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 천재 홍대리의 성경 머니?
손봉석 지음 / 두란노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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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4 <성경 머니?(손봉석 지음/두란노)>

경제 전문가의 눈으로 본 성경적 재정 관리

성경을 보면 하나님을 섬기고 예수의 구원을 믿는 이야기 뿐만 아니라 돈 이야기가 많다.

세무공무원 출신으로 세무사, 공인회계사, 회계컨설팅 대표이자 강사로 활동하는 저자.

처음 하나님을 알게 되고 성경을 5개월만에 통독을 하고 그 후 한 달에 한 번씩 통독을 하고 있다니 대단하다.

새벽 4시에 기상해서 12시에 퇴근하고 운동을 하고 4시에 집에 가서 가족과 함께 지낸다는 라이프스타일도 대단하다.

저자는 성경 속에 등장하는 돈과 관련한 원리들을 쉽게 설명하고 있다.

 

성경을 보면 돈을 다스리는 법이 보인다

하나님은 우리가 돈에 끌려다니지 않고 돈을 다스리기를 바라신다.

하나님의 자녀가 이 땅에서 왕 같은 제사장으로 살기를 원하신다. 그래서 성경 곳곳에 돈에 대한 가르침을 기록하신 것이다.

 

하나님은 우주를 만들기 전부터 우리를 마음에 품으시고, 당신의 목적을 위해 우리를 만드셨다. 하나님은 자기의 형상과 모양을 따라 인간을 지으셨다.

그러므로 사람들이 나를 보면서 하나님을 느끼고 그분의 형상을 볼 수 있다면 그 사람은 참 그리스도인이요, 그런 사람이 되는 것이 우리 모두의 신앙 목표가 되어야 한다.

우리는 돈에 목매달지 말아야 한다. 하나님의 창조물인 우리는 돈보다 훨씬 값진 존재이기 때문이다.

 

돈으로부터 자유롭고 싶은가? 이웃과 나를 비교하며 얼마나 더 많이 가졌는가, 얼마나 덜 가졌는가를 두고 삶의 가치나 행복을 논하지 말기 바란다. 그런 것에 신경 쓰지 않고 하나님이 내게 허락하신 지금의 상태가 최고임을 인정하며 진정한 자족을 배울 때 진정한 부자가 될 수 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자유를 주셨다. 그러므로 우리는 굳건하게 서서 다시는 종의 멍에를 스스로 메지 말아야 한다.

 

우리나라 부모들은 어릴 때 돈을 알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아이들에게 돈 이야기를 잘 안 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요즘 아이들은 돈의 소중함을 모르고 함부로 사용합니다. 원하면 부모에게서 쉽게 돈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경제 교육의 핵심은 자신의 노력으로 돈을 벌어서 쓰는 습관을 길러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거저 얻는 것은 아무 것도 없으며, 무언가를 얻기 원한다면 정당한 대가가 필요함을 가르쳐주어야 합니다.

 

우선순위를 아는 것이 재정관리의 첫 걸음이다.

많은 사람들은 쓰고 남은 것을 저축하려고 한다. 그러나 성공하는 사람들은 먼저 저축하고 나머지로 생활을 영위한다. 돈 관리 시스템의 변경은 행복지수를 유지하면서 저축을 늘리는 방식이다.

생각보다 많은 가정의 통장의 성벽이 무너져있다. 그러니 열심히 일해 돈을 벌고 아무리 아껴 써도 저축보다는 빚이 생기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항상 빚의 위험보다 돈을 쓰는 재미가 우선하므로 빚을 내서 소비를 한다. 과소비로 인한 빚을 없애려면 소비를 어렵게 하면 된다. 가령 카드를 과감히 잘라 버리고 현금을 찾아 쓰는 것이다.

또한 올바른 저축을 위해 통장 쪼개기와 통장에 이름을 붙이는 방법이 있다.

이것은 저축하는 목적을 기록하는 일로, 가정 경제를 세우는 데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이기도 하다.

 

적게 벌어서 문제가 아니라 많이 써서 문제다.

빚을 졌으면 갚을 생각부터 하라.

행복은 빚을 지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니라 빚을 갚는 데에 있다.

 

나는 새벽 4시에 일어나서 미래를 위한 준비를 한다. 찬양으로 하루를 시작하여 말씀을 읽고 기도를 한다. 공부도 하고 글도 쓰고 생각도 한다. 이것이 지금의 나를 위해 내가 지금까지 해온 장기적인 투자다. p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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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 반성문
정영학 지음 / 더난출판사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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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3 <리더 반성문(정영학 지음/더난출판)>

오늘 하루, 나는 진짜 리더의 일을 했는가

전자공학과 슈퍼컴퓨터를 전공한 저자는 IT업계에서 일하면서 다양한 현장 경험을 쌓았다.

이후 우리나라의 여러 대기업들을 대상으로 리더십과 조직 관리에 관한 활발한 강의를 하고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유수의 기업에서의 강의 내용 중 핵심을 정리하여 리더 반성문이란 역작을 탄생시켰다.

 

이 책은 여섯 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각 챕터가 시작되기 전에 intro를 통해 각 챕터의 핵심주제를 안내한다.

그리고 각 챕터에 포함된 10개 내외의 소주제마다 마무리에 breakthrough를 마련하여 저자의 질문에 스스로 대답하는 시간을 갖게 하였다.

이 질문들이 바로 저자 강의의 핵심 포인트임을 확인할 수 있고, 이 질문에 대답하며 성장하는 리더의 모습을 그려볼 수 있다.

각 챕터의 마지막엔 ‘coda’란을 마련하여 저자의 결론 겸 당부를 전하고 있다.

 

이 책의 핵심을 요약하면 지즉위진간(知則爲眞看)”이다.

이 말을 풀어보면 리더가 알아야 조직을 운영하고 구성원의 성장을 도울 수 있다.” 정도가 되겠다.

리더가 제대로 알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좋은 방법이 있다.

바로 자신에게 주어진 문제에 대해 정의를 내려보면 된다.

정의하고 설명할 수 있다면 알고 있는 것이고, 그렇지 못하면 모르는 것이다.

 

첫째 챕터에서는 바로 조직 운영과 관련한 분야에 대한 정의를 내려본다.

성과, 동기부여, 커뮤니케이션, 메시지 전달, 논리적 대화, 성과 지표 등 분야별로 질문을 하고 제대로 공부해본다.

 

2장에서는 동기유발의 방법을 공부한다.

저자는 동기가 부여되기만 해서는 안 되고 제대로 동기가 유발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동기 유발을 구분한다.

고차원 동기에 해당하는 즐거움, 의미, 성장.

저차원 동기에 해당하는 정서적 압박, 경제적 압박, 타성.

동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동기가 촉발되고 지속해야 한다는 점이다.

사람은 인센티브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인센티브만을 강조하는 리더는 지속성이라는 동기유발의 핵심 포인트를 놓치고 있는 것이다.

행복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행복감을 위한 세 가지 필수 영양소로 자율감, 유대감, 역량감을 꼽는다.

앞서 이야기한 즐거움, 의미, 성장은 인간의 근원적인 심리에서 비롯됐으며 각각 자율감, 유대감, 역량감과 관련되어 있다.

 

3장에서는 성과에 대한 정확한 정의와 지식 그리고 구성원의 역량에 관한 자신만의 확고한 철학이 강조된다.

오늘날을 뷰카(VUCA) 시대라고 정의하고 적응적 성과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Volatility(변동성): 변화의 속도가 매우 빠르고 다양한 양상으로 전개된다.

Uncertainty(불확실성): 미래 상황에 대한 변수가 많아서 모든 것이 예측하기 어렵다.

Complexity(복잡성): 인과관계가 단순하지 않고 다양한 요인이 작용한다.

Ambiguity(모호성): 현상이 뚜렷하지 않고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효과적인 피드백이 되기 위한 조건 세 가지

정기적으로 시간을 정하여 비공개 일대일 면담을 진행한다.

구성원이 지지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도록 북돋아준다.

코칭, 상담을 통해 개인적인 성장을 이루도록 지원한다.

 

4장은 일의 속도를 높이는 생각 정리의 기술이다.

생각에는 사고의 프로세스가 있으며, 그 프로세스를 온전히 장악하는 프레임워크라는 것이 존재한다. 프로세스란 생각을 밀고 나가는 일정한 흐름과 방향을 의미하며, 프레임워크는 그 생각을 다루는 일정한 뼈대나 틀 혹은 체제를 의미한다.

미씨(MECE) 프레임워크: Mutually Exclusive Collectively Exhaustive ‘중복되지도, 누락되지도 않은전체를 구조적으로 파악하고, 상호 중복되지 않고, 전체로서 누락이 없게 그루핑하는 것

귀납법과 연역법, 피라미드 구조

 

5장은 회의, 지시, 보고를 어떻게 바꾸고 혁신할지를 공부한다.

리더가 회의를 유연하게 주도하려면

직급 파괴를 통해 자유로운 분위기를 조성한다.

우뇌를 자극하여 다양한 의견이 나오게 한다.

브레인스토밍 원칙을 철저하게 지킨다.

리더는 멍석만 깔고 뒤로 물러난다.

보고할 때 활용할 수 있는 논리적 사고 기법 PREP

Point(결론, 요점) - Reason(근거, 이유) - Example(사실, 사례) - Point(결론, 요점)

일을 지시할 때는 구성원이 왜(WHY) 그 일을 해야 하는지를 설명해줘야 한다. 그 일을 해야 하는 이유를 알고 있는 구성원과 그렇지 않은 구성원은 일의 시작점부터 다르다.

리더의 의도를 명확하게 전달하려면 이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마지막 6장은 화룡점정, 실행력을 높이는 기술

현장에서 성과관리를 위해 가장 많이 사용하는 KPI(Key Performance Indicator)보다 저자가 강조하는 지표는 OKR(Objective Key Results).

Objective(핵심 목표): 무엇을 이룰 것인가?

Key Result(핵심 결과): 어떻게 이룰 것인가?

KPI는 성과 관리와 평가 그리고 평가에 의한 보상에 목적을 두고 있다. 반면 OKR은 철저하게 목표 달성에 목적을 두며 다른 목적으로 활용하지 않는다.

KPI어떻게 공평하게 평가와 보상을 할 것인가라는 문제에 집중하는 기법이다. 반면 OKR은 평가와 보상보다는 목표 달성에 집중함으로써 기업의 성과 향상을 도모한다고 볼 수 있다.

효과적인 OKR활용을 위한 세 가지 원칙

첫째, 시행 전에 구성원과 충분한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둘째, OKR을 구성원을 평가하는 기준이나 잣대가 아니라 피드백 도구로 활용해야 한다.

셋째, OKR을 인센티브와 연결해서는 안 된다.

 

모든 사람은 세상을 바꾸려고 할 뿐 자신을 바꾸려고 하지 않는다.” -톨스토이

 

리더반성문,정영학,더난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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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옳다 - 정혜신의 적정심리학
정혜신 지음 / 해냄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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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2 <당신이 옳다(정혜신 지음/해냄)>

저자는 국가폭력 피해자들을 돕기 위해 만든 재단 진실의 힘에서 집단 상담을 이끌어 왔다.

그가 보듬어준 사람들을 보면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와 그 가족, 세월호 참사 피해자들이 대표적이다.

그는 우리에겐 정신과 의사나 심리상담사 등 전문가에 의존하지 않고도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치유법이 필요하다고 진단한다.

저자는 자신의 심리학을 적정심리학이라고 부른다.

적정기술이란 단어가 있다. 큰 비용을 들이지 않으면서도 개발도상국이나 빈곤국의 삶의 질 향상과 빈곤 퇴치를 위해 적용되는 기술이다.

당신 자기 자신을 지탱할 수 없는 정신적 위기에 빠진 이를 그저 보고만 있는 것이 아니라 지지해줄 수 있는 방법, 요즘 많은 사람들이 익히고 있는 심폐소생술처럼 전문의의 처방과 처치까지 기다리기 전에 시행할 수 있는 치유법을 적정심리학이라고 불렀다.

나와 내 옆 사람의 속마음을 이해하고 도울 수 있는 소박한 심리학 적정심리학을 공부해본다.

 

연예인들이 갖고 있는 정신질환 중 공황장애가 있다.

스타가 아니더라도 부모나 배우자의 강력한 기대에 부응하는 것 자체를 자기 삶으로 받아들이며 사는 사람들, 주어진 역할에 헌신하는 것이 자기 삶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고 살아가는 사람의 삶은 스타들이 겪는 공황장애 삶의 원리와 매우 닮아 있다.

자기성(自己性)이 소거된 채 살아가는 것은 위험하다.

누구든 내 삶이 나와 멀어질수록 위험해진다.

 

가장 절박하고 힘이 부치는 순간에 사람에게 필요한 건

네가 그럴 때는 분명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너는 옳다는 자기 존재 자체에 대한 수용이다.

그것은 확실한 내 편 인증이다. 이것이 심리적 생명줄을 유지하기 위해 사람에게 꼭 필요한 산소 공급이다.

당신이 옳다.”

온 체중을 실은 그 짧은 문장만큼 누군가를 강력하게 변화시키는 말은 세상에 또 없다.

 

죄의식과 무력감은 겉보기엔 자신만 갉아먹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감정으로 보이지만 그렇지 않았다. 유사 이래 가장 강한 위력을 내포한 사회적 힘을 이끌어냈다. 죄의식과 무력감의 연대가 해낸 일이다.

우리가 살면서 겪는 모든 감정들은 삶의 나침반이다. 약으로 함부로 없앨 하찮은 것이 아니다. 약으로 무조건 눌러버리면 내 삶의 나침반과 등대도 함께 사라진다. 감정은 내 존재의 핵이다.

 

내 느낌이나 감정은 내 존재로 들어가는 문이다. 느낌을 통해 사람은 진솔한 자기 존재를 만날 수 있다. 느낌을 통해 사람은 자기 존재에 더 밀착할 수 있다. 느낌에 민감해지면 액세서리나 스펙 차원의 가 아니라 존재 차원의 를 더 수월하게 만날 수 있다. ‘가 또렷해져야 그 다음부터 내 삶을 살아갈 수 있다.

 

충조평판(충고, 조언, 평가, 판단)’ 날리지 말고 공감하라

 

심리적 CPR처럼 보이지만 가 아닌 많은 것들을 젖히고 라는 존재 바로 그 위를 강하게 자극하는 것이다. ‘라는 존재의 핵심이 위치한 곳은 내 감정, 내 느낌이므로 의 안녕에 대한 판단은 거기에 준해서 할 때 정확하다. 심리적 CPR이 필요한 상황인지 아닌지도 감정에 따라야 마땅하다.

 

공감은 다정한 시선으로 사람 마음을 구석구석, 천천히, 환하게 볼 수 있을 때 닿을 수 있는 어떤 상태다.

사람의 내면을 한 조각, 한 조각 보다가 점차로 그 마음의 전체 모습이 보이면서 도달하는 깊은 이해의 단계가 공감이다.

상황을, 그 사람을 더 자세히 알면 알수록 상대를 더 이해하게 되고 이해하면 할수록 공감은 깊어진다.

그래서 공감은 타고나는 성품이 아니라 내 걸음으로 한발 한발 내딛으며 얻게 되는 무엇이다.

 

문이 존재 자체라면 문고리는 존재의 감정이나 느낌이다.

존재의 감정이나 느낌에 정확하게 눈을 포개고 공감할 때 사람의 속마음은 결정적으로 열린다.

공감은 그 문고리를 돌리는 힘이다.

 

국가의 국경처럼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경계가 존재한다.

국경 수비대가 하는 일은 사람 사이의 경제에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데 사람 사이의 경계는 눈에 보이지 않아서 지키는 일이 어렵다.

그 경계를 인지할 수 있어야만 나도 지키고 생대방을 침범하지 않을 수 있다.

 

경계란 개념은 이상향이 아니라 구체적이며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것이다.

사회적 관계에서는 너와 나를 갑과 을로 나눌지 모르지만 심리적으로 모든 사람은 갑 대 갑이다.

갑과 을 같은 사회적 관계로 너와 나의 관계 전체가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만 인지할 수 있어도 갑을 관계를 갑갑의 관계로 바꿀 수 있다.

 

자신에 대한 성찰을 건너뛰고 타인의 마음을 공감하는 일로 넘어갈 방법은 없다. 타인에 대한 공감이 자전거의 왼쪽 페달이라면 자기를 살펴보는 일은 동시에 돌아가는 오른쪽 페달이다. 한쪽이 돌아가지 않으면 그 즉시 자전거는 멈추고 넘어진다. 자기에 대한 성찰이 멈추는 순간 타인에 대한 공감도 바로 멈춘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자기 성찰의 부재는 공감을 방해하는 허들이 된다.

 

누구나 한결같이 공감받고 공감하며 살길 원하면서도 막상 그렇게 살기 힘든 건 공감까지 가는 길목에서 여러 허들을 만나기 때문이다.

그 허들을 잘 넘어야 마침내 공감에 도달할 수 있다.

그토록 원하는 공감받고 공감하는 삶을 살기 위해선 허들의 실체를 알아야 한다.

대표적인 허들이 감정에 대한 통념이다.

 

역할에 충실한 관계란 모름지기 주부란, 아내란, 엄마란, 며느리란 이러이러해야 한다. 모름지기 가장이란, 아빠란, 아들이란, 사위란 이러이러해야 한다는 집단 사고에 충실한 삶이다.

역할 놀이 중인 삶이다.

이런 삶, 이런 관계 속에서 상대가 누군지, 나는 어떤 존재인지 알 수 없는 건 당연하다.

내 심리적 S라인이 드러나지 않는 삶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살면서 한 번도 그의 속살을 본 적이 없는 삶이다.

 

상대방의 감정과 똑같이 느끼는 것이 공감인가. 공감을 잘한다는 건 상대와 똑같은 감정을 느끼는 상태까지 가야 하는 것인가. 아니다. 공감은 똑같이 느끼는 상태가 아니라 상대가 가지는 감정이나 느낌이 그럴 수 있겠다고 기꺼이 수용되고 이해되는 상태다. 그 상태가 되면 상대방 감정결에 바짝 다가가서 그 느낌을 더 잘 알고 끄덕이게 된다. 상대와 같은 감정을 느끼게 되는 경우도 있지만 안 되는 경우도 있다. 상관없다.

 

존재에 집중해서 묻고 듣고, 더 많이 묻고 듣다 보면 사람도 상황도 스스로 전모를 드러낸다.

그랬구나. 그런데 그건 어떤 마음에서 그런 건데.

네 마음은 어땠는데 핑퐁게임 하듯 주고받는 동안 둘의 마음이 서서히 주파수가 맞아간다.

소리가 정확하게 들리기 시작한다.

공감 혹은 공명이다.

 

안전하다는 느낌만 있으면 상처 받은 사람은 어떤 얘기보다도 그 얘기를 하고 싶어 한다.

자기 얘기를 잘 들어줄 것 같은 기미가 조금이라도 보이는 사람을 만나면 낯선 상황이나 낯선 사람이라도 어떤 식이로든 그 말을 꺼내는 경우가 많다.

이해받고 위로받고 싶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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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지 2 - 아모르 마네트
김진명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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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2019-091 <직지2(김진명 지음/쌤앤파커스)>

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본인 직지를 소재로 한 김진명의 장편소설 #직지 의 2.

소설의 시작이자 해결과제였던 희대의 살인사건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2편의 도입부에는 이 소설의 큰 기둥이 되는 두 인물이 언급된다.

카레나쿠자누스

그리고는 바로 세종의 한글 창제 과정이 소개된다.

 

직지와 한글 창제는 어떤 관계가 있는가?

요즘 상영되는 나랏말싸미에도 등장하는 한글 창제의 과정들.

신미대사와 주자소의 양승락과 은수.

세종은 집현전 학자들마저 만류하는 한글 창제를 통해 권력을 백성들에게 나누어주려고 하였다.

 

신미는 깊이 고개를 숙였다. 그는 왕의 바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새로운 글자는 누구나 한나절이면 익힐 수 있고, 보름이면 능숙하게 쓸 수 있도록 쉽고도 쉽게 만들어지고 있었다. 왕은 글자가 완성되면 바로 금속활자를 이용해 대대적으로 인쇄에 돌입하여 온 세상에 책이 넘쳐나게 하겠다는 야망을 가지고 있었다. p23

 

그러나 기득권층은 그리 만만치 않았다. 세계사적으로도 유래를 찾아볼 수 있는 자기나라의 문자의 창조를 반기는 기득권층은 없었다.

조국과 민족은 ‘1’도 상관하지 않고 오직 자신의 안위와 권력만을 추구하는 세력들에 의해 사면초가였던 세종의 모습이 쓸쓸하게 소설에 서술되어있다.

그 세종의 지원군이었던 신미와 주자소의 가족들의 운명도 평탄할 수는 없었다.

은수는 아버지의 죽음을 슬퍼할 틈도 없이 납치되어 중국으로 팔려간다.

이것이 이 소설의 전체 얼개를 이루는 시작이었다.

 

영화 같은 소설의 주인공이면 거칠만한 죽음보다 더한 고통들을 거친 후에 자신을 돌아보는 은수.

자신을 양녀로 받아들이고 도피시켜준 유겸, 객주에서 불한당을 제지하던 이름 모를 노인과 손님들, 모두 자신이 힘들어지더라도 남을 위해 나서는 거룩한 이들이었고 영원히 기억에 남을 이들이었다. 은수는 목에 걸린 은십자가 목걸이를 가만히 쓰다듬으며 목걸이에 새겨진 글귀를 되뇌었다.

템푸스 푸지트, 아모르 마네트(Tempus Fugit, Amor Manet)”

은수는 라틴어를 깨우치면서 이 글귀가 세월은 흘러도 사랑은 남는다는 뜻인 걸 알게 되었다. -p157

 

카레나와 쿠자누스의 목숨을 건 노력과 구텐베르크의 혼을 바친 10년 노력 끝에 드디어 1,286페이지 분량의 금속활자 성경 180부가 탄생한다.

작가는 구텐베르크와 직지 사이의 경쟁과 비교보다 금속활자의 탄생이 가져온 혁명적 변화에 방점을 찍고 있다. 또한 한글 역시 같은 혁명적 변화를 가져온다고 주장한다.

 

직지와 한글은 우리 민족의 자랑이기 이전에 인간 지능의 금자탑입니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직지와 한글은 그 존재 자체가 소수의 독점으로부터 지식을 해방시켜 온 인류가 손잡고 동행하자는 지식혁명입니다. 이기심에서 벗어나 이타심의 세계로 나아가자는 위대한 메시지가 그 안에 있는 것입니다. -p263

 

작가의 이에 머무르지 않고 세계 최초 5G 시대를 이끄는 우리의 정보통신 기술 역시 위의 정신이 바탕을 이루었다고 강조한다.

저는 이것이 기술만이 아니라 직지의 저력과 한글의 정신이 결합해 발휘하는 보이지 않는 힘의 상승작용 덕분이라 생각합니다. 직지와 한글과 반도체는 인류의 지식혁명을 이끄는 대한민국의 3대 걸작입니다. -p265

 

살인사건의 배경과 해결과정보다 우리의 직지와 한글 그리고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의 발명과정과 관련된 역사적, 정치적 그리고 문화적 의미를 공부하는 시간을 만들어준 소설이었다.

 

7월초부터 시작된 일본의 경제침략으로 국가적 위기를 맞고 있는 지금.

우리 내부의 반응들을 살펴보면서 김진명 작가의 외침이 들리는 듯하다.

은수, 카레나의 마지막 문장.

상감마마, 새 글자는 완성하셨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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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지 1 - 아모르 마네트
김진명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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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2019-090 <직지1(김진명 지음/쌤앤파커스)>

김진명 장편소설이라면 믿고 읽을 수 있는 소설!

이번 책은 우리의 역사 유산인 직지가 주제다.

소설의 시작은 잔혹한 살인사건이다.

서울대학교 언어학과 퇴임교수인 전형우 교수는 전대미문의 참혹한 살인의 희생양이 된다.

창으로 왼쪽 가슴이 관통 당하고, 귀밑에는 네 개의 구멍.

그 구멍으로 피를 빨려 사망했을 것으로 추론되는 희대의 살인사건.

이 사건을 취재하는 중앙일보 김기연 기자.

희생자는 라틴어 전문가이고 조용히 학문의 길로만 정진하였던 분인데 그와 연결된 서원대학교 김정진 교수.

그는 직지의 우수성을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아야 한다는 신념이 강한 사람으로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가 각광받는 것에 불만이 강하다.

 

라틴어 전문가인 퇴임교수의 죽음과 직지의 관계는 무엇일까?

어떤 관계가 있기에 우리나라에서는 보고된 적이 없는 처참한 방식으로 살해를 당했는가?

 

이 질문에 대해 김기연 기자의 탐문이 계속된다.

백운화상초록 불조직지심체요절이 정식 명칭인 직지는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보다 최소 78년 이상 앞서있다고 알려져 있다.

우리는 직지가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라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지만 세계사를 바꾼 위대한 지식혁명의 주인공으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

세계 최초라는 구호만 공허하게 외치고 있는 것이 실상이라는 것이다.

 

작가가 이번 소설의 모티브로 삼은 것은 바로 직지의 유럽 전파설이다.

소설 속 등장인물인 스트라스부르대학교의 피셔 교수.

그는 전형우 교수와 로마대학교 동문이자 서지학을 전공으로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구텐베르크의 초기 인쇄본이 고려 혹은 조선의 영향을 받았음을 증명하는 논문을 작성한 교수이다.

 

김 기자는 희생자의 죽음은 교황의 편지로 말미암아 직지에 연루되었고, 그 과정에서 아무도 모르는 어떤 비밀에 다가섰기 때문으로 보고 유럽까지 달려간다.

 

직지를 최고로 주장하는 한국의 청주 편과 구텐베르크를 최고로 치며 직지를 무시하는 독일의 마인츠 편이 함께한 심포지엄의 자리.

작가는 김 기자의 입을 빌려 통렬한 주장을 펼친다.

독일은 직지의 씨앗을 인정하고 한국은 독일의 열매를 인정해야 한다!”

 

여전히 살인사건의 실마리는 잡히지 않고 귀국을 앞두고 있던 김 기자와 김 교수.

영국 최고 수사전문가인 이안 펨블턴을 통해 사건의 실마리를 이어간다.

직지와 구텐베르크. 희생당한 전형우 교수와 교황청 사이의 편지.

1편은 혼돈 속에서 마무리되고 2편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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