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앤더
서수진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22-84 올리앤더 (서수진 지음/한겨레출판)

<한겨레문학상><젊은작가상> 수상 작가인 서수진의 신작 소설.

습관처럼 포털에 제목을 검색했다. 우리말로는 협죽도. 중국과 러시아에서 심부전 치료에 사용되어왔으나, 과학적 근거는 미약하다는 설명이 붙어있다. 오히려 심장에 작용하는 화학물질인 강심 배당체를 함유하여 사망을 포함한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경고도 함께.

독소가 가득한 나무지만 분홍의 파노라마를 그리며 예쁜 꽃을 피운다. 척박한 땅에도 잘 자라나는 생명력이 강하고 햇볕을 좋아하는 식물이란다.

 

이 소설의 주인공들도 올리앤더를 닮았을 거라 예상하며 책장을 넘겼다.

이른바 대치동 강남 8학군 아이들, 입시에 목을 매고 경쟁이 생활인 아이 가운데 주인공인 해솔이가 있다. 재혼하는 엄마의 손으로 호주로 보내지는, 버려지는 고등학생이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새내기 유학생이지만 그의 루틴은 단호하다. 수학 과외를 알아보고 창의적 글쓰기를 도와줄 에세이 선생을 구하고 매일 다니는 학원이 없다는 말에 놀라지만, 수학 1등은 놓치지 않는다.

 

대치동 사교육을 단련된 막강 입시생의 등장으로 위험에 빠진 건 홈스테이하는 집의 딸인 클로이.

셀렉티브 스쿨에 떨어진 후 공립학교에는 갈 수 없어서 사립학교에 진학하였다. 그 비싼 사립학교에 다니고 사교육을 받느라 들어가는 돈에 가족이 모두 눌려있다.

사회적 압력과 강요된 꿈에 눌리고, 살아남기 위해 자신의 꿈으로 치환해 놓은 클로이. 오직 의대, 그 꿈, 그 목표 하나를 위해 달려가는 지난한 시간을 보내는 중인 범생이.

해솔이에게 수학 1등 자리를 빼앗기면서 의대 진학에 경고등이 켜졌다고 믿는다.

 

두 주인공과는 다른 세계를 사는 문제아 엘리. 불법체류 부모에게 태어난 한인 2세지만, 한국어는 못하고 백인 학생들과 어울리며 마약을 하는 아이다.

 

과일박쥐가 날아다니고 작은 캥거루처럼 생긴 포섬이 돌아다니는 호주는 동식물만 다른 것이 아니었다. 해솔에게는 모든 것이 생소하고 충격적이었다.

상상을 뛰어넘는 촌티 팍팍 나는 교복 그리고 우리나라와는 완전 다른 수업 방식.

선생님마다 교재를 제작해서 수업을 진행하다 보니, 선행에 익숙한 해솔에게 배우지 않은 것을 질문하는 수업은 악몽과 같다.

미국 조기유학 3년의 경험도 무효로 만드는 생소한 호주식 억양과 줄임말.

연필과 지우개가 금지이고 내 교실과 친구가 없는 학교.

그리고 인종차별보다 심한 인종 내 차별.

 

배에서 막 내린 유학생을 가리키는 FOB(Fresh Off the Boat),

FOB를 조롱하며 스모키 메이크업을 하고 짧은 티셔츠를 입는 애들은 ABG(Asian Baby Girl),

FOBABG가 모두 싫어하는 중간 무리.

해솔이는 FOB, 엘리는 ABG, 클로이는 중간 무리에 있었다.

 

우연한 기회에 해솔과 클로이, 엘리는 구석진 공원에 가게 되고 그곳에서 엘리는 술을 마시고 마약을 한다. 한국에서 경험하지 못한 상황에 혼란스러워하는 해솔.

 

연말 시험이 끝나고 처음 맞는 주말, 해솔은 혼자 기차를 타고 멀리 가보겠다고 마음먹는다. 그러나 예기치 않게 클로이도 동행하게 된다.

생전 처음 가본 낯선 동네의 공동묘지에서 해솔과 클로이는 소주와 약을 경험한다.

그들의 이성이 마비된 상태에서 서로의 연결을 확인한다.

 

10학년과 12학년 연말에 학교 주최로 치르는 파티인 포멀. 10학년을 마치고 학교를 그만두겠다고 결정한 엘리에게는 졸업 파티인 셈이다. 포멀에서의 사고, 충돌로 혼돈의 상태에 빠지는 주인공들. 인스타그램 라이브로 모든 장면이 퍼져나간다.

 

중독 상태의 엘리, 각성제까지 복용하며 수학에 매달리는 클로이, 흔들리지만 굳건한 해솔.

한 편의 성장드라마이자 주인공이 될 수 없는 드라마 속의 주인공 이야기.

 

급발진하는 자동차 운전석에 앉은 듯한 10대의 눈물. 운전대를 잡는 것은 주인공이지만 급발진 차량이라 제대로 운전할 수 없는 상황. 그들에게 브레이크가 되어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올리앤더 #서수진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하니포터5#함께성장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미래를 꿈꾸는 이주민입니다 - 더 나은 ‘함께’로 나아가는 한국 사회 이주민 24명의 이야기
이란주 지음, 순심(이나경) 그림 / 한겨레출판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22-83 나는 미래를 꿈꾸는 이주민입니다(이란주 글 / 순심 그림 / 한겨레출판)

더 나은 함께로 나아가는 한국 사회 이주민 24명의 이야기

내가 사는 동네에는 다른 나라에서 오신 결혼이주민들이 많다. 농촌 총각과 결혼해서 우리나라에 온 것이다. 베트남이나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나 우즈베키스탄 출신들이 많다. 한참 깻잎을 수확할 때면 친정 식구들까지 와서 체류하며 일손도 돕고 집안일도 돕곤 한다.

내가 접하는 이주민들은 이렇게 결혼을 위해 입국한 이주민이거나 인근 농공단지에 일하러 들어온 외국인노동자들이다. 우리나라에 희망을 품고 찾아온 손님이자 우리의 이웃들은 행복하게 살고 있을까?

 

외국인들이 등장하는 예능프로그램이나 유튜브 채널들이 있다. 우리의 문화를 소개하며 엄지척을 날리는 모습을 보면 우리나라에 대한 자부심이 올라간다. 그러나 영상에 등장하는 외국인들의 생활과는 전혀 다른 현실이 존재한다. 아름답고 세련된 우리 사회의 모습과는 다른 차별을 받고 무시당하는 이주민의 모습이 분명 존재한다. 두 얼굴의 사나이 같은 우리 모습이 너무 슬프다. 아무리 고개를 돌리고 못 본 척해도 우리 사회의 한구석에서 억압과 착취를 당하는 이주민들이 있다. 그들을 이 책을 통해 다시 한번 마주하게 되었다.

 

우리의 역사적 경험. 나라를 빼앗기고 다른 나라로 도망치듯 이주해서 살았던 선조들의 이야기. 광복 이후 외화를 벌기 위해 독일로 파송된 우리의 형님과 누이들. 미국으로 이민 가서 뼈 빠지게 고생한 이야기. 모두 내 나라에 살 형편이 되지 못했던 시절의 이야기다. 우리가 힘들 때 따뜻하게 손 내밀어주었던 기억은 잊지 못한다. 우리가 이제는 그 손길을 내밀 때다.

 

이 책에는 결혼이주민과 이주노동자 외에도 다양한 이주민의 이야기가 실려있다. 이주민 자녀 1.5세와 2세 혹은 그 뒤 세대, 어린 손주를 돌보고 있는 노년의 이주민, 미등록 이주민과 그 자녀, 귀화인, 난민, 이주민 자영업자, 이주민 운동가, 한국 생활을 마치고 자기 나라로 돌아간 귀환 이주자 등 내가 알고 있던 것보다 훨씬 넓은 스펙트럼의 이주민의 목소리가 소개된다.

 

학교를 옮기게 되면 적응하는 데 한참이 걸린다. 그런데 전학이 아니라 청소년기에 우리나라로 입국한 이주 청소년들이 겪는 어려움은 상상하기 힘들 정도다. 살펴야 할 점들이 어마어마하다. 어디서 태어나 몇 살까지 어디서 누구와 살았는지, 모어는 무엇이고 한국어를 얼마나 하는지, 체류자격은 무엇인지, 이주해 온 주된 이유가 무엇인지, 한국에서 누구와 살고 있는지, 향후 어디에서 주로 살게 될 것인지, 경제 사정과 보호자의 입장은 어떠한지 잘 살펴야 한다. 이주 청소년을 종합적으로 이해해야만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적응하게 된다.

 

체류 허가를 받지 못하고 살고 있는 미등록 이주민문제도 심각하다. ‘국내 출생 불법체류 아동 조건부 구제대책이 마련되고 국내에서 태어나 15년 이상 국내에 체류하고, 국내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고교에 다니거나 고교를 졸업한 이들에게만 혜택을 주는 아주 좁은 구제 방안만이 존재한다. 체류자격이 없다고 존재 자체가 불법인 사람들이 있다.

 

이주노동자의 존엄성을 지킬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동환경을 개선하고 사업장 이동금지 조항 개정이 필요하다.

-한국의 노동과 생활환경에 대해 정확하게 알려야 한다.

-가족 동반을 허용하거나 고향을 방문할 수 있도록 휴가를 보장해야 한다.

-휴식 시간과 휴일을 보장해야 한다.

-인종차별을 하지 말아야 한다. -<2장 함께 일하다> 중에서

 

다원화된 사회 그리고 한 사람 한 사람이 인간으로 존중받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민족이 다르다는 이유, 다른 나라 사람이라는 이유로 존엄성을 훼손하는 일은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의 공동체에는 들어올 수 없다고 가시울타리는 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건강한 시민의 모습도 아니고 성숙한 국가의 모습도 아니다.

 

다른 나라 사람을 차별하라고 반만년의 단일민족국가를 유지한 것은 아니다.

단일민족국가는 이제 더 이상 자랑거리가 아니다. 우리의 역사가 그래왔다고 앞으로도 단일민족국가를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은 더 이상 타당하지도 유익하지도 않다.

저출산 고령화 현상이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오늘의 이야기로 다가왔다. 사람 부족 현상을 해결하는 방법의 하나로 이민자 유입을 들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주노동자와 이주민에 대한 모든 차별을 철폐해야만 한다. 정중하게 초대하고 진심으로 환대해야 한다.

 

중국에 살 때는 조선족인 것이 자랑스러웠는데, 한국에서는 부끄러워졌다는 아이의 고백이 아프게 들린다. 대중매체에 영향을 받은 조선족에 대한 선입견. 그리고 외국인 노동자와 난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모두 혐오에 기인한다. 다른 나라의 인종차별과 비하, 혐오에는 비판의 날을 세우면서 정작 우리의 인종차별과 이주민에 대한 비하, 혐오에 대해서는 돌아보지 못했다. 우리 사회가 성숙한 민주 사회에 진입하면서 인권과 문화다양성 감수성을 높이고 세계시민 정체성을 갖추어야 한다. 호혜주의의 원칙이라는 게 있다. 내가 하지 싫은 것은 남에게도 시키지 말라는 쉬운 이야기다. 보편적 인권을 보장하는 것이 원칙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나는미래를꿈꾸는이주민입니다 #이란주 #순심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하니포터5#이주민 #함께성장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루 한 장 고전 수업 - 365일 인생의 내공을 기르는
조윤제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22-81 하루 한 장 고전 수업(조윤제 지음/비즈니스북스)

365가지 고전의 내공을 내 것으로 만들어라!

최첨단 과학 기술과 IT 기술이 범람하는 이 시대에 공자 왈 맹자 왈 한다는 것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쉽다. 시간과 공간이 나노 단위로 나뉘는 이때 2,000년이 훨씬 넘는 시대에 쓰인 글을 읽는다는 것이나 그 글로 지혜를 얻는다는 것이 어색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긴 시간을 이어져 온 지혜는 인간의 모습과 사회의 본질을 관통하는 본질적이고 실천적이며 현실적인 조언을 건네준다.

 

그때그때 다르고 인간을 무기처럼 다루는 오늘의 자기계발서와는 차원을 달리하는 진정한 자기계발서가 바로 고전이다. 저자는 이 고전을 다루고 공부하는 새로운 지침을 제시하고 있다. 고전의 생명력이 오늘에 바로 적용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동양 고전 100여 종을 원전으로 읽으며 추출한 지혜의 원형을 365개로 정리해서 펴냈다.

 

월요일은 말 , 화요일은 태도 態度, 수요일은 공부 , 목요일은 관계 關係, 금요일은 부 , 토요일은 마음 , 일요일은 쉼 으로 요일별 일곱 가지 주제를 정해 하루에 한 장씩 고전에 담긴 지혜의 한 마디와 저자의 통찰을 담은 해설을 만날 수 있다.

일곱 가지는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 걸쳐 있으며 이 책을 통해 하루하루 삶에 도움이 되는 고전을 공부하며 승리하고 성장하는 삶을 경험하게 된다.

 

춘추전국시대부터 편찬되어 온 동양 고전의 내용을 글자 그대로 지켜나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그 문장이 이야기하는 지혜가 21세기에도 적용 가능한 일일까?

책을 읽기 전에 들었던 생각들이 한 장 한 장 저자와 함께 고전을 공부하며 대화하듯 읽어 내려가니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보여주는 삶이 아니라 내가 주인이 되는 삶을 살아라.

내 삶의 Key를 남에게 넘겨주지 말고, 내가 꼭 쥐고 있어라.

삶에 맞설 용기는 나의 본질을 얼마나 채웠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외화내빈의 빈 수레가 아닌, 삶의 본질을 충실하게 채워나가는 내가 되는 방법을 배우는 시간들이다.

 

127 / 월요일 / 지혜는 말로 나타나지 않는다

아는 사람은 말하지 않고 말하는 사람은 알지 못한다.”_도덕경

무위와 역설의 철학인 노자 철학을 가장 잘 드러내는 글이다. 지혜롭고 지식이 많은 사람은 오히려 말이 없고 어리석은 사람은 자신을 과시하고 싶은 마음에 하루 종일 떠들고 다닌다. 인격적으로 완성된 사람은 굳이 드러내지 않아도 그 인격이 언행에서 저절로 풍겨 나온다. ‘말이 곧 그 사람이라는 것은 결코 과장된 표현이 아니다.

知者不言 言者不知

지자불언 언자부지

 

말을 아끼라는 문장이 많이 제시된다. 인류 역사를 통해 검증된 말로 망하는 사례는 부지기수다. 영광의 자리에 올려놓는 말의 힘과 함께 화를 불러오는 말의 위력을 깊이 명심해야 한다.

 

360 / 수요일 공부 / 배울수록 고개를 숙이는 겸손함이 필요하다

행하고도 남은 힘이 있으면 그때 학문을 닦아라.” _논어

이것은 우리가 알고 있는 학문의 방법과 전혀 다르다. 머리에 지식을 넣는 것이 아니라 평소 생활에서 사람됨의 근본을 실천하는 것이 진정한 공부라는 것이다. 그것을 행하고 남은 힘이 있을 때 공부하라는 것을 보면 지식을 쌓는 것을 최우선으로 한다. 어릴 적부터 공부를 강조하고 공부만 잘하면 모든 것에는 너그럽다. 물론 치열하게 경쟁해야 하는 현실을 외면할 수 없다. 공부를 통해 얻는 성적과 시험에서 벗어나기는 어렵다. 하지만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사람됨의 공부를 병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상에 해를 끼치는 능력자가 아니라, 세상에 유익이 되는 더 큰 인물이 되려면 더욱 그렇다. “먼저 사람이 되어라.” 오히려 높은 학식과 지위의 사람에게 필요한 말일지도 모른다.

行有餘力 則以學文

행유여력 즉이학문

 

겸손이라는 화두는 21세기 자기 PR의 시대와 충돌을 일으키는 듯하다. 그러나 낭중지추와 같이 실력을 어디 가지 않는다. 잠시 앞서가는 듯해도 포장이 실력을 이기지는 못하는 법.

다행히 인생이 길어졌다. 그 실력 발휘할 시간이 늘어났다.

 

공자 맹자는 성선설, 순자는 성악설이라고 학교에서 배웠다. 시험에는 두 사상의 차이점이 자주 출제되었다. 그러나 공통점이 있다. 공자, 맹자, 순자 모두 학습, 공부의 힘을 강조한다. 선한 본성을 지키기 위한 공부, 그리고 악한 본성이 나아지도록 노력하는 공부.

그리고 공부는 습관이고 생활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 점 역시 같다.

한 방울 한 방울이 돌을 뚫듯이 하루하루의 공부가 나의 모습을 만들고 기적을 이루어낸다.

 

아침에 출근해서 또는 출근하기 전이라도 5분의 시간만 있으면 된다.

화려한 장소나 비싼 강의료가 필요 없다. 눈길을 확 끌어당기는 자극적인 문구로 골라보고 후회했던 자기계발서와는 다르다. 기초 튼튼, 기본 충실한 자기계발서 역할을 톡톡히 한다.

바쁜 현대인의 생활에서 하루하루 나를 갉아먹는 생활이 아니라, 나를 갈고 닦아 좋은 그릇으로 만들어주는 데 필요한 고전 한 줄의 힘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하루한장고전수업 #조윤제 #비즈니스북스 #고전의지혜 #신간 #베스트셀러 #일일고전 #함께성장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출근길엔 니체, 퇴근길엔 장자 - 회사 앞 카페에서 철학자들을 만난다면?
필로소피 미디엄 지음, 박주은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2022-76 출근길엔 니체, 퇴근길엔 장자(필로소피 미디엄 지음/한국경제신문)

회사 앞 카페에서 철학자들을 만난다면?

취업이 목표인 사람에겐 직장이 꿈과 희망이겠지만, 직장인에게 출근길은 버겁고 시작도 하기 전에 지치는 느낌이다. 5일 근무제, 52시간 근무 등 과거에 비해 직장인에게 휴식을 제공하는 사회적 제도들이 늘고는 있지만, 출근하는 모든 날이 월요병인 느낌이다.

이 책은 직장인들에게 휴식을 제공하는 사회적 구조를 만들자고 제안하지 않는다.

평범한 직장인들이 느끼는 감정에 주목한다. 일상에서 느끼는 15가지 감정을 읽어내고, 철학의 시선으로 문제적 감정을 분석하고 그 해결책을 제시한다.

 

15개의 감정을 출근길과 퇴근길로 나누어 실었다. 출근길은 서양철학이, 퇴근길은 동양철학이 맡는다.

출근길 : 걱정 불안 공포 부조리 혐오 불평 소진

퇴근길 : 용기 짜증 잔혹 자신감 낙담 분노 맹목 긍정

하이데거, 사르트로, 마르크스, 카뮈, 니체, 칸트와 파핏, 들뢰즈

손자, 순자, 한비자, 장자, 공자, 맹자, 왕양명

 

불안하고 고된 직장인의 하루하루를 위한 철학자들의 오늘 생각법

 

출근해서 퇴근까지는 정말 시간이 안 가지만, 일주일, 한 달을 훅 훅 지나간다. 그 속에서 정신줄을 놓아버리면 나의 인생이 훅 가게 되는 것이다.

이제 정신없는 중이라도 정신 차리고 나의 일상과 감정을 돌아보자.

철학자가 제시하는 철학적 관점으로 나의 일상을 돌아보다 보면 삶을 바라보고 삶을 살아가는 주인으로서의 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첫 번째로 해결하고자 하는 감정이 걱정이다. 걱정이 마음에 들어오면 내 안의 평온이 깨져버린다. 그러다 보면 정작 내가 무엇을 걱정하고 있는지를 잊어버리는 경우가 생긴다.

하이데거는 우리가 인간이기에, 즉 존재에 대한 질문을 던질 수 있기에 걱정하는 것이라 했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왜 존재하는가? 나는 어떻게 존재할 것인가?

걱정이 있다는 것은 적어도 우린 외롭지 않은 것이다. 걱정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대개 자기 외부의 사람이나 사물이기 때문이다. 또한 걱정은 우리가 생각하는 세상사의 경중과 완급, 그리고 대체로 많은 이들이 동의하는 가치체계를 반영한다.

우리가 하는 걱정에는 나와 남들이 공유하는 인식과 가치가 반영되어 있다. 걱정에는 나 자신의 인식과 세상에 대한 나의 인식, 이 두 가지가 같이 담겨 있다.

걱정에는 우리 자신과 세계에 대한 인식이 반영되어 있으므로, 이번에는 뜻대로 되지 않았더라도 다음번에는 같은 기회를 통해 타인의 시선 아래 있던 자기 자신을 넘어설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인생 경험을 통해 얻은 처세술이 아니라 위대한 철학자의 감정 컨설팅이 제시된다.

서양철학은 이상적인 세상과 이성의 힘이나 이야기하는 머리 아픈 것이고, 동양철학은 공자 왈 맹자 왈 이나 하면서 세월이나 잡아먹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모두 철학을 우리 일상과는 관계없는, 현실과 동떨어진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철학자들이 제시하는 해결 방법은 모두 구체적이다. 좋은 게 좋은 걸로 넘어가는 법이 없다. 제대로 보고 제대로 분석해서 제대로 행동하라고 이야기한다.

 

퇴사를 할 건지 말 건지에 대한 직장인의 고민에 대해 사르트르가 이야기한다. 자유와 불안은 빛과 그림자가 함께 존재하는 것처럼 모든 사람의 선택을 에워싸고 있다.

퇴사를 두고 깊이 고민하는 까닭은 그것이 미래와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한 번의 선택으로 모든 것이 영원히 잘못되지는 않을까 걱정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사르트르는 두 가지 대답을 내놓는다.

첫째, 퇴사 여부는 맞고 틀림이나 옳고 그름이 없다. 다만 책임을 지느냐 마느냐라는 문제가 따른다.

둘째, 만약 틀린선택을 했다고 해도, 당신은 살아있는 한 언제든지 미래나 과거에 대한 선택을 새롭게 다시 할 수 있다.

 

마르크스가 제시한 노동해방이 당장 이루어질 순 없다고 해도, 노동과 자본주의에 대한 마르크스의 통찰은 우리에게 생각의 실마리 하나를 던져준다. 월요일에 대한 공포는 노동에 대한 혐오와 자본주의의 작동 방식에 대한 무력감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지금 하는 일에 자아실현이라는 요소가 존재한다면, 월요일이 그렇게까지 두렵지만은 않지 않을까? 그런데 내 월급은 나의 노동에 진정으로 합당한 가치인가? -<공포 / 출근이 두려운 근본적인 이유 _ 마르크스> 중에서

 

손자병법에서 말하는 용기를 통해 우리는 한 가지 중요한 결론을 얻을 수 있다. 자신을 희생하는 각오로 조직의 방패가 돼주는 지도자가 있어야만, 구성원들도 지도자와 함께 전쟁터로 달려 나가 쏟아지는 총알을 막아내고자 한다는 것이다.

정말로 두려워해야 할 일은 혹 잘못됐을 수도 있는 의사결정이나 실패의 가능성이 아니라 아무런 용기도 책임감도 없는 자가 의사결정권자의 자리에 앉아 있는 그 자체다. -<용기 / 진정한 용자는 누구인가 _ 손자> 중에서

 

유교 전통이 강한 우리나라에서 공자와 맹자와는 그 맥을 달리하는 순자는 미움의 대상이었다. 그가 주장했던 성악설에 대한 오해들이 많았다. 순자는 인성의 악을 믿었기에 학습을 강조하였다. 인성이란 이토록 악하므로 사람은 겸손하고 또 겸손해야 하며, 자기 내면을 전적으로 신뢰하지 말고, 외부에서 도움과 협조를 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혼돈의 시대이자 파괴의 시대를 살고 있다. 기존의 질서와 기술들이 끊임없이 변화하고 부서지는 시대에 현대인들의 불안과 걱정의 감정을 과거 철학자의 혜안으로 들여다볼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핵심이자 철학 공부의 이점이다. 이제 철학이라는 무기를 들고 나를 지키는 직장생활을 해보자.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출근길엔니체 #퇴근길엔장자 #필로소피미디엄 #한국경제신문 #철학의힘 #함께성장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이트 러닝
이지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22-75 나이트 러닝(이지 소설집 / 한겨레출판)

나는 그 어떤 밤, 끝도 없이 달리며 생의 내력에 대해 생각했다.”

2015년 등단한 소설가 이지님의 단편 8편이 실려있다.

소설에 등장하는 공간은 퇴근길이나 산책길에 흔히 만나는 곳이 아니다. 먼 외국이거나 어딘가 낯선 생소한 공간이다. 소설의 주인공 중에 내 주위에서 만날만한 사람은 별로 없다.

결론적으로 나와 시간적 공간적으로 가깝지 않은 상황이 전개된다. 즐거운 호기심을 끌어내기보다 경계하고 움츠리는 마음이 들었다. 편치 않은 마음으로 긴장하며 읽은 책이다.

나는 로맨틱 코미디가 좋다. 주인공이 죽는 영화는 보지 않는다. 소설도 유쾌한 이야기를 좋아하는 나지만 책장을 계속 넘기며 주인공을 따라가고 있었다.

 

이 책에서 가장 먼저 소개되는 <나이트 러닝>에서 작가가 주목하는 감정은 슬픔이다.

슬픔은 우리를 발가벗기고 초라하게 만든다. 우리는 아주 작은 일에도 웃고, 달리고, 노래한다. 그래야 슬픔의 힘에 눌리지 않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지금 방송국 야간 경비를 서고 있다. 그것도 대리 경비원이다.

경제적으로 곤궁한 이민자가 느끼는 불안과 슬픔.

그 앞에 등장하는 기상 캐스터 합격자의 생떼. 고집불통인 그녀를 감당하지 못해 쩔쩔매는 사이 발생한 산불.

모든 것이 느닷없이 등장하고 대처 방법이라고는 찾을 수 없고. 그 가운데 뜬금없이 발견되는 두 개의 팔. 맞다, 팔이다. 사람의 팔. 이 소란에 합류하는 사진기자까지.

불의 근원지를 향한 야밤의 러닝, 나이트 러닝이 시작된다.

새롭게 등장하는 두 팔, 잘려진 팔의 주인공인 잔느.

팔을 잘라서라도 보고 싶은 사람을 볼 수 있다면...’ 하는 마음이 커지고 커져서 잘린 팔들이 쌓이고 쌓였고, 그 팔을 태우다가 산불이 나고.....

 

올드타운의 낡은 삼일실 여성용 도미토리에서 한 사람은 기도를 하고, 한 사람은 누에고치처럼 잠들어 있고, 다른 한 사람은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슈슈. 밤의 숨소리를 생각했다. 컴컴한 가운데 슈슈, 푹 잠든 소리, 슈슈, 혹은 휴휴, 퓨퓨. 나는 올드타운을 걸을 때 밤의 그 소리를 생각했다. -<슈슈> 중에서

 

헤어진 지 10년이 지난 이복 언니와의 만남을 담은 이야기 <슈슈>에도 슬픔은 짙다.

 

너는, 모든 걸 슬픔으로, 네 고통과 슬픔으로 퉁칠 수 있어서 좋겠다.” 술은 순간 다 깨버렸다.

슬픔은, 슬픔이라는 이유로 쉽게 발설하지. 미움, 질투, 분노 이런 것들을 사람들은 주로 슬픔으로 위장해.” -<슈슈> 중에서

 

좋아하는, 사랑하는, 끌렸던, 의지했던 사람의 죽음에 대한 채무감과 괴로움. 고통과 불안과 슬픔이 묻어있는 이야기 <우리가 소멸하는 법>.

속죄를 위해 무덤 가장자리를 둥글게 걷는 두 사람. 규모가 제법 되는 왕릉을 걸으면 죄가 사라질까? 한여름 작열하는 태양 빛으로 고통을 겪는 만큼 죄가 사라질까? 슬픔도 사라질까?

주인공이 살던 소도시에 와서 폴렌타란 클럽을 열었던 교호. 교포로 알려진 유구. 그들의 비밀 같은 이야기와 이별.

 

교호의 없는 몸과 유구의 거짓말과 나의 딸꾹질이 한데 모여서 옥수수 수프처럼 끓는 한낮의 여름. 매미 소리는 여전히 울창했고 나는 계속 오지 않는 누군가를 기다렸다. 곧 무덤 입구에는 영업 마감이라는 표지판이 세워지겠지만 돌아올 사람은 돌아올 것이다. 해를 잔뜩 머금은 꽃무늬 양산이 홀로 모두를 애도하고 있었다. -<우리가 소멸하는 법> 중에서

 

안구 뒤에 있는 종양을 제거하기 위해 안구를 적출해야 했던 주인공. 끔찍하고 고통스러운 수술 후 진짜 같은 가짜 눈알을 갖게 됐다. 그 감정을 놀라움과 두려움으로 텅 비었던 자리를 꽉 찬 눈알이 대신했다.” 이야기한다.

동생의 결혼식에서 자리하기 불편해하며 떠난 뉴욕 여행. 그 여행의 경험이 줄거리가 된다.

 

지금도 눈물은 시도 때도 없이 흐른다. 하지만 허공에 떠 있는 눈알들을 향해 손을 뻗으며 잠들던 때를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현상은 변하지 않았지만 내 태도가 바뀌어갔다. 그건 무서운 적응력인 동시에 본능적 체념이다. 처음에는 의안을 두세 시간만 끼고 있어도 몹시 괴로웠다. 하지만 이제는 원래가 기억나지 않는다. 마치 이것을 원래갖고 태어난 것 같다. 이물감은 여전하지만 그 이물감 자체가 익숙해진 것이다. -<모두에게 다른 중력> 중에서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나이트러닝 #이지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하니포터5#이지소설집 #함께성장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