를 맞이해야 하는 버니. 답답함과 불안함이 밀려오고 자신감은 바닥인데 갑자기 혼자 살아남으라고 강요당하는 주인공.

 

자꾸 어른이 되라는 강요가, 어른이 되기 싫게 만든다.

어떻게 하는 건지도 모르는데 하라는 거야!” 소리를 지고 싶다.

 

SF소설이지만 이미 알고 있던 환경문제가 배경이라서일까, 낯설지 않은 느낌의 소설.

읽는 동안 청소년소설, 성장드라마의 느낌이 더 강했다.

어느 시대나 어른이 되는 건 두려운 일이고 어려운 도전이다.

도망치지 않고 도전하는 주인공 버니의 혼란에 공감했고, 자꾸만 버니의 성장을 응원하게 되는 소설이다.

하지만 결국 해내는 사람이 있다는 것, 그 사람이 버니였으면 하는 바람이 가득하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버니와9그룹바다탐험대 #한요나 #책폴 #책읽는샘 #함께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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