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숙제 - 앞으로 나아갈 대한민국을 위한 경제학자의 제언
한지원 지음 / 한빛비즈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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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 대통령의 숙제(한지원 지음/한빛비즈)

앞으로 나아갈 대한민국을 위한 경제학자의 제언

경제 및 노동 운동 전문가인 저자가 내놓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적 고찰과 제언이 한 권의 책으로 묶였다. 우리의 정치 현실이 진영 논리에 매몰되어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는 현실에서 귀한 비판과 제언이다. 민주시민이 주인이 되는 진정한 민주 사회, 민주 국가를 건설하기 위한 전략 수립과 집행에 시간이 모자라다.

 

문재인 정부를 분석하고 있지만 사실 이 책은 우리나라의 대통령제가 갖는 제도적 한계와 그에 따른 한국 민주주의의 실패를 분석하고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책이다.

저자는 먹고살기 바쁜 상황에서 한가롭게 민주주의 타령이나 하고 있냐는 비판에 단호하게 민주주의가 경제를 담는 그릇임을 강조하고 있다. 민주주의가 발전과 경제적 성과는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민주주의의 타락은 경제적 침체를 가져온다고 주장한다. 그 예시로 드는 나라가 바로 일본과 이탈리아다.

 

876월항쟁으로 군부독재의 장기집권을 저지하고 9차 개헌을 이루었다. 대통령의 임기를 5년 단임제로 하고 대통령의 국회 해산권 등을 폐지하여 장기독재의 가능성을 차단하였다. 그러나 현행 헌법 아래에서도 정경유착과 같은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가 상존하고 있음은 박근혜대통령 탄핵심판의 판결문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2016년 가을부터 시작된 촛불혁명은 적폐청산을 외쳤지만 청산된 것은 오직 박근혜 개인이었다는 것이 저자의 지적이다. 촛불세력의 요구는 국정농단의 필요조건이었던 제왕적 대통령제의 개혁이 아니라, 국정농단을 일으킨 정치 세력을 일소해보겠다는 진영논리에 가까웠다.

더군다나 진영 청산론으로 편향된 적폐청산 사업은 극단적 진영 갈등으로 번졌다.

 

저자는 촛불정부가 헌법재판소 판결문에도 나와 있는 국정농단의 원인을 왜 무시했는지 프랑스 혁명의 교훈에서 찾고 있다. 새 대통령에 대한 대중의 압도적 지지는 국정 농단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게 아니라, 새 집권 세력의 입지를 다지는 데 사용됐다. 마치 프랑스혁명에서 나폴레옹과 그의 사촌 나폴레옹 3세가 대중적 지지를 업고 황제로 등극했던 것처럼 말이다.

 

정적을 청산하기 위한 민주주의, 내 진영을 모으기 위한 민주주의는 폭력과 지대의 교환을 재생산하는 한국의 두 제도, 제왕적 대통령제와 재벌을 개혁하지 못한다. 제도적으로 결함이 있는데 규범마저 엉망이다 보니, 대통령은 권한 남용과 부패를 피하지 못한다. 재벌은 정경유착으로 지대를 키우며 한국경제의 발목을 잡는다. 이승만 시대에 설정된 민주주의의 경로 의존성이 정말로 무서우리만큼 한국을 지배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역시 마찬가지였다. -<2장 대통령 잔혹사> 중에서

 

이명박, 박근혜는 제도적으로 보장된 제왕적 권력에 권위주의적 통치 스타일을 더한 사례였다. 두 대통령의 권위적인 통치 스타일이 대통령 권력의 모호한 경계를 단숨에 뛰어넘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통치 스타일 측면에서는 이전의 권위적 성격을 탈피했다. 그런데 스타일과 별개로 대통령 권력은 더 커졌다는 게 문제였다. 청와대 규모는 이전 정권보다 커졌고, 낙하산으로 불리는 엽관제의 오남용도 줄지 않았다.

 

최저임금 결정 과정은 문재인 정부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여론이 곧 민주주의이며, 여론이 과학적 진리보다 우위에 있다는 믿음 말이다. 소득주도성장을 채택한 이유도 그 내용이 대중의 선호에 부합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부동산 죄악세는 죄가 될 수 없는 것을 억울-남탓의 프레임으로 죄로 만든 것이다. ‘억울-남탓의 경제정책은 문제를 해결하는 게 아니다. 분노한 대중을 정치적으로 동원하는 데 주목할 뿐이다.

 

여론의 지배를 받는 정부는 경제정책에서 치명적 문제를 일으킨다.

첫째, 여론이 과학에 앞선다는 믿음으로 현실에서 작동할 수 없는 정책을 밀어붙인다.

둘째, 복잡한 이해관계를 조정하기보다 억울-남탓의 프레임으로 대중의 분노를 정치적으로 동원하려고 한다.

셋째, 현재 유권자를 만족시키기 위해 다음 세대를 착취하는 정부 빚을 무분별하게 늘린다. -<3장 경제학에 반대하는 정치> 중에서

 

우리가 역사를 통해 얻어야 하는 시사점은 반일과 친북이 아니다. 세계정세의 변화를 냉정하게 과학적으로 읽어야 한다는 점과 시대변화의 골든타임을 절대 허비하면 안 된다는 점이다. 민주주의의 발전 방향은 세계 경제, 대외 관계에 관한 과학적 분석과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여론과 감정에 지배되는 민주주의는 세계와 경제라는 제약을 만나면 국민 모두를 불행하게 만들 수도 있다. -<4장 역사에 복수하는 정치> 중에서

 

저자가 제시하는 개혁 과제 4가지

저성장·불평등 시대에 적합한 민주주의

제왕적 대통령제 개혁

지대 동맹을 이완시키기 위한 개혁

동아시아 안보 위기에 대응하는 민주주의

 

양약고구. 몸에 좋은 약이 쓰다고 했다. 3만 불 언저리에서 비틀거리는 우리의 민주 사회에 대한 저자의 신랄한 비판을 제대로 수용하여 건설적인 미래 전략이 수립되기를 바랄 뿐이다. 비틀거리는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는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대통령의숙제 #한지원 #한빛비즈 #문재인정부평가 #제왕적대통령제 #민주주의살리기 #함께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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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적으로 상식을 배우는 법 - 당당한 교양인으로 살기 위한
제바스티안 클루스만 지음, 이지윤 옮김 / 한빛비즈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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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 상식적으로 상식을 배우는 법(제바스티안 클루스만 지음/한빛비즈)

당당한 교양인으로 살기 위한 상식적으로 상식을 배우는 법

어릴 적 즐겨보던 <장학퀴즈>라는 프로그램. 어려운 문제들을 거침없이 맞혀내는 척척박사들을 보며 나도 크면 저기 나가야지!’라고 마음먹던 시절이 있었다.

실제로 퀴즈 프로그램에 나가지는 않았지만, 상식 퀴즈 프로그램에 관한 관심은 계속되었다.

어릴 적부터의 독서 습관과 신문 읽기는 나의 상식을 평균 이상으로 높여주었다.

척척박사 수준은 아니었지만, 나의 상식 수준은 세상을 이해하거나 학교 수업을 따라가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

몇 년 전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이란 책이 있다. ‘지대넓얕으로 불렀던 그 책도 나의 상식을 정리하고 늘려나가는 데 도움이 되었다.

 

이 책은 지대넓얕의 스타일이 아니라, 유럽 퀴즈 대회 챔피언인 독일 저자가 알려주는 <지식을 재미있게 잘 쌓는 방법>이다.

저자는 스스로 퀴즈 전문가로 자부하고 있다. 독일 퀴즈 협회의 창립자이자 대표이자, 베를린 퀴즈 챔피언십에서 2011년부터 2018년까지 연속 우승한 기록 보유자이고, 독일 공영방송의 인기 퀴즈 프로그램에 고정출연을 하고 있다.

 

구글이 지배하는 시대에 상식을 쌓는 것이 무슨 의미인가?’라는 질문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요즘 아이들은 태어나면서부터 가지고 논다는 스마트폰에는 온 세상의 지식이 가득하다. 그런데 왜 우리는 지식을 쌓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가?

 

저자는 상식이 늘어난다는 것이 개인의 자기 계발 차원에서 의미 있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사회에 꼭 필요한 부가가치를 증가시키는 일이라고 주장한다.

상식을 갖춘 사람이 늘어나는 사회는 결속력이 높은 사회가 된다. 또한 그 사회가 당면한 과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창의력이 발휘되고 다양한 솔루션이 제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식을 늘려나가는 것은 타고난 재능이 아니라 누구나 의식적으로 터득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태어날 때부터 머리가 좋은 사람도 분명 있지만, 의식적인 학습이 우리의 뇌를 발달시킨다는 점은 분명하다. 지식을 새롭게 만나고 내 것이 된 지식으로 나는 존재감 있고 매력적인 사람으로 변화된다.

 

일상생활 속에서 지식의 기둥을 단단히 세우는 세 가지 방법

1 미디어를 의도적으로 다양하게 접한다.

TV 채널도 다양하게 돌려보고, 다른 신문사의 기사도 찾아보고, 라디오 뉴스도 들어보고.

서로 다른 출처에서 정보를 접하면 훨씬 다양한 관점으로 상식을 쌓을 수 있다.

2 어휘력을 꾸준히 넓힌다.

언어 이해도를 높이면 세상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

그러려면 자기 수준보다 어려운 텍스트를 읽으며 모르는 단어의 정의와 동의어, 반의어 등을 적극적으로 찾아보는 것이 좋다.

3 정보를 서로 연결해본다.

게임 속 역사에 매료되어 역사를 전공할 수도 있고, 스포츠를 보다가 과학에 흥미를 느낄 수도 있다.

이렇게 자신의 관심사와 지식 분야를 연결하면 남들과 다른 지식의 지도를 그릴 수 있다.

 

저자가 축적한 상식을 쌓는 내공의 힘과 자연스럽게 무언가를 배우며 실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팁과 다양한 예가 제시된다. 하루하루 상식, 지식을 늘려나가는 시민으로 성장하는 방법!!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상식적으로상식을배우는법 #제바스티안클루스만 #한빛비즈 #유럽퀴즈챔피언 #상식공부 #함께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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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기업분석이 처음인데요 - 꼼꼼한 생초보의 기업분석 입문기, 2022년 개정판 처음인데요 시리즈 (경제)
강병욱 지음 / 한빛비즈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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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6 저는 기업 분석이 처음인데요(강병욱 지음/한빛비즈)

꼼꼼한 생초보의 기업분석 입문기

내 월급만 빼고 다 오르는 세상.

무너져내린 멘탈이 나를 이끈 곳이 바로 주식시장.

어깨너머로 주워들은 종목들로 초심자의 행운을 아주아주 잠깐 누린 후 맞이한 마이너스의 세계.

여기저기 귀동냥으로 주워들은 종목에 빼앗긴 내 자산만 얼마냐??

주식을 하면 50%의 승산이 있다고 생각한 나의 닭대가리.

이익 / 본전 / 손실.

나의 승산은 33.33%라는 것을 내 자산이 고등어 한 토막이 된 이후에야 알았다.

투자금액이 늘어나 부업의 수준 이상이 되었는데도 주사위 굴리기 게임처럼 임하고 있음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누구에게도 이야기할 수준이 안되는 처참한 계좌가 된 이후.

 

반성하며 주식 관련 책들을 만났는데 모두 무슨 이야기인지 어렵다.

그래서 선택한 책이 바로 생초보를 위한 입문서.

생때같은 내 돈을 투자할 기업이 어떤 기업인지, 나에게 이익을 가져다줄 기업인지 아닌지를 확인하는 것부터!!

저자가 강조하는 주식투자자는 기업분석가다!’라는 말에 강하게 동의하며 공부 시작.

물론 주가가 기업을 그대로 반영하지는 않지만, 기업의 기준이 되는 가치를 알아야만 투자를 하든 말든 결정을 할 수 있다.

기업의 가치를 확인하는 필수 요소들을 하나하나 친절하게 알려준다.

키움증권 영웅문 프로그램을 캡처해서 보여주는 친절한 수업이다.

 

경제 사이클과 경제성장률, 이자율, 통화량, 경상수지, 환율, 물가, 경제지표 등등 기업의 이익을 확인하기 위한 지표들이 너무 많다.

각각이 영향을 주는 요소들을 저자의 설명을 통해 확인하며 다시 한번 기업분석의 중요성을 느낀다.

어떤 기업이 이익을 가져다주는 우량기업이고 성장하는 기업인지를 확인하기 위한 꼼꼼한 작업들이 나의 계좌를 배부르게 만든다는 진리를 깨닫는다.

 

그레이엄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주식분석법은 무엇이었을까요? 해당 종목이 매력적인 투자대상인지 결정하기 위해 현재 주가와 비교할 수 있도록 가치평가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미래의 수익성을 측정하기 위한 기본적인 절차로 규모, 가격, 영업마진에 대한 과거의 평균자료를 바탕으로 계산합니다. 미래 매출액의 산출 근거는 과거의 실적과 비교해 규모나 생산제품의 가격 변화를 바탕으로 합니다. 하지만 이 예측 결과들은 먼저 GDP를 바탕으로 한 경제 예측, 그리고 해당 기업과 산업에 적용되는 산업분석과 기업분석을 통해서 이루어집니다. -<분석 비법 배우기> 중에서

 

기업의 재무제표를 확인하는 방법도 처음 배웠다.

국제회계기준 IFRS, 포괄손익계산서, 현금흐름표 등등 처음 접하는 복잡한 내용들이 내 머리를 아프게 하지만 저자의 친절한 설명이 기업분석의 목표로 꼼꼼하게 인도한다.

 

재무제표는 기업이 투자자에게 직접 건네주는 건강진단서입니다. 기업의 재무 상태가 엑스레이처럼 나와 있습니다. 기업의 가치를 뒷받침해주는 다양한 숫자들을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합니다. -<회사의 재무제표가 주가를 말해준다> 중에서

 

초보 투자자들을 위한 가장 충실한 안내서를 만났다. 저자의 가르침대로 하나하나 따라 해보고 내 것으로 만들고 나서 다시 도전하자.

무방비로 얻어맞기에는 너무 억울하지 않은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저는기업분석이처음인데요 #강병욱 #한빛비즈 #기업분석 #주린이용 #함께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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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구한 의학의 전설들 - 위대한 의학의 황금기를 이끈 찬란한 발견의 역사
로날트 D. 게르슈테 지음, 이덕임 옮김 / 한빛비즈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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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2022-5 세상을 구한 의학의 전설들(로날트 D. 게르슈테 지음/한빛비즈)

위대한 의학의 황금기를 이끈 찬란한 발견의 역사

400페이지가 훌쩍 넘는 두꺼운 책에는 처음 들어보는 의사들의 이름이 가득하다.

나는 이 책의 23개 챕터에 등장하는 수십 명의 의사 중, 이름이라도 들어본 사람이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의학에는 문외한이다. 또한 책이 소개하는 이야기들의 주 무대는 모두 서양이다.

그럼에도 책의 매력에 푹 빠져서 흥미롭게 읽어내려갔다.

근대 이후 과학의 발전과 함께 이루어진 의학의 황금기는 또 다른 세계사의 한 영역이었다.

저자는 1840년대부터 제1차 세계대전 이전까지의 시기를 의학의 황금기로 규정하고 그 주인공들의 활약을 낱낱이 서술하고 있다.

 

이 책 전반부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의학적 예방 목적의 손 씻기와 마취술이다.

수술할 때 의료진이 손을 소독하고, 마취하는 일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오늘날 당연하게 여겨지는 것들이 이전 역사 속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웠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제멜바이스라는 의사로부터 시작된 손 씻기는 산모의 높은 사망률을 예방하였다. 한 문장으로 서술되는 이 역사는 제멜바이스의 끊임없는 노력과 실패와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윌리엄 모텀이 에테르 가스를 이용하여 시작한 마취는 제임스 심슨에 의해 업그레이드 되는데, 그 주인공은 바로 클로로폼이었다. 심슨은 클로로폼을 이용한 마취를 임상에 적극 응용하여 그 유용성을 확인하였다. 이 마취제의 가장 극적인 사용은 바로 존 스노에 의해 이루어진 빅토리아 여왕의 출산이다. 여왕의 8번째 출산에 스노는 클로로폼으로 마취를 하였고, 당시 38살이었던 여왕의 마지막 출산 역시 클로로폼으로 마취하여 통증이 거의 없었다.

 

2022년 현재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보며 이 책에 소개된 나이팅게일을 떠올린다. 나이팅게일이 활동하던 지역이 바로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였다.

나이팅게인은 제멜바이스의 논문을 통해 당시 영국에서도 널리 논의되고 있던 최소한의 청결이라는 개념을 알게 되었다. 그녀는 이 개념을 받아들여서 병자들에게 새로 빤 깨끗한 침구를 제공했고 더 나은 음식을 먹였다. 이후 나이팅게일은 의료 전문 인력을 향상시키는 데 가장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여러 특파원은 연합군 병사들에게는 적과의 전투보다 병과 전염병이 더 치명적이라는 사실을 세상에 알리게 된다.

 

의사와 연구진의 열정과 기술적 진보의 결합으로 의학의 수준은 급속하게 높아졌고 그 혜택을 현재의 우리가 누리고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한 번도 만나본 적 없는 그들이 우리의 부모와 우리를 살리고 있다.

 

미국의 남북전쟁 동안 병사들이 고통에 시달린 것은 적군의 탄환과 사지 절단 후에 따르는 창상렬 때문은 아니었다. 군대 수용소에 만연한 끔찍한 위생 상태 때문에 사망자가 곳곳에 속출했다. 군인들은 식수를 공급하는 강에다 배설 문제를 해결하곤 했다. 이 전쟁의 가장 치명적인 설사병은 장티푸스로, 전투로 인한 사망을 제외한 전체 사망률의 거의 4분의 1을 차지했다.

 

조지프 리스터는 1865년 상처 감염 예방을 위해 페놀이라는 물질을 최초로 사용하였다. 의학계의 새로운 시대가 밝아오는 순간이었고, 이제 그는 소독의 개념을 도입한 현대 의학의 선구자로 불린다.

이 리스터가 발명한 소독제의 배경에는 파스퇴르의 발효 연구가 있었다. 파스퇴르는 모든 것에 만연한 미생물이 의료 행위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을 펼쳤다.

또한 파스퇴르는 광견병을 퇴치하여 프랑스의 국가적 영웅이 된다.

 

결핵균을 최초로 발견한 세균학의 아버지로베르트 코흐

X-ray를 발견한 빌헬름 뢴트겐

세계 최초로 심장수술에 성공한 루드비히 렌

아이들이 목숨을 구해낸 혈청 개발자 에밀 아돌프 베링

매독의 위험에서 인류를 구원한 파울 에를리히

콤플렉스를 치료하는 신의 손 재건성형의 자크 요제프

혈압계를 개발한 이탈리아의 시피오네 리바로치

심전도를 개발한 빌럼 에인트호번

혈액형을 구별한 카를 란트슈타이너

 

의학뿐 아니라 생명공학과 정보기술의 발달까지 합쳐져서 이제 인간의 수명은 100년을 훌쩍 넘기고 있다. 단지 오래만 사는 것이 아니라 건강한 노년을 중시하는 움직임도 강하게 일어나고 있다. 마치 진화하듯이 자연스럽게 수명이 연장되고 의학이 발달한 것이 아니다.

우리가 건강한 삶을 누리고 수명을 늘려가는 바탕에는 의학의 선구자들의 놀라운 활약이 있었고 의학의 발전을 앞당긴 획기적인 사건들이 있었음을 기억해야 한다.

인간이 인간답게 살게 된 그 계기가 된 사건들 말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세상을구한의학의전설들 #로날트르슈테 #한빛비즈 #의학의황금기 #제멜바이스 #한빛비즈 #함께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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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의 세계사 - 뺏고 싶은 자와 뺏기기 싫은 자의 잔머리 진화사
도미닉 프리스비 지음, 조용빈 옮김 / 한빛비즈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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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4 세금의 세계사(도미닉 프리스비 지음/한빛비즈)

민주공화국을 유지하는 성스러운 의무이면서도 어떡하던 피하려고 하는 올가미 같은 세금.

세금의 역사가 바로 이 책의 주제다.

그런데 그 역사가 두 갈래다.

세금 자체의 등장과 변화, 한 갈래와 새로운 세금의 등장이나 변동이 눈덩이 효과를 일으켜서 벌어진 세계사의 사건들이 또 한 갈래다.

 

코미디언이자 금융전문가인 저자의 해학이 고스란히 드러나면서도 역사에 관한 날카로운 통찰을 확인하는 즐거움으로 지루하지 않게 읽어내려간 책이다.

 

근대 프랑스에서 기원하였고 영국 명예혁명의 불씨가 된 난로세. 주택, , 창문에 대한 세금인 창문세와 빛에 매기는 미친 세금인 유리세 등 재정을 채우기 위한 어이없는 세금들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세금의 전형적인 라이프 사이클이 이렇다. 세금은 대개 필요 때문에, 예를 들어 전쟁 자금 조달을 위해 법으로 제정된다. 임시세로 시작되었다가 영구세로 바뀐다. 도입될 때는 적은 금액이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커진다. 거두어들인 세수의 대부분은 낭비되거나 납세자들이 원치 않는 곳에 사용된다. 진저리가 난 시민들이 결국에 반대운동이나 저항운동, 심지어 반란을 일으켜 세금을 없애려 하지만 정부는 대처가 늦고 폐지할 생각도 없다.

 

저자는 시민들이 세금에 대해 생각하고 이야기하기를 원한다. 세금이라는 틀로 과거, 현재, 미래를 보면 왜 세상은 이런 모습인지, 과거에 그런 일이 왜 일어났는지, 어떤 미래가 펼쳐질지 그리고 미래를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모든 것이 명확해진다고 주장한다.

세금이 문명의 성격을 결정한다는 저자의 주장은 이 책의 곳곳에 소개된 역사적 사건을 통해 증명된다. 조세제도가 국가의 운명, 즉 국민의 번영과 빈곤, 자유와 억압, 만족감과 불만을 결정한다.

 

이 책에 소개된 대부분의 전쟁은 세금으로 시작된다. 정복자의 목적은 세원이 되는 토지, 노동력, 생산물 그리고 이익을 장악하는 것이었다. 정복자들은 먼저 약탈하고 다음은 세금을 거두어간다. 전쟁을 끝내려면 세금을 없애야 한다.

 

기독교를 탄생시킨 예수의 생애와 죽음 전반에 세금이 연관되어 있고, 이슬람 제국의 형성과 부흥에도 세금이 깊게 관련되어 있다.

로마제국이나 그리스, 대영제국과 미국 등 위대한 문명 초기에는 적은 세금과 작은 정부가 있고 멸망할 때는 많은 세금과 큰 정부가 있다는 것이 저자의 지적이고 이 지적은 14세기 위대한 철학자인 이븐 할둔의 주장과도 궤를 같이한다.

 

대표 없이 과세 없다라는 식민지 대륙의 목소리는 영국의 군주가 부과한 세금에 맞서 일어난 13대 주의 주장이었다. 또한 미국은 자신들을 위한 전쟁에서만 승리한 것이 아니고 어떻게 보면 대영제국 식민지 전체를 대표한 싸움에서 승리했고 이것이 제2차 세계대전 후 대영제국의 몰락을 초래했다고 볼 수 있다.

원인은 졸속으로 밀어붙인 세금이었고, 결과는 낮은 세금을 국가 이념으로 삼은 미합중국의 탄생이었다.

프랑스 대혁명 역시 기형적인 세금 제도가 불씨가 되어 일어난 역사적 사건이다.

 

노예제도 폐지를 둘러싼 갈등에서 발생한 미국의 남북전쟁에서 노예제 폐지를 주장하는 링컨 대통령의 북부군이 승리했다.’ 이렇게 학교에서 배웠는데, 책의 내용을 통해 진실을 알게 되었다. 노예제는 관세, 연방 예산 집행, 국경 수비, 동일한 영토 접근권, 국유지 매각처럼 남과 북의 의견이 다른 것 중 하나였다. 분리 독립과 전쟁을 촉발한 것은 바로 불평등한 세금이었다. 링컨과 북부는 남부의 부를 북부를 위해 사용하고 싶어 했다. 남부 사람들이 대부분 부담하는 관세가 북부 주민들을 위해 사용된다는 사실, 즉 그렇게 오랫동안 단물을 뽑아먹던 차에 남부가 탈퇴하겠다니 북부가 참지 못했다.

노예제 폐지, 인권 등으로 북부의 명분은 위대하고 고상하게 포장되고 남부는 타락한 것으로 묘사되지만 사실은 양측 모두 경제적 이익을 위해 싸운 것뿐이다.

 

2차 세계대전으로 전 세계는 더 많은 세금에 시달린다. 소수에 불과하던 미국 내의 소득세 대상자가 국민의 75%로 올라간다. 미국의 참전으로 연합군이 승리했다고 하는데, 새로운 소득세가 있었기에 참전할 수 있었다. 차입 이외에 미국 정부의 가장 큰 수입원은 이제 소득세가 차지하게 되었다. 진정한 의미의 큰 정부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2차 세계대전으로 늘었던 세금은 전쟁 후에 이전 수준으로 복귀하지 않고 오히려 높은 수준에서 고착되었다. 높은 세율이 계속 유지된 것은 전쟁 중에 정부가 차관, 재건 및 보훈 등 큰 비용이 수반되는 업무를 벌였기 때문이다. 또한 미래에 많은 지출을 동반하는 정책을 기획했기 때문이다.

 

현시대는 엄청난 수준의 세금과 채무 외에 인플레이션 측면에서도 이례적이다. 인플레이션은 특별나게 나쁜 세금이다. 국민에게 아무런 발표도 하지 않고, 잘 드러나지도 않으며 이해도 잘 안 되는 인플레이션 세는 거위가 소리 없이 털을 뽑히는 것과 같다. 인플레이션은 국민의 부를 정부로 이전시키는 효과가 있다.

 

저자는 책의 후반부에 정보사회에서의 세금정책도 거론한다. 긱 경제와 디지털 노마드족의 확대가 고용세와 급여세의 감소를 불러오고 세금 징수가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한다. 또한 로봇이나 자율자동차에 대한 과세에 관해서도 논의한다.

국경 없는 디지털 세계의 등장이 가져올 새로운 세상에서의 세금은 어떤 모습일까?

저자는 세계화한 무형의 디지털경제에 대한 조세 표준이 완비되어야 국제적으로 동일한 조세제도가 확립될 것으로 본다. 그때까지는, 각국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하는 한 파편적인 조세제도가 유지된다는 것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세금의세계사 #도미닉프리스비 #한빛비즈 #함께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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