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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작하는 평생 독서법 - 잘 고르고, 읽고, 쓰는 즐거움
김선영 지음 / 더퀘스트 / 2025년 9월
평점 :

책을 산다. SNS에 올린다. 그리고 책장에 꽂아둔다. 표지가 예뻐서, 제목이 끌려서 샀지만 정작 첫 장을 넘기기까지는 한참이 걸린다. 책 읽는 게 힙한 취미라지만, 현실은 그렇게 녹록하지 않다. 《어른의 문장력》과 《어른의 문해력》으로 10만 독자의 읽고 쓰기를 책임져온 김선영 작가는 신작 《다시 시작하는 평생 독서법》에서 바로 이 지점을 날카롭게 짚는다.
이 책의 미덕은 단순한 독서 기술을 넘어, “독서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자”고 제안한다는 점이다. 다독·속독의 기술이나 타인의 추천에 의존하는 방식으로는 우주처럼 광활한 책의 세계에서 길을 잃기 쉽다. 저자는 19년 차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오랜 독서가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책을 고르고·읽고·쓰고·남기는 전 과정을 완전히 새롭게 코칭한다.

책의 구성은 독서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따른다. 먼저 ‘왜 책에 빠져들지 못하는가’를 진단한 뒤, 2장에서는 망망대해 같은 서점을 탐색하는 법을 알려준다. 서점 탐방, 온라인 리뷰 200% 활용, 출판사 SNS 구독, 작은 책방과 헌책방의 매력까지 구체적인 노하우가 가득하다. 3장에서는 나에게 맞는 책을 고르는 법과, 책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확장성을 강조한다.
특히 저자의 독서 경험담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유시민 작가의 책을 읽다 신영복 선생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으로 이어지고, 최은영 작가의 《쇼코의 미소》를 시작으로 그의 전작들을 탐독하게 된 과정은 독서가 삶을 확장하는 여정임을 잘 보여준다. 책은 단순한 정보가 아니라, 또 다른 세계와 사람을 만나게 하는 다리임을 실감하게 한다.
실용적인 팁도 풍성하다. 분야별·작가별로 책장을 정리하고, 가장 높은 곳에 ‘인생 책’ 코너를 만들라는 조언, 글이 막힐 때 요조의 《아무튼 떡볶이》를 꺼내 읽으며 실제로 떡볶이를 주문하는 유쾌한 일화, 《철도원 삼대》의 복잡한 인물 관계를 마인드맵으로 정리해 블로그에 공유한 경험까지. 독서는 책장 안에 머무르지 않고, 삶과 사람을 연결하는 살아 있는 활동이 된다.

후반부에서는 300자 독후감, 그림 독서, AI와의 대화, 북튜버 되기 같은 신선한 아이디어들이 소개된다. 전자책과 오디오북, 아침 낭송 루틴처럼 현대적인 방법론까지 아우르며, ‘평생 독서법’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확장된 독서를 제안한다. 중간중간 배치된 ‘도끼 같은 책’ 코너는 카프카의 말처럼 얼어붙은 내면을 깨뜨리는 경험을 선사한다.
결국 이 책이 전하는 핵심은 분명하다. “책도 급하게 많이 읽으면 체한다.” 중요한 것은 권수나 속도가 아니라, 잘 고르고 즐겁게 읽으며 삶에 남기는 독서다. 습관이 될 때 독서는 더욱 강력해진다.
독서 초보자에게는 친절한 가이드가, 꾸준한 독서가에게는 새로운 영감을 주는 든든한 동반자가 되는 책. 멀어진 책과 다시 가까워지고 싶다면, 이 책과 함께 평생을 걸어갈 독서의 길을 다시 시작해보길 권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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