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 대를 위한 교실 밖 경제학 - 경제 교과서를 뒤집는 7가지 질문 생각하는 돌 27
서재민 지음 / 돌베개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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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각 김밥은 왜 1,000원일까?" "무역은 모두에게 이익이 될까?" 이런 익숙한 질문들에서 출발해 경제학의 본질을 파고드는 책이 있다. 현직 중학교 사회 교사인 서재민 저자의 십 대를 위한 교실 밖 경제학은 교과서 속 경제 개념에 충실하면서도 그 이면에 놓인 현실과 윤리적 문제를 날카롭게 드러낸다. 제목 그대로 교실 안 경제 교과서가 담지 못한 경제의 복잡성과 진실을 청소년의 눈높이에서 흥미롭게 풀어낸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기존 경제 이론을 무작정 부정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호모 이코노미쿠스수요·공급의 법칙’, ‘시장자본주의같은 개념은 그대로 설명하되, “정말 우리는 그렇게 합리적인 존재인가?” “시장은 진정 자유롭고 평등한가?”와 같은 본질적 질문을 던진다. 개념에만 머무르지 않고 현실과의 접점을 끊임없이 탐색하며 독자 스스로 사고하게 만든다.

 

특히 생생한 사례 제시는 책의 설득력을 높인다. 프랜차이즈 식당 앞 긴 줄을 보고 주식을 산 투자자가 손해를 입는 일화는 인간의 경제적 판단이 얼마나 제한된 정보와 착각에 의존하는지를 보여준다. 세계화의 이면을 폭로한 바나나 공화국 사례는 더욱 충격적이다. 싸고 달콤한 바나나가 저개발국 노동자의 희생 위에 존재한다는 사실은 경제적 효율성 이면에 감춰진 부정의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저자는 단순히 문제점을 지적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GDP가 가사노동이나 여가는 포함하지 않으면서 교통사고나 재해 복구는 포함한다는 모순을 지적하면서, 진정한 삶의 질이나 행복이 무엇인지 되묻는다. 자본주의의 물질적 풍요는 모두 노동으로 만들어지는데 정작 노동자들의 삶이 팍팍한 역설도 예리하게 포착한다.

 

이 책은 최근 확산되는 청소년 대상 금융 투자 교육의 흐름에 대해서도 비판적 시선을 던진다. ‘돈을 잘 버는 법보다 모두가 함께 잘 사는 법을 고민하는 경제 시민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나만을 위한 경제 궁리에서 벗어나 공동체를 위한 경제 상상으로 나아가길 권한다. 이를 위해 각 장 말미에 한 걸음 더코너를 마련해 노동 가치론, 전쟁과 경제, 금융 자본의 구조 등 심화 개념을 폭넓게 제시한다.

 

물론 다소 아쉬운 점도 있다. 현실에 대한 문제 제시는 명확하지만, 구체적인 대안이 조금 부족하고 일부 개념 설명에서 관점의 균형이 아쉬운 부분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청소년이 경제를 단순한 수치가 아닌 인간의 존엄과 공동체적 가치의 시선으로 바라보도록 돕는 귀중한 안내서다. 경제학 교과서 밖에서 진짜 세상을 배우고 싶은 청소년은 물론, 교사와 학부모에게도 적극 추천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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