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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구한 의학의 전설들 - 위대한 의학의 황금기를 이끈 찬란한 발견의 역사
로날트 D. 게르슈테 지음, 이덕임 옮김 / 한빛비즈 / 2022년 2월
평점 :
절판

2022-5 《세상을 구한 의학의 전설들(로날트 D. 게르슈테 지음/한빛비즈)》
위대한 의학의 황금기를 이끈 찬란한 발견의 역사
400페이지가 훌쩍 넘는 두꺼운 책에는 처음 들어보는 의사들의 이름이 가득하다.
나는 이 책의 23개 챕터에 등장하는 수십 명의 의사 중, 이름이라도 들어본 사람이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의학에는 문외한이다. 또한 책이 소개하는 이야기들의 주 무대는 모두 서양이다.
그럼에도 책의 매력에 푹 빠져서 흥미롭게 읽어내려갔다.
근대 이후 과학의 발전과 함께 이루어진 의학의 황금기는 또 다른 세계사의 한 영역이었다.
저자는 1840년대부터 제1차 세계대전 이전까지의 시기를 의학의 황금기로 규정하고 그 주인공들의 활약을 낱낱이 서술하고 있다.
이 책 전반부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의학적 예방 목적의 손 씻기와 마취술이다.
수술할 때 의료진이 손을 소독하고, 마취하는 일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오늘날 당연하게 여겨지는 것들이 이전 역사 속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웠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제멜바이스라는 의사로부터 시작된 손 씻기는 산모의 높은 사망률을 예방하였다. 한 문장으로 서술되는 이 역사는 제멜바이스의 끊임없는 노력과 실패와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윌리엄 모텀이 에테르 가스를 이용하여 시작한 마취는 제임스 심슨에 의해 업그레이드 되는데, 그 주인공은 바로 클로로폼이었다. 심슨은 클로로폼을 이용한 마취를 임상에 적극 응용하여 그 유용성을 확인하였다. 이 마취제의 가장 극적인 사용은 바로 존 스노에 의해 이루어진 빅토리아 여왕의 출산이다. 여왕의 8번째 출산에 스노는 클로로폼으로 마취를 하였고, 당시 38살이었던 여왕의 마지막 출산 역시 클로로폼으로 마취하여 통증이 거의 없었다.
2022년 현재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보며 이 책에 소개된 나이팅게일을 떠올린다. 나이팅게일이 활동하던 지역이 바로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였다.
나이팅게인은 제멜바이스의 논문을 통해 당시 영국에서도 널리 논의되고 있던 최소한의 청결이라는 개념을 알게 되었다. 그녀는 이 개념을 받아들여서 병자들에게 새로 빤 깨끗한 침구를 제공했고 더 나은 음식을 먹였다. 이후 나이팅게일은 의료 전문 인력을 향상시키는 데 가장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여러 특파원은 연합군 병사들에게는 적과의 전투보다 병과 전염병이 더 치명적이라는 사실을 세상에 알리게 된다.

의사와 연구진의 열정과 기술적 진보의 결합으로 의학의 수준은 급속하게 높아졌고 그 혜택을 현재의 우리가 누리고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한 번도 만나본 적 없는 그들이 우리의 부모와 우리를 살리고 있다.
미국의 남북전쟁 동안 병사들이 고통에 시달린 것은 적군의 탄환과 사지 절단 후에 따르는 창상렬 때문은 아니었다. 군대 수용소에 만연한 끔찍한 위생 상태 때문에 사망자가 곳곳에 속출했다. 군인들은 식수를 공급하는 강에다 배설 문제를 해결하곤 했다. 이 전쟁의 가장 치명적인 설사병은 장티푸스로, 전투로 인한 사망을 제외한 전체 사망률의 거의 4분의 1을 차지했다.

조지프 리스터는 1865년 상처 감염 예방을 위해 페놀이라는 물질을 최초로 사용하였다. 의학계의 새로운 시대가 밝아오는 순간이었고, 이제 그는 소독의 개념을 도입한 현대 의학의 선구자로 불린다.
이 리스터가 발명한 소독제의 배경에는 파스퇴르의 발효 연구가 있었다. 파스퇴르는 모든 것에 만연한 미생물이 의료 행위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을 펼쳤다.
또한 파스퇴르는 광견병을 퇴치하여 프랑스의 국가적 영웅이 된다.
결핵균을 최초로 발견한 ‘세균학의 아버지’ 로베르트 코흐
X-ray를 발견한 빌헬름 뢴트겐
세계 최초로 심장수술에 성공한 루드비히 렌
아이들이 목숨을 구해낸 혈청 개발자 에밀 아돌프 베링
매독의 위험에서 인류를 구원한 파울 에를리히
콤플렉스를 치료하는 신의 손 재건성형의 자크 요제프
혈압계를 개발한 이탈리아의 시피오네 리바로치
심전도를 개발한 빌럼 에인트호번
혈액형을 구별한 카를 란트슈타이너

의학뿐 아니라 생명공학과 정보기술의 발달까지 합쳐져서 이제 인간의 수명은 100년을 훌쩍 넘기고 있다. 단지 오래만 사는 것이 아니라 건강한 노년을 중시하는 움직임도 강하게 일어나고 있다. 마치 진화하듯이 자연스럽게 수명이 연장되고 의학이 발달한 것이 아니다.
우리가 건강한 삶을 누리고 수명을 늘려가는 바탕에는 의학의 선구자들의 놀라운 활약이 있었고 의학의 발전을 앞당긴 획기적인 사건들이 있었음을 기억해야 한다.
인간이 인간답게 살게 된 그 계기가 된 사건들 말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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