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얼마짜리입니까
6411의 목소리 지음, 노회찬재단 기획 / 창비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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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 의원이 탔던 6411번 새벽 버스에 몸을 실어야 했던 이주민과 청소노동자, 돌봄 노동자 등 존재하지만, 그 이름으로 불리지 못하는 투명인간들이 직접 나서서 들려주는 자신들의 이야기

 

학교에서 배우는 노동자는 쉽게 화이트칼라와 블루칼라로 불리는 사무직 노동자와 생산직 노동자로 구분된다. 물론 이마저도 노동자가 아니라 근로자로 배운다.

생산 요소인 노동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소득을 얻는 사람, 노동자를 부지런히 일하는 사람, 근로자로 부른다. 노동자로 부르든 근로자로 부르든 노동을 존중하고 노동의 정당한 대가를 지급한다면 문제가 없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모습을 돌아보면 노동이 존중받지 못하는 현실을 어디에서나 쉽게 발견된다.

 

그러나 현실의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고 노동 현장은 인간 소외의 현장이 되고 만다.

눈에 보이지 않고, 보여도 못 본 척하기 때문이다.

자영업자들을 괴롭히는 말이 바로 고객이 왕이란 말이다. 자본주의의 발생지인 서구 유럽에서는 상상하지 못하는 그 말이 우리 사회에서는 진리처럼 여겨진다.

진상들의 단골 멘트가 된 지 오래다.

고용주는 위험에 대해 책임지지 않고 노동자를 내몰고 있다. 위험은 외주화하고, 을과 을의 대립으로 갑의 공고한 위치를 더욱 확실하게 지켜낸다.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쿠팡 노동조합이 설립됐다는 기사를 봤다. 노조 활동을 하던 센터 분회장이 해고됐다는 소식도 들었다. 부당해고와 노동조건 개선을 걸고 싸우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지방 센터에서 일하는 나는 노조가 있다는 걸 피부로 느끼지 못한다. 센터에 조합원도 없고, 노조가 설립됐다는 사실도 모르는 사람이 많다. 그래서 근로계약서에도 모든 것은 취업규칙을 따르고 아니면 기타 사규를 따른다는 조항이 많다. 단체협약을 맺어 직원들의 노동환경이나 조건을 개선하는 때가 오기를 내심 바라고 있다. -<‘노가다없이 세상이 돌아가나요: 김경민(쿠팡 물류센터 노동자)> 중에서

 

학교에서 일하는 나에게 급식 노동자분들이나 도서관 사서 선생님들의 이야기가 더욱 가깝게 다가온다. 학교 급식 노동자분들이 폐암으로 고통받는다는 뉴스를 접한 적이 있어서 안타까운 마음으로 글을 읽었다.

조리원 1인당 식수 담당 인원을 줄여 초단시간 고강도 노동에 노출되는 시간을 줄이고, 학교 급식실 환기시설 개선 공사도 해야 한다. 아이들 밥 먹이는 일에 보람을 느끼는 분들의 보람을 온전하게 지켜드리고 싶다.

 

불과 몇 년 전이네요. 구로에서 과로로 생을 달리한 동료 기사를 본 게요. 모두들 어쩌다 이런 일이가 아니라 올 것이 왔구나하는 반응이었어요. 그리고 어쩌면 나의 일이 될 수도 있겠다는 공포가 모두를 덮쳤죠. 그 뒤로 몇 번 더 비슷한 일이 있고는 52시간제가 시작되었어요. 심지어 몇 곳은 노조도 생기고 포괄임금제가 없어지면서 처음으로 야근수당이란 것도 받아봤고요.

이제 겨우 조금 숨통이 틔고 좋아지려는 찰나에 노동시간이 부족하다, 유연화해야 한다라는 장관님의 말씀은 우리 업계 노동자 모두를 화나게 했어요. 트라우마가 된 과로사공포도 떠올랐고요. 맞아요. 사실 우리는 동료를 또 잃을까 무서워요. -<재미를 위해서는 쉴 틈이 없다: 신명재(게임 엔지니어)> 중에서

 

휠체어에 의지해야만 이동이 가능한 장애인의 이동권 문제를 생생하게 접할 수 있었다. 승강장 사이의 겨우 10센티미터 틈이, 여차하면 한 사람의 삶을 집어삼키고 말 크레바스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에 우리 사회의 무심함을 느꼈고 장애인들의 목소리가 정책에 직접 반영될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주 노동자의 이야기는 바로 우리 동네 이야기처럼 들렸다. 내가 살고 있는 곳에도 깻잎 농사를 위해 와서 일하고 있는 이주 노동자들이 많다. 근처 농공단지에서 일하는 이주 노동자도 쉽게 눈에 띈다. 농촌의 일손 부족 문제를 해결해 주는 고마운 분들에 대한 인식이나 제도적 미비의 문제 지적에 부끄러운 마음이 든다. 세계 최빈국에서 이제는 경제 대국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우리도 다른 나라에 노동자로 진출해서 고생한 아픈 경험들이 많다. 그 역사와 경험을 잊지 않는다면 우리나라를 찾은 이주 노동자들을 우리의 좋은 이웃으로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이주 노동자는 노예가 아니다. 노예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대우해서도 안 된다. 노동자로서 누릴 수 있는 권리가 이주노동자에게도 있다. 이주 노동자들이 돈을 벌기 위해 한국에 왔다고 해서 이주노동자에게 함부로 해도 되는가. 지난 24년 동안 한국에서 살면서 차별적인 모습들을 계속 보고 느낀다. 한국 사회가 그동안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많이 발전했다고 느끼지만, 이주자 그리고 이주 노동자를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내가 처음 왔을 때나 지금이나 별로 바뀌지 않았다. 그래도 나는 차별 없는 사회를 계속 꿈꾼다. 이주 노동자가 평등하게 일하고, 존중받고, 권리가 보장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조 활동을 하고 있으며, 영화 만드는 일도 계속해 나갈 것이다. -<이주노동자는 노예가 아니다: 섹 알 마문(이주노조 수석부위원장) > 중에서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인식과 반대되는 사례가 외국인 투자기업에 나타난다. 우리나라 노동자에 대한 보호와 우리 법률에 대한 존중 없는 기업 청산과 대량 해고가 발생한 한국와이퍼 사례. 이 사례에서 국가의 온갖 혜택을 받았으면서, 노동자를 해고해도 아무 문제가 없다는 회사에 대해 처벌이 어렵다는 관련 부처의 응답은 노동자의 분노를 일으킨다.

국가는 왜 존재하고 왜 필요한 것인가? 본질적인 질문이 드는 사례다.

 

노동의 가치, 인간의 가치를 지키는 연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나는얼마짜리입니까 #6411의목소리 #창비 #노동 #사회적약자 #연대 #책읽는샘 #함께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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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된다는 건 참으로 힘든 일입니다 - 흔들리는 삶을 위한 괴테의 문장들
임재성 지음 / 한빛비즈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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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하는 삶의 기술보다 삶의 의미와 본질에 집중하는 인문·교양 작가가 캐낸 괴테의 문장.

흔들리면 앞으로 나가는 젊음에 어깨를 내어주는 든든한 어른의 도닥임.

제대로 살고 싶고 인간답게 살고 싶은 이에게 내어주는 따뜻하면서도 힘이 되는 손길.

 

인류 역사 전체에서 손꼽히는 문학가이자 사상가이기도 한 괴테를 불러낸 작가는 자신이 아닌 시대가 불러냈다고 이야기한다.

지금이 바로 삶에 지치고, 도저히 변하지 않을 것 같은 삶의 기세에 억눌려 자신의 삶을 쉽게 포기하는 시대라는 것이다.

 

스물다섯 살에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으로 불멸의 작가라는 호칭을 받은 당대 최고의 셀럽이었던 괴테. 그가 던지는 질문은 소크라테스의 질문과 같다.

자기 자신을 모른 채로 세태에 휩쓸려 살지 말라.

우리가 우리 자신을 잃는다는 것은, 모든 것을 잃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쇼펜하우어와 니체를 사로잡은 괴테의 통찰,

마음껏 방황하라. 그리고 나만의 길을 가라

불빛을 보는 사람은 어둠에 갇히지 않는다

 

남들보다 한자라도 더 배우고 하루라도 빨리 성공하고픈 욕망으로 보낸 젊음을 돌아보며 드는 아쉬움 내지 반성, 인생은 속도보다 방향!

행복이 강도보다 빈도에 있듯, 인간다운 삶을 살아가는 것은 빨리 보다는 바름이 아닐까.

괴테의 생각도 같다고 느낀다.

 

더 진하게 사랑하고 부딪히며 방황하더라도 더 나은 삶을 향하여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가라!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으로 온 유럽을 강타한 천재 문학가의 삶도 우리처럼 부침이 있었다. 인간의 본성과 삶의 원형을 적나라하게 묘사한 불멸의 작품 파우스트는 쉽게 완성되지 않았다. 장장 60년 동안 수정과 편집을 거듭해야 했다.

삶의 목표를 세우고 전진하다 뜻대로 되지 않으면 지레 절망하며 포기할 때가 있다. 이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바로 희망이다.

 

나의 목표는 오직 나 자신을 한층 더 현명하게 향상시키는 일과 인격을 높이는 일이었다. 또한 내가 선과 진실이라고 믿는 것을 표현하는 일이었다.” -괴테

인생의 목적은 끊임없는 전진이다. 먼 곳을 향해 항해하는 배가 풍파 없이 조용히 갈 수는 없다. 풍파는 항상 전진하는 사람의 벗이다.” -니체

타인과의 비교가 아니라, 타인보다 우월한 삶이 아니라, 타인을 돌아보는 삶이 아니라,

나를 들여다보는 삶이 먼저이고, 세상의 흐름을 좇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소망과 신념을 좇는 삶을 사는 것.

행복한 인생을 노래하며 작은 고통과 역경에 주저앉는 것이 아니라 삶은 고통이란 진리를 수용하고 삶에의 의지를 품는 것. 그 안에서 사랑하는 삶을 사는 것.

이것이 괴테가 이야기하는 인간답게 사는 법!

 

내 삶의 무지개는 비와 햇빛이 있을 때 피어난다. 고난이라는 비와 올바른 해석이라는 햇빛이 만나야 무지개 같은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p230

 

인생은 고통이지만 동시에 삶의 목적은 행복이다.

그런데 행복과 불행은 무엇과 비교하느냐에 달려 있다.

행복에 이르는 길은 다양하다. 각자 추구하는 가치에 따라 행불행을 느낀다. 행복은 자기 맘먹기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 하나만은 기억하자. 비교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인정하며 살아갈 때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나답게 살아가는 길에 행복의 열매가 맺힌다는 것을. 자기 존재 이유를 발견하고 노력하며 살아갈 때 행복이 깃든다는 것을.

 

배가 거센 파도를 만나지 않는 방법이 있다. 항구에 정박해 있으면 된다. 새가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방법이 있다. 둥지를 떠나지 않으면 된다. 인간들도 방황하지 않는 방법이 있다. 바라는 것 없이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된다. 그러면 노력할 필요도 없고 방황도 없다.

방황하고 있다는 것은 지금 삶이 치열하다는 것이다. 더 나은 삶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증거다. 그러니 방황하고 있는 자신을 질책하지 말자. 오히려 다독여 주며 한 번 더 용기를 내보라고 응원해 주자.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하는 법이니까. -p151

 

소망을 품기 어려운 시대, 소망이 있어도 이룰 수 없는 현실, 도저히 넘을 수 없는 절벽 같은 삶을 마주하는 고통.

그 속에서도 삶을 소망하자. 소망한 것이 이루어지는 것을 기대하면서.

설령 소망이 이루어지지 않아도 괜찮다. 소망을 바라보고 기다리는 과정에 기쁨이 있으니까.

우리의 소망이란 우리 안에 있는 능력의 예감이다.” -괴테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인간이된다는건참으로힘든일입니다 #임재성 #한빛비즈 #괴테 #니체 #쇼펜하우어 #책읽는샘 #함께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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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춘욱의 최소한의 경제 토픽 - 달라진 세계를 이해하는 21세기 경제사 수업
홍춘욱 지음 / 리더스북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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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흔히 경제를 돈으로만 판단한다. 내 계좌의 잔고만 집중하고 수익만을 바라고 투자하다 보면, 거대한 경제적 흐름을 놓치는 경우가 생긴다. 마치 눈앞의 나무만 쳐다보느라 숲을 보지 못하는 실수를 저지르는 것과 같다. 공부 잘하는 친구들은 무조건 암기방식이 아니라 흐름을 파악하는 걸 우선으로 한다.

저자의 경제 수업 역시 마찬가지다. 개별적인 경제 사안이 아니라 다자간의 역학관계나 경제 요인 간의 상호작용에서 유의한 인사이트를 얻어낸다.

 

대한민국 대표 이코노미스트 홍춘욱이 21세기의 새로운 패러다임과 세계 경제 흐름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14가지 경제 토픽을 엄선해 신간 홍춘욱의 최소한의 경제 토픽에 집약했다.

 

21세기 세계 경제는 20세기 경제 상식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subprime mortgage) 사태로 시작되어 전 세계를 휩쓴 2008년 금융 위기의 공포가 가시기도 전에, 2016년 영국의 EU 탈퇴 선언과 2017년 사업가였던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가 미국 대통령에 오르며 펼친 강력한 반중 정책에 세계는 잇단 충격에 휩싸였다. 2019년에는 수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전염병 코로나19로 각국의 경제가 정체됨과 동시에 대규모 부양책이 펼쳐졌고, 2022년은 아직 회복하지 못한 세계 경제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식량 및 에너지 위기 공포가 겹치며 인플레이션이 급물살을 탔다.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한 긴축 정책과 고금리는 자산 시장마저 둔화시켰고, 경제뿐 아니라 사회, 정치, 문화 등 모든 영역에 커다란 변화를 끼쳤다.

 

합리적 선택을 모토로 하는 경제학 이론으로 설명할 수 없는 경제적 사건들이 연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경제 교과서의 내용을 뒤집는 뉴노멀에 적응하고 예측하기 위한 경제사적 접근이 필요하다.

선진국 중심 반()세계화 물결은 한국의 산업과 노동시장 구조에도 거대한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으며, 헤게모니(hegemony)를 쟁탈하려는 국가 경쟁은 기업뿐 아니라 개인의 삶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시장 개방과 경쟁을 촉진하는 신자유주의가 종말을 고하고 각국의 반세계화 정치 세력이 권력을 잡으며 새롭게 형성된 21세기 경제 패러다임에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까닭이다.

 

왜 미국인들은 트럼프에게 열광하는가?

미국의 라이벌 위치에 오른 중국은 왜 혐오의 대상이 되는가?

중국의 경제는 왜 하강 곡선을 그리는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세계 경제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

유럽 최강자였던 독일은 왜 시들해졌는가?

브렉시트은 과연 영국인에게 경제적 실리를 주었을까?

일본 경제는 다시 살아나는가?

인도는 인구에서만이 아니라 경제에서도 중국을 뛰어넘을까?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인플레이션에 빠져나올 방법을 찾을까?

고령화는 세계와 우리나라의 노동시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요즘 화두인 AI는 저개발국의 구원투수가 될까?

 

저자는 트럼프 인기의 배경을 비히스패닉계 백인 남성의 건강 문제부터 풀어간다. 비히스패닉계 백인 중년 남성은 왜 바이든보다 트럼프를 지지했을까?

그가 주목한 요인은 바로 제조업 블루칼라 노동자의 대량 해고 사태다. 이 여파로 직장을 잃은 비히스패닉계 백인 중년층이 펜타닐과 같은 마약에 빠져드는 비율이 높아졌다. 트럼프는 그들의 이야기를 대변해 주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당신들이 무능해서 어려움을 겪는 게 아니라, 중국산 제품과 이민자 때문이다.”

여전히 강력한 지지층을 바탕으로 2024년 대선에 그는 다시 등장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부터 시작된 중국의 애국주의는 여전히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한국 문화를 배척하는 한한령, 주변 국가들과의 영토 분쟁, 경제 대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일대일로 프로젝트와 제조 2025가 대표적이다. 공격적인 중국의 태도에 세계 곳곳에서 반중 정서가 심화되고 있다. 중국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거나 중국에 있는 글로벌 기업의 설비를 인수하는 경우에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으니 숙고해야 한다.

 

일본 이후 미국에 경제적으로 대항할 수 있는 나라로 꼽히던 중국은 2020년 이후 기나긴 침체에 빠져들었다. 부동산 부문의 침체가 주된 요인으로 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심각한 구직난을 일으켰다. 대약진운동이 중단된 1962년 이후 등장하는 중국 베이비붐 세대 4억 명은 영양 결핍에 교육 부족까지 경험한 세대다. 교육의 부재는 정보화 시대에 경쟁력을 가질 수 없게 만들었고, 호구제도가 도농 격차와 농촌 노인의 빈곤 문제를 심화시켰다. 부모 세대의 가난을 지켜본 젊은 세대가 출산을 기피하게 되자 중국의 내수 경기는 끝없는 침체에 빠져들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되었을 때 지금처럼 오래 전쟁이 이어지리라 생각한 사람은 없었다. 소련 해체 이후 제조업 및 정보통신 산업 기반이 무너지며 원유 수출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 러시아는 중국으로부터의 군수물자 보급으로 간신히 버티고 있다.

저자는 독재자의 무모한 결정이 국가와 국민의 미래를 망친다고 지적하고 있다.

 

요즘 부쩍 일본의 잃어버린 30이 끝난다는 뉴스들이 많이 등장한다. 연이은 정책 실패로 만성적인 디플레이션에 빠져있던 일본. 강력한 통화 공급 정책으로 디플레이션을 해결하자는 경제 정책인 아베노믹스로 엔화 약세, 금융기관 경영 수지 개선, 시장 금리 하락이라는 효과가 발생한 것이다. 국가 경제에 경제 정책이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보여주는 사례이다.

 

인도는 중국의 대안이 될 수 있는가? 중국의 쇠퇴에 따른 반사 이익과 인공지능 혁명이 가져온 교육 문제의 완화가 인도 경제에 큰 디딤돌이 되고 있다. 중국의 임금 상승과 미·중 갈등도 인도로의 직접투자를 증가시켰다. 힌디 민족주의로 갈등이 심화되고 있지만, 인도는 앞으로 주목해야 할 주요 투자처임이 틀림없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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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찰하는 기계 질문하는 리더 - AI 시대, 대체 불가능한 리더의 첫 번째 조건
변형균 지음 / 한빛비즈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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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AI 시대를 설명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어른들이 어릴 때 보던 영화에 등장하던 로봇들이 모든 걸 해주는 세상을 그려보면 된다. 물리적 형체를 지닌 로봇 대신 앱이나 프로그램으로 바뀐 점이나 우리 사회에 끼치는 영향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을 뿐이다. AI 시대가 가져올 경제적 사회적 충격과 예측에 관한 많은 자료가 있지만, 저자는 AI 시대의 리더십을 제시하고 있다.

 

인간과 기계, 인간과 AI의 경계가 불분명해지는 AI 기술혁명의 시대에 리더는 어떤 리더십과 마음가짐을 지녀야 하는가?

국내 최고 AI 비즈니스 전문가가 제안하는 개인과 기업을 위한 AI 시대 독파 전략

 

지금 우리는 거대 기술기업의 폭격으로 생각의 속도보다 더 빠르게 변화하는 대혼돈의 시대에 돌입했다. GPT의 충격적 등장 이후 우리는 급격하게 변화하는 일상과 비즈니스를 실시간으로 경험하고 있다. 이때 저자는 시대 변화와 리더의 자세에 관한 본질적 질문을 던지고 있다.

리더는 어떻게 기술 발전에 대응하고 원하는 미래로 조직을 이끌어갈 것인가?

국내외에서 AI 관련 이론적 기초와 다양한 현장 경험을 쌓아온 저자는 질문으로 답하고 있다.

 

문제는 이 기술을 어떻게 사용할 수 있는가?’가 아니다. AI를 사용해 어떻게 제품 또는 서비스를 재정의하거나 완전히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 올바른 접근이다.”

 

3부로 구성된 이 책은 1통찰하는 기계의 시대에서 AI 기술이 촉발한 리더십 패러다임의 변화에 근거한 4개의 비즈니스 원칙을 제시한다. 2질문하는 리더의 시간에서는 기존의 패러다임으로는 대응하기 어려운 AI 시대의 도전과제들을 살피고, 이를 헤쳐나가기 위해 리더가 던져야 할 핵심적인 질문과 실천적인 가이드를 제공한다. 3리더를 위한 AI 리터러시에서는 빅데이터, 알고리즘, AGI AI 핵심 기술을 알기 쉽게 설명하고 개인과 기업에 대한 기회와 위험 요인을 촘촘하게 제언한다.

 

당신은 어떤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가?

당신은 어떤 질문이 준비되어 있는가?

기술 가속화의 시대,

결국 차이를 만드는 것은 치밀한 질문이다!

 

대규모 데이터에 숨겨진 패턴을 분석해 잠재적 위험과 새로운 기회, 심지어 통찰까지 제공하는 AI에 당신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무엇보다 인간과 AI의 시너지를 위한 조직 패러다임 재설정이 필요하다. AI가 아직 도달하지 못한 영역, 창의적 사고직관을 통한 전략이 필요하다.

 

기술 혁신 리더십의 본질적인 목표는 기술적 측면의 선구안을 갈고 닦아 비즈니스 모델과 프로세스, 문화를 혁신하는 것이다.

단순히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이 지상과제가 아닌 시대에 기술 혁신 리더십의 핵심은 유동성적응력이 되어야 한다.

 

저자는 AI 시대의 리더들에게 세 가지 단계를 제시하고 있다.

우선 AI의 본질을 이해하기 위해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학습이 필요하다.

기술 혁신의 역사로부터의 성찰, 시장 참여자들의 움직임, 선도자들의 통찰을 이해했다면, 이제 선제적으로 미래 변화를 예측하고, 그에 따라 조직의 비전과 전략을 과감하게 재편성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올바른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AI 시대의 본질을 꿰뚫는 질문만이 혁신을 리딩할 수 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바로 AI 리터러시라는 기본기를 갖추어야 한다. AI의 작동 원리와 응용 범위를 명확하게 파악한다면 기존 비즈니스를 개선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발견할 것이다.

 

이제 리더는 의사결정자를 넘어 기술의 최전선에서 탐험가로서 자신을 바라보는 사고방식의 전환이 요구된다. 그리고 그것은 비즈니스 역량과 기술 전문 지식, 과거의 통찰과 미래의 비전 사이의 격차를 연결하는 올바른 질문을 할 수 있는 능력에 관한 것이다.

 

대체 불가능한 리더의 첫 번째 조건:

회계보다, 마케팅보다, 재무보다 절실한

리더의 새로운 언어, AI 리터러시

 

노동시장의 구조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는 AI에 대해 기술적인 접근만 고민한다면 그 해답은 수박 겉핥기에 그칠 수 있다. 리더는 인간의 가치와 노동의 미래에 대한 깊은 성찰을 준비해야 한다. AI 시대를 살아가면서 우리가 준비해야 할 질문들은 AI 기술이 인간의 존재와 사회 구조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그리고 우리가 어떻게 이러한 변화를 의미 있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 갈 수 있을지에 대한 것이어야 한다.

 

AI 시대 리더의 진정한 척도 중 하나는 기술과 인류 사이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탐색하고 올바른 질문을 통해 영감을 주는 능력이다. AI가 사회의 모든 영역에 깊숙이 침투한 오늘날, 리더는 인간의 본질에 대해 깊이 성찰할 수 있는 질문을 해야 한다.

인간과 기계의 융합은 단순한 기술적 진화가 아니다. 지능과 의식의 본질에 대한 철학적이고 실존적인 탐구가 필요하다. 인공 창조물이 우리 자신의 능력을 모방할 뿐만 아니라 잠재적으로 능가하는 세상에서 인간이 된다는 것이 근본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탐구가 절실하다.

 

생성 AI가 불러온 것은 기술적 혁명을 넘어선 개념적 혁명이다.

이 새로운 기술을 포용하기 위해 CEO 당신은 리더십을 재정의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통찰하는기계질문하는리더 #변형균 #한빛비즈 #AI리터러시 #책읽는샘 #함께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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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의 아이들 꿈꾸는돌 39
정수윤 지음 / 돌베개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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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을 , 광민, 여름. 세 명의 청소년 성장 소설이라고 소개하면 너무 드라이할까?

청춘의 여정이라기엔 너무나 혹독한, 그리고 목숨을 걸고서야 고향에서 탈출할 수 있는 청소년의 이야기에서 우리는 무엇을 보아야 할까?

출발한 장소? 출발하게 된 배경과 목적? 탈출의 과정과 고난? 그 고난의 결과?

 

자기 앞에 주어진 운명과 환경의 압박과 압력은 단지 소설 속 주인공만이 느끼는 것은 아니다. 대한민국에서 성장하는 청소년이나 어른들에게도 맞닥뜨리는 것이다.

자신의 의지와 환경의 압박 중에서 자신을 선택한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작가가 생생하게 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우리는 단순한 동정심을 뛰어넘는 감동을 얻게 된다.

 

지금 우리는 세상에 존재하는지 어떤지조차 알 수 없는 땅을 향해 달리고 있다. 그 땅에서 우리는 어디든 갈 수 있고, 누구든 만날 수 있고, 무엇이든 먹고 마시고 입을 수 있다. 무엇보다 그 땅에서 우리는, 우리 자신으로 살 수 있다. 태어난 모습 그대로.

나는 간다. 죽지 않고 살면 또 보자.” -p9

 

각 챕터의 숫자 앞에는 세 주인공을 상징하는 심볼이 그려져 있다. 눈 결정체 모양은 겨울에 태어난 이고, 반짝이는 태양 모양은 여름이고, 축구공 심볼은 손흥민을 추앙하는 광민이다. 이 세 주인공의 이야기가 교차하다가 마지막에 하나로 결합한다.

 

달리는 호송 트럭에서 길바닥으로 몸을 던지며 긴장감으로 이야기를 시작하는 은 두 번의 탈북 실패 후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두만강을 건너지만 인신매매로 위험에 처했다가 가까스로 탈출한다. 북한 고위층 자녀로 부족함 없이 안정적인 생활을 누리며 손흥민처럼 세계적인 축구 선수가 되겠다는 꿈을 지닌 광민은 어머니의 브로커 활동이 발각되며 하루아침에 위기에 내몰린다. 마지막 주인공 여름은 북한을 벗어나서도 중국에서 위태로운 나날을 이어 가는 중이다.

 

우리는 어느덧 바다를 떠나보내고 꽁꽁 언 국경의 강 앞에 섰다. 그래, 이번에 국경을 넘으면 바다로 가자. 세상 끝 어딘가에 넘실대고 있을 바다를 보러 가자. 그 바다에 발을 담그고 이 세상 온갖 것들과 마주하자. 그 바다는 이 강과 이어져 있으리라. 세상 모든 물은 …… 이어져 있으니까……. -p56

 

옛날 옛적에~’로 시작하는 동화들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살았대요.’로 마친다. 그러나 이 작품은 고생하고 고생한 끝에 탈북에 성공해서 남한에 잘 정착하여 행복한 제2의 인생을 그리는 것으로 마치지 않는다. 오직 자기 자신으로, “태어난 모습 그대로자유롭게 살기를 꿈꾸던 세 사람은 고비 끝에 마침내 생애 처음으로 푸른 바다에 다다른다.

 

북쪽남쪽어느 한 편에 서기보다 바다를 자신들의 나라로 선언하는 주인공들의 주체적인 목소리가 인상적이다. 주인공들이 자신들의 나라로 정한 바다가 직접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작가는 직접적으로 설명하지 않는다. 환상일지도 모를 그 바다에 도착한 주인공들의 깨달음. 자유와 결합한 바다라는 실체.

너와 나, 물과 물고기, 달과 바다. 그 모든 것이 다 이어졌음을 깨달은 주인공들은 이 바다에 살기로 선택한다.

 

작가는 13년 동안 100여 명에 달하는 탈북청소년들을 인터뷰하며 디아스포라 서사를 그려냈다. 이주민의 삶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탈북청소년에 대해 깊이 있게 조명한 작품이 아직 드물다는 점 또한 우리가 이 소설을 놓치지 말아야 할 이유다.

그러나 소설을 읽은 후 이 이야기를 단지 탈북민 또는 탈북청소년의 이야기라고 한다면 그건 작품을 통해 그리고 싶어 했던 작가의 의도와 열정을 무시하는, 작가의 자존심을 가장 심하게 긁는 평가가 될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결정하지 않은 세상 따위 원하지 않아. 여기가 바로, 우리의 나라야!” -p212

 

이 작품의 열린 결말은 비단 수사적인 차원에 그치지 않고, 세 인물의 여정에 동행한 독자들이 책장을 덮은 후 자기 삶에서 열린 내일로 나아가기를 희망하는 역동적인 요청이다. 온몸으로 답하는 바다의 소리를들으며, “모든 건, 다시 시작되고 있었다.”라고 말하는 소설의 마지막 문장처럼, 작가는 작품 안의 경계 넘기를 통해 작품 밖 현실을 살아가는 독자들에게도 우리를 둘러싼 공고한 경계를 용기 내어 함께 넘어가자고 손 내민다. 파도의 아이들을 읽으며 독자들은 바깥을 사유하고, 세계를 확장하는 문학 경험에 이를 수 있다. 생 전부를 걸고 우리 앞에 도착한 세 청춘에, 이제 우리가 바다처럼 눈부신 환대로 답할 차례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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