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아워 2 - 생과 사의 경계, 중증외상센터의 기록 2013-2018 골든아워 2
이국종 지음 / 흐름출판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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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아주대학교병원 중증외상센터 이국종 교수의 에세이 2

1편이 저자가 외상외과로 임용된 2002년부터 2013년까지의 기록.

2편은 2013년부터 2018년까지의 기록

 

막을 수 있었던 수많은 죽음을 목격하고도 왜 우리는 변하지 못하는가?

 

-1편을 통해 단 한 생명도 놓치지 않으려는 의료진과 관계자들의 분투를 기록했다.

그 기록은 2편으로도 계속된다.

여전히 저자는 자신의 인생을 비루하다고 표현하고 있고, 여전히 선진국 수준의 시스템은 갖추어지지 못하고 있으며, 소위 높은 양반들이 정치질에 외상외과는 좌초의 위기 속에 노출되어 있었다.

 

헬리콥터는 바람을 깎아내며 그 반동으로 솟아오르고, 앞으로 나아간다.

어쩌면 나도 중증외상센터도 헬리콥터가 바람을 깎아 나아가듯, 내 동료들을 깎아가며 여기까지 밀어붙여왔는지도 모른다.

그들은 아파도 아프다고 하지 않았고, 힘들어도 힘들다고 내색하지 않았다.

간신히 구축해온 선진국 표준의 중증외상센터를 유지하기 위해 말없이 버티다 쓰러져나갔다.

결국 이 중증 외상센터 바닥은 내 동료들의 피로 물들었다.

 

-중증외상 환자가 발생하는 대형 사고는 연이어 터지고 있었지만 제도적인 준비는 항상 더디었다. 고위급의 결심에도 실무진으로 내려오면 희미해지다가 사라지곤 했다.

저자에게 희망은 사라지고 있었다.

동료들의 희생에 항상 죄스러움을 느끼는 저자는 스스로 사라지기를 바라기도 하였다.

 

내가 외상외과라는, 한국에는 정착할 수 없어 보이는 괴이한 일을 할 때마다 나와 연관된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문제를 알고도 그만두지 못했고, 문제의 본질이 다른 곳에 있음을 알면서도 그만두지 못했고,

문제의 본질이 다른 곳에 있음을 알면서도 권한 밖의 일이었으므로,

나는 늘 진퇴양난이었다.

 

-그가 지켜내고자 하는 삶의 원칙들. 그 속에서 그는 산화하고 있다. 우리는 그에게 너무나 큰 빚을 지고 있는 것이다. 그들에게 빚을 지고 있는 것이다.

어느 오락프로그램에서 유행했던 그 말 나만 아니면 돼!”라는 말이 너무나 싫다.

 

왼쪽 눈의 안저 촬영 사진을 나는 한동안 멍하니 보았다.

최근들어 헬리콥터 안에서 고글을 자꾸 닦아내던 것을 생각했다.

며칠 전 직원 식당에서 좋아하는 반찬이 나왔을 때 젓가락이 허공을 헤집었던 것을 기억했다.

입 밖으로 흘러나오는 허탈한 웃음을 애써 참았다.

10분 가까이 멍하니 않아 있었다.

오른쪽 어깨가 부서져나갔고, 왼쪽 다리도 성하지 않은데 이제는 한쪽 눈도 멀고 있구나…….

돌보지 못한 몸이 깎여 나가고 있었다.

 

-2014년 우리가 기억하는 큰 아픔이 터졌다.

기이하리만큼 움직이지 않았던 구조대와 구조헬기들.

사고 현상의 상공을 비행했던 이국종 교수팀의 헬기는 당국의 명령으로 회항할 수밖에 없었다. 구조대원들과 의료진의 깊은 무력과 좌절이 분노가 되었다.

 

세월호 침몰을 두고 드물게발생한 국가적 재난이라며 모두가 흥분했다.

나는 그것이 진정 드물게 발생한 재난인지, 드물게 발생한 일이라 국가의 대응이 이따위였는지 알 수 없었다.

사람이든 국가든 진정한 내공은 위기 때 발휘되기 마련이다.

내가 아는 한 한국은 갈 길이 멀어 보였고, 당분간은 개선의 여지가 없다는 사실에 힘이 빠졌다.

 

한 지방자치 단체에서 1,800억 원을 들여 대규모의 안전체험 테마파크를 지어놨다.

하루 평균 입장객은 350여 명, 연간 적자 규모는 15여억 원이라고 했다.

1,800억 원이면 중증외상센터 전체건립 비용을 상회하며, 소방항공대 두세 곳을 창설할 수 있는 금액일 것이다.

세월호와 증증외상에 대한 이슈가 불거진 이래로 안전과 외상을 테마로 수많은 것들이 벌어지고 있으나, 나는 그 핵심가치를 알 수 없었다.

 

-2권 말미엔 부록으로 인물지가 실려있다. 중증외상센터 건립에 생의 일부분을 바친 사람들에 대한 인물평이 쓰여 있다. 한 사람 한 사람 꼼꼼하게 기록되어 있다. 의사, 간호사, 응급구조사, 소방관계자, 군관계자, 정치인 등등.

그러나 1, 2권을 통틀어 등장하지 않는 인물이 있다.

이국종 교수의 아버지와 어머니를 제외한 가족.

아내나 자녀에 대한 기록은 어디에도 없다.

 

사실 의료비를 적절히 투입했을 때 가장 극적인 효과를 볼 수 있는 분야는 중증외상이다.

그것이 세계 의료계의 정설이지만, 한국에서는 적용되지 않는다.

하긴 한국의 어떤 분야가 그렇게 세계적인 표준을 좇아가겠는가?

해외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몇몇 민간 기업을 제외하면 한국 사회의 그 어느 분야도 그렇게까지 세계 표준을 추구하지 않는다.

다들 제 살 길 찾기에만 고도로 특화되어 있는 이 사회에서 나는 그동안 쓸데없는 짓을 해온 것만 같다.

 

-어릴 때부터 좋아하던 드라마 장르가 의학 드라마였다. ‘하얀 거탑이나 이국종 교수가 모티브였다는 낭만닥터 김사부골든타임같은.

천재적인 의술을 발휘하는 주인공이 온갖 역경 속에서도(주로 정치적 술수나 권력의 유혹 등) 의사로서의 정의를 지키며 승리한다는 스토리.

이제는 의학 드라마를 보지 못할 것 같다. 너무나 처절하고 먹먹하게 현실과 싸우는 이국종 교수를 보았기 때문이다.

 

헬리콥터의 로터 소리는 생사의 기로에 선 환자를 이승으로 끌고 오는 소리였으나, 주민들에게는 정적을 깨뜨리는 소음에 불과했다.

미국이나 영국, 일본에서조차 주거지역에 인접해 병원이 위치한 경우가 많았지만, 병원에서 출동하는 헬리콥터 소음으로 민원이 제기되었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다.

미국 메릴랜드주의 외상센터에는 연간 2,500여 명의 외상환자가, 영국의 로열런던병원 외상센터에는 연간 1,500여 명의 외상환자가 헬리콥터로 실려온다.

일본 오사카나 지바의 외상센터에도 헬리콥터로 실려 오는 환자가 연간 1,200여 명을 상회한다.

민원에 시달리는 우리의 항공 출동은 기껏 연간 300회에 불과했다.

이런 식이라면 한국에서는 외상센터를 운영할 수 없다.

항공 전력을 이용하지 않고서는 초단위로 죽음의 문턱을 넘는 중증외상 환자들을 살려낼 수 없다.

 

-선진국의 시스템. 이국종 교수를 절망시키고 있는 그것.

우리가 만들어야만 한다.

우리가 입 밖으로 뱉어내는 인간 존엄성과 자유와 평등을 지키는 일은 살릴 수 있는 사람들을 길바닥에서 죽게 만드는 일을 멈추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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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중국이 아닙니다 - 모두가 착각했던 중국 청춘들의 삶
알렉 애쉬 지음, 박여진 옮김 / 더퀘스트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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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모두가 착각했던 중국 청춘들의 삶.

사회주의 국가에 태어나 자본주의 파도를 맞이한 중국 신인류

 

우리가 알고 있는 중국은 국가로써의 중국이다.

그들의 역사와 자연환경 그리고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경제력과 이를 바탕으로 한 국제적 영향력에 관심을 쏟고 있다.

그러나 그 나라를 움직이고 있는 정치세력이 아닌 실질적인 그 나라를 형성하고 있는 중국의 젊은 세대에 대한 인식은 너무나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이 책은 80바링허우(덩샤오핑의 '한가구 한자녀 정책' 실시 이후인 1980년부터 태어난 중국의 젊은 세대를 이르는 말)들이 가지고 있는 다양성과 불안정성을 잘 그려내고 있다.

이들은 과도기 세대이며 빠르건 더디건 중국을 변화시킬 시작 지점에 있는 세대다.

더 많은 희망과 동시에 더 많은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세대다.

 

저자는 다음 6명의 중국의 젊은이의 성장 과정과 현재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샤오샤오: 헤이룽장성 출신. 과일 도매상의 딸.

다하이: 후베이성 출신. 군인의 아들.

프레드: 하이난성 출신. 공산당 간부의 딸.

스네일: 안후이성 출신. 시골농부의 아들.

루시퍼: 허베이성 출신. 농기계 수리상의 아들.

미아: 신장성 출신. 도시설계회사원의 딸.

 

이 책의 등장인물이 중국의 32,000만 명이 넘는 10~20대 젊은이들의 대변자는 아니다. 등장인물들의 공통점은 모두 대학을 나왔고, 성공을 꿈꾸고 있는 중국 도시의 젊은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이야기들은 현재의 중국을 살고 있는 그리고 우리가 필연적으로 상대할 중국의 리얼 라이프 스토리이다.

 

 

1980년대 이후 태생 아이들 중 수천만 명이 부모가 돈을 벌기 위해 먼 타지로 나가고 남겨진 아이들이 되었다.

1985년부터 학생들을 상대로 군사 훈련을 실시해 왔으며, 1989년 천안문 시위 이후에는 의무 사항이 되었고, 1991년부터 이른바 애국 교육이 중국 전역의 학생들에게 강제로 실시됐다.

중학교 때부터 대학교를 마칠 때까지 중국 학생 한 명이 이수하는 애국 수업의 양은 거의 1,000시간에 가깝다.

중국의 대학 입학시험은 이틀 동안 치러지는데 700(750점 만점)에서 단 1점 차이로 학생들이 갈 수 있는 대학교와 선택할 수 있는 직업의 범위가 달라진다.

 

공산당이 그토록 노력했음에도 많은 학생들이 1989년 혁명의 의미를 정확히 알고 있다. 다만 그들에게는 또 다른 우선순위들이 있을 뿐이다.

그들은 침묵으로 더 많은 것을 얻들 수 있고 말로 모든 것을 잃을 수도 있는 환경에서 오직 성공을 향한 치열한 경쟁과 맞닥뜨리고 있다.

모호한 입장으로 반정부 게시물을 탐닉하는 웨이보 이용자들은 적당히 은둔하며, 직장에서 계속 일을 하고, 아무 것에도 맞서서 대립하지 않는 젊은이들이다. 그들에게 웹은 자신을 가두고 있는 그물에서 벗어나 마음껏 누빌 수 있는 세상이다.

젠더의 평등은 문화혁명 이전을 퇴보했다. 임금 격차, 직장 내 조직적인 성희롱, 남성 우월주의 등 익숙한 문제들이 다시 생겨났다. 1980년대 이후 세대는 구세대의 편협한 사고방식에 늘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었기에 순전히 자신들 세대만의 힘으로 사회를 서서히 변화시키고 있었다.

 

1980년대 이후 세대가 대학 입시와 직장생활 그리고 결혼이라는 컨베이어벨트에 놓여 있는 세대라고 한다면, 1990년대 이후 세대는 아예 그 벨트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 세대다.

1990년대 이후 세대에 속한 다양한 부류의 젊은이들은 종종 바로 앞 세대가 잃어버린 젊음을 보상해주는, 관습을 거부하는 부류로 규정되곤 했다.

 

2012년에 댜오위다오섬을 두고 일본과의 분쟁이 극에 달했다. 이 성난 젊은이들을 거품 물고 분노하게 할 명분으로 민족주의보다 더 좋은 것은 없었다.

사실 이 젊은이들이 진짜 좌절하게 된 원인은 일본과는 별로 관련이 없다.

오히려 중국의 사회적 불평등, 부와 권력을 지닌 사람들이 경제 성장의 모든 성과를 가져가 버리는 광경을 일상적으로 봐야 하는 현실이 더 관련 깊었다.

 

중국은 계급이 없는 사회라고들 생각한다. 하지만 도시와 농촌 사이에 현실적인 계급이 존재한다. 농촌에서 도시로 이주해온 사람들은 대부분 열등한 계층 취급을 받으며 이 틈은 날이 갈수록 더욱 벌어지기만 할 뿐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다.

 

이 책을 통해 우리의 젊은이들과 중국의 젊은이들과의 공통점과 차이점들을 확인해볼 수 있었다. 중국의 현실과 젊은 세대들의 실제 생활을 통해 그들이 만들어나갈 미래의 중국을 살펴볼 수 있으리라.

이전 세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중국. 그 변화는 중국이 직면한 문제이자 기회이며, 이웃 나라인 우리에게도 도전이자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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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아워 1 - 생과 사의 경계, 중증외상센터의 기록 2002-2013 골든아워 1
이국종 지음 / 흐름출판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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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름출판 서포터즈 12기로 선정되어 첫 번째 활동이 바로 이 책 골든아워서평 활동이다.

아덴만 여명 작전으로 죽음 직전에 몰렸던 석해균 선장을 살려낸 아주대학교병원 중증외과 이국종 교수의 에세이.

 

매스컴을 통해 알려진 이국종 교수는 중증외상치료의 불모지였던 우리나라에 혜성처럼 나타난 스타였다. 생사의 기로에서 죽음쪽으로 기울었던 환자들은 빛나는 수술로 살려내는 뛰어난 외과의사. 똑소리는 나는 정책이나 주장을 펴내는 한국 최고의 엘리트 의사.

이상이 이국종 교수에 대해 갖고 있던 이미지였다.

내가 골든아워1을 펴보기 전까지의 이미지.

 

이국종 교수는 자신의 이야기를 너무나 담담하게 써내려간다.

상이군인의 자녀로 어렵게 성장한 어린 시절.

마음 깊이 의지했던 친구를 따라 신설의과대한인 아주대학교 의대에 지원하고 외과를 선택한 이유.

의대를 마치기전 현역병으로 입대를 해야만 했던 집안 사정.

그리고 해군에서 배운 인생의 원칙.

 

원칙을 지켜야 한다. 하는 데까지 최선을 다해서 옳은 것을 주장하며 굽히지 않는다, 안 될 경우를 걱정할 것 없다, 정 안 되면 다시 배를 타러 나가면 그뿐이다. 나쁜 보직을 감수할 자세만 되어 있으면 굳이 타협할 필요가 없다. 원칙에서 벗어나게 될 상황에 밀려 해임되면 그만하는 것이 낫다.”

 

그는 그저 살아남기 위해 외상외과를 선택했다.

중증외상 환자들을 치료하는 것이 나의 업()인데도 환자들은 자꾸 내 눈앞에서 죽어나갔다. 살려야 했으나 살릴 방법을 찾지 못했다. 필요한 것은 시스템이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병원에는 그 시스템이 없어 계속된 죽음이 이어진다.

그 시스템을 찾으러 UC 샌디에이고 외상센터에서 단기 연수를 받고, 영국의 로열런던병원 외상센터에서 연수를 받으며 그들의 시스템을 들여오고자 했다.

그래야 이 병원 저 병원을 오가다 허무하게 스러지는 생명들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믿었다.

 

그러나 그의 노력이 더해지면 더해질수록 그는 삶의 보편성으로부터 먼 일상과 상식 밖의 시선까지 버텨야 하는 진흙탕에 뒹굴게 되었다.

이때 이국종 교수 밑에서 외상외과 수련을 받고 싶어 한다는 정경원이 등장한다.

이 책의 책 제목을 넘기면 나오는 정경원에게

나는 그 이름이 이국종 교수의 아내인줄 알았다.

정경원은 이국종 교수의 처절한 현실에 대한 설명에도 그리스토의 가르침에 어긋나지 않는 삶을 살기 위해 외상외과를 선택한다.

 

“5월에 정경원이, 9월에 김지영이 오면서 팀의 전력은 향상됐으나 앞은 여전히 보이지 않았다. 가진 것이 몸뿐인 환자들은 몸을 써서 밥벌이를 하다 으스러져 밀물같이 밀려왔고, 우리는 밀어닥치는 파도에 숨 돌릴 틈이 없었다. 새로 합류한 팀원들과 내가 열심히 일해서 살려낸 환자의 수가 늘어날수록 적자는 정비례해 커졌다. 괴이한 일이었다.

나를 향한 따가운 눈초리와 뒷말은 여전히 무성했다. 팀원들이 있어서 혼자 버티던 날보다는 나았으나 여전히 무참한 날들이었다. 일상이 핏물과 비난의 파도 속에 있었다.”

 

공사판의 산업재해, 도로의 교통사고, 형사사건의 피해자, 가정폭력의 피해자 등등 이유는 여러 가지였지만 외상외과에 대한 정책적 지원과 병원 내의 지원은 여전히 없었다.

해가 지날 때마다 새롭게 추가되는 200명 정도의 새로운 환자 명단과 협의 진료 실적이, 내가 세상에서 일을 하면서 존재했다는 유일한 흔적이었다. 적어도 환자 명단만 보면 병원 내 복잡한 정치적 상황이나 정부의 정책 방향에 신경 쓰는 것은 별 의미가 없었다. 나는 정경원과 주위 사람들의 희생으로 때로는 부축받고 때로는 떠밀리듯이 이 일을 계속 지속하는 내 모습을 발견할 때마다 몸서리가 쳐졌다.”

 

20111월 아덴만에서 소말리아 해적들에게 삼호주얼리호가 피랍됐다.

피랍된 배의 선장은 고의적으로 선박의 항로를 지연시켰고 배의 엔진도 일부러 망가뜨렸다.

조영주 함장은 최영함을 이끌고 선박을 따라잡았다. 5시간의 교전.

여덟 명의 해적이 사살됐고 다섯 명은 산목숨으로 잡혔다.

21명의 한국인 선원은 전원이 살아서 구출되었다.

그러나 석해균 선장은 해적이 쏟아부은 AK-48 총탄에 부셔져 있었다.

오만의 술탄카부스왕립병원에서의 1차 응급수술과 환자의 상태 악화.

이국종 교수는 정경원과 김지영과 함께 오만으로 출국.

오만 도착 후 2차 수술. 그리고 다시 상태 악화.

죽어가는 선장의 숨을 붙여 데리고 돌아가기 위한 에어 앰뷸런스를 마련하기 위한 비용 38만 달러. 우리의 행정절차를 모두 따르면 선장을 죽게 될 것으로 판단한 이국종 교수가 싸인.

 

그 이후는 매스컴을 통해서 우리가 아는 스토리가 전개된다.

병원 측에서 언론을 상대로 브리핑을 했다. 나는 언론과 접촉하지 않았다. 병원은 인터뷰 중에 아주대학교병원이 지난 10년간 중증외상 분야를 집중 육성해왔다라고 했다. ‘10집중 육성사이에서 나는 씁쓸해졌다. 내가 겪어온 10년과 병원이 말하는 10년은 같지 않았다. 나는 이해할 수 없었다.”

 

병원 안팎으로 나를 향해 겨눈 무수히 많은 칼들이 날을 바짝 세우고 희번덕거렸다. 나는 한낱 지방 병원의 외상외과 의사였다. 나의 무엇이 그들로 하여금 칼을 겨누게 하는지 좀처럼 헤아려지지 않았고 헤아리고 싶지도 않았다. 사는 것의 지리멸렬함이 지겹고 지난했다. 환자들이 쏟는 핏물이 나를 완전히 삼켜버리기를 바랐다. 내 삶에 대한 의지는 소멸에 가까웠고, 그저 나는 관성적으로 살아 있었을 뿐이다. 그러나 ()’은 그 자체로 의지를 지녀, 사경을 헤매던 석 선장의 의식은 점차 분명하게 이 세계로 넘어오고 있었다.”

 

2012년 정부 차원의 권역별 중증외상센터 설립 사업 선정에서 아주대학교병원은 탈락했다. 예견된 수순이었다.

병원 내에 돌고 있는 탈락에 대한 수많은 말들 속에서 탈락의 원인은 오롯이 나였다. 내가 중앙정부와 학회에 적이 많아서라고 했다. 이런 말들의 대부분은 핵심 보직교수들에게서 쏟아져나왔다. 원내 사람들은 나를 볼 때마다 그 진위 여부를 알고자 물어댔으나 나는 입을 닫았다.”

 

병원은 앞으로 있을 2차 중증외상센터 사업 공모지원을 원하면서도, 우리 팀이 그때까지 버티는 데 필요한 지원은 하지 않았다.

중환자실 자리가 없어 여전히 응급실 급성구역 병상을 얻어 써야 했고, 팀원들은 불가능한 당직 일정과 환자 부담을 버텨내며 헬리콥터에 올랐다. 모두가 극심한 악조건 속에서 일하고 있으나 아무에게도 환영받지 못했다. 병원의 보직자들은 헬리콥터의 소음을 여전히 문제 삼았고, 별것 아닌 환자들로 쇼를 한다는 말까지 뱉어냈다.”

 

저자는 <서문>에서 김훈 선생의 칼의 노래를 언급했다. 김훈 선생의 작품에서의 이순신 장군의 외로움을 읽었던 나는 골든아워1을 읽어 내려가며 세상의 모멸과 치욕을 오롯이 감내하면서도 알 수 없는 무의미와 끝까지 싸우는그를 보았다.

그의 삶의 원칙과 그 원칙을 비웃는 세상의 모든 권세들 간의 전투 기록에서 이국종 교수와 그의 팀은 희생당하고 무너지고 있다.

목숨을 걸고 왜군과 싸운 이순신이 고문을 당하는 것처럼.

 

전투마다 승리했던 이순신 장군과는 다르게 이기고 지는 전투가 잦은 이 전쟁에서 이국종 교수팀이 승리하기를 바란다. 그의 팀이 더 이상 다치지 않기를 기원한다. 어서 선진국 수준의 시스템이 완성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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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가 잘못됐습니다 - 의사가 가르쳐주는 최강의 식사 교과서 식사가 잘못됐습니다
마키타 젠지 지음, 전선영 옮김, 강재헌 감수 / 더난출판사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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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가 가르쳐주는 최강의 식사 교과서

The Ultimate Guide to Developing Healthy Eating Habits

 

여름이 시작될 때쯤, 태어나서 처음으로 헬스클럽에 등록을 했다. 몸 컨디션이 엉망이었다. 한번 늘어난 허리는 줄어들 줄 몰랐다. 늘어난 체중도 빠질 생각을 하지 않고. 열심히 운동을 할 줄 알았다. 그러나 운동을 하면 지치기만 하고, 결국 포기하고 말았다.

 

헬스클럽 운동도 못하는 내가 책으로 건강을 챙긴다?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생각했다.

책을 한 번 훑어보니, ‘! 이렇게 간단해?’하는 생각이 들었다.

식사만으로 비만, 노화, 질병을 관리할 수 있다니 놀랍고 강한 의심이 들었다.

 

책의 내용들은 매우 단순하고 또한 매우 과학적이다. 건강과 비만에 대한 우리의 복잡하면서도 이른바 상식적이라는 생각들을 간단하게 고쳐준다.

혈당치를 조절하면 비만을 물리칠 수 있다.

혈당치를 낮추기 위해서는 탄수화물의 섭취를 줄여야한다.

진리는 가장 단순한 가운데 있다.

이제 실행이다. 건강한 식사, 건강을 만드는 식사, 건강을 유지하는 식사를 시작하자!

 

우리가 알고 있는 식사에 대한 상식은 틀리거나 최신 정보가 반영되지 못한 것들이 많다.

세간의 상식과 달리 섭취열량을 따져 먹는 다이어트보다는 당류 섭취를 줄이고 양질의 단백질, 체소와 함께 건강한 기름을 섭취하는 것이 지속가능한 최고의 체중 조절법인 것이다.”

체중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칼로리나 지방 섭취량이 아니라 탄수화물 섭취량이다.”

 

몸무게가 서서히 늘더니 도통 줄지 않는다.’ ‘혈압이 높다는 지적을 받는다.’ ‘쉽게 지친다.’ ‘업무 도중에 곧잘 존다.’ ‘집중력이 낮다.’

이런 증상이 나타나는 근본 원인은 혈당치에 있다.

 

서장

인체의 메커니즘을 따르는 최강의 식사

혈당치 관리가 최대의 열쇠다

높은 혈당치가 비만을 낳는다 초조감부터 암, 치매까지 만병의 근원

혈당치가 높은면 면역력이 떨어지는데다 몸속에서 최종당화산물(AGE, Advanced Glycation End-products)라는 유해물질이 만들어져 여기저기에서 노화가 진행된다.

혈당치를 올리는 것은 전적으로 탄수화물(=당질)이며 지방이나 단백질은 혈당치를 올리지 않는다.

 

우리 몸의 구조는 굶주렸던 선조들의 시대에 혈당치가 너무 떨어져 목숨을 잃지 않도록설계된 것이다. 그러나 현대인으로 말할 것 같으면 굶주리지도 않는데 뇌의 쾌락을 위해 탄수화물을 섭취하고 있다. 그야말로 탄수화물 중독이다.

 

 

1 의학적으로 올바른 식사법 20

건강 상류층이 알아야 할 식사의 새로운 상식

새로운 상식 10가지

1 탄수화물이 살찌는 주된 원인 2 칼로리와 비만은 무관하다 3 지방은 먹어도 살찌지 않는다 4 콜레스테롤 수치는 식사로 바뀌지 않는다 5 단백질 보충제가 신장을 망친다 6 조금씩 자주 먹어야 살찌지 않는다 7 과일도 많이 먹으면 살찐다 8 지쳤을 때 단 것을 먹으면 역효과 9 발암성 의심 식품은 먹지 않는다 10 운동은 식후에 바로 하는 것이 좋다

 

몸에 좋은 음식 10가지

1 올리브유 2 견과류 3 와인 4 초콜릿 5 6 치즈 7 블루베리 8 커피 9 식초 10 날것

 

2 살이 빠지는 식사법

탄수화물 제한으로 심신을 단련하다

-지방 세포에 저장되어 있는 중성지방이 에너지로 바뀌는 것은 가장 나중의 일이며 그렇기 때문에 한번 진 뱃살은 쉽게 빠지지 않는다.

-운동으로 뺄 수 있는 체중에는 한계가 있다. 운동이 아니라 식사를 조절한다.

-매일 먹는 탄수화물 양을 줄인다. 남성 120g, 여성 110g 이하가 최적

-우리 몸을 망치는 5대 탄수화물 식품 1위 캔커피, 청량음료, 주스 등, 2위 설탕이 든 과자, 3위 과일, 4위 흰쌀밥, 흰 빵, 우동 5위 현미, 통밀빵, 감자류

-먹는 순서에 따라 살찌는 방식이 달라진다. 채소, 단백질, 탄수화물 순으로!

-일정한 양을 여러 번 나눠 먹어야 혈당치도 크게 오르지 않고 인슐린도 많이 분비되지 않아 살이 찌지 않는다.

-해조류와 버섯을 많이 먹는다. 식이섬유가 풍부하다.

-탄수화물을 줄인 만큼 단백질을 늘린다. 동물성과 식물성의 균형을 유지한다.

-하루 2리터의 물을 마신다. 혈당치를 낮추고 대사의 질이 높아진다.

-올리브유가 탄수화물을 만났을 때 혈당치 상승이 억제된다.

-화이트와인을 마시면 살이 빠진다. 쌉쌀한 맛이 다이어트에 좋다.

-계피는 혈당치를 낮춘다. 노화를 방지하고 혈행을 촉진한다.

-나이 들수록 탄수화물을 줄여야 한다. 대사가 떨어지면 체중 감량이 힘들다.

-부위별 살 빼기란 불가능하다. 배만 홀쪽해지는 식사법은 없다.

-아침 점심 저녁은 3:5:2 비율로! 저녁을 줄이고 점심을 늘린다.

 

 

3 지치지 않는 힘을 기르는 식사법

세끼 식사로 신체의 기능을 높인다

-과일은 주스로 갈아먹으면 살찐다. 당분을 과도하게 섭취하게 된다.

-양질의 버터를 고수한다. 동맥경화 예방에 좋다. 그래스-페드 버터

-요구르트는 조금씩 매일 먹는다. 자신에게 맞는 종균의 제품을 선별한다.

-달걀의 콜레스테롤은 극히 미량이다. 음식의 영향은 10%에 불과하다.

-가공육은 가급적 삼간다. 방부제, 발색제 등도 들어 있다.

-단맛을 원하면 벌꿀을 사용한다. 항산화 작용을 하는 건강식품

-왜 점심을 먹고 나면 졸릴까? 일품요리(소고기덮밥, 라면, 우동, 메밀국수, 파스타, 카레라이스, 초밥 등)는 저혈당 상태에 빠뜨린다.

-과자 빵은 수명을 갉아먹는다. 이스트 푸드, 마가린이 가득하다.

-잘 씹고 천천히 먹어야 한다. 한입에 서른 번 씹어 먹는다.

-점심을 먹고 나서 20분간 걷는다. 식후의 휴식은 살찌는 지름길

-출출하면 견과류를 먹는다. 공복을 참는 것보다 조금씩 먹는 것이 좋다.

-잠들기 4시간 전에는 먹지 않는다. 소화, 흡수에는 4시간이 걸린다.

-탄수화물 없이 저녁 먹는 방법 저녁은 반찬을 중심으로 먹는다.

-염분 섭취량을 줄인다. 야생의 미각을 깨운다.

-와인이나 증류주는 혈당치를 낮춘다. 탄수화물이 많은 맥주, 청주는 피한다.

 

 

4 늙지 않는 식사법

외모, 기력, 체력을 유지하고 젊음을 되찾다

-혈당치 때문에 살찌고 늙고 병든다. 비만 식생활이 노화와 질병의 원인

-식초나 레몬을 조미료 대신 쓴다. 담그기만 해도 AGE가 줄어든다.

-콜레스테롤도 산화와 당화가 문제. 탄수화물을 제한해 체중을 줄이면 자연히 콜레스테롤도 좋은 상태가 될 것이다.

-AGE를 축적하는 네 가지 요소 : 고혈당, AGE 고함량 식품, 자외선, 담배

-장어, 닭고기, 참치는 천연 항산화 식품. 카르노신이 노화를 억제한다.

-비타민B1(돼지고지, 장어, 현미, 메밀, , , 닭고기), B6(가다랑어, 참치, 연어, 견과류, 육류 전반, 채소, 바나나, 마늘)AGE를 억제한다. 여름철 더위도 막아주는 천연의 보약

-폴리페놀로 젊어진다. , 블루베리, 커피를 자주 먹는다.

-콜라겐은 먹어도 효과가 없다. 아무리 먹어도 몸속에 남아 있지 않다.

 

 

5 병에 걸리지 않는 식사법

면역력을 회복하고 암을 멀리한다

-신석기인의 식단으로 돌아간다. 가공 식품이 면역 체계를 파괴한다.

-위장의 7할만 채우면 장수한다. 기아 상태에서 장수 유전자가 살아난다.

-딱딱한 음식을 꼭꼭 씹어 먹는다. 씹는 행위로 본연의 힘을 되살린다.

-인공감미료가 설탕보다 위험하다. 장내 세균의 균형을 파괴한다.

-현대인은 너무 짜게 먹는다. 염분 섭취량을 줄이면 혈압이 떨어진다.

-칼륨을 섭취하여 염분을 배출한다.

-오래된 기름은 독성이 강하다. 산화한 기름은 먹지 않는다.

-감자칩은 악마의 음식. 악성의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다.

-체온을 올리면 면역력이 높아진다. 생강, 고추가 혈행을 촉진한다.

 

 

6 통계 자료가 알려주는 100세 시대 식사법

장수하는 사람들의 10가지 생활 규칙

규칙1 콩류를 많이 먹는다. 비만, 노화, 질병을 예방하는 슈퍼 푸드

규칙2 다양한 채소를 고루 먹는다. 하루 350그램의 채소를 먹는다.

규칙3 비탈길을 걷는다. 허리와 다리를 단련하는 운동을 한다.

규칙4 평생 일을 놓지 않는다. 소일거리를 찾아 몸을 움직인다.

규칙5 삶의 보람을 찾는다. 남에게 필요한 사람임을 자각한다.

규칙6 건강관리에 철저하다. 조기 발견, 조기 치료는 건강관리의 기본

규칙7 과식하지 않는다. 칼로리의 30퍼센트를 줄여 먹는다.

규칙8 와인을 즐긴다. 하루 한두 잔은 삶의 활력소가 된다.

규칙9 초콜릿을 먹는다. 카카오에는 미네랄이 풍부하다.

규칙10 의사를 잘 고른다. 큰 병원이 꼭 명의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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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했던 최선의 선택 - 그림으로 그린 베트남 회고록
티부이 지음, 정재윤 옮김 / 내인생의책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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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그린 베트남 회고록

The Best We Could Do

2017 빌 게이츠 선정 올해의 추천도서

 

우리에게 베트남은 베트남 전쟁으로 기억되어져 왔다. 최근에는 결혼 이주민과 새롭게 부상하는 공업국가 그리고 박항서 감독의 활약이 추가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생소한 베트남을 떠난 사람들의 이야기.

빌 게이츠의 추천도서라는 소개보다 저자와 그의 가족의 삶의 이야기가 더 큰 울림을 준다.

 

베트남 전쟁에 대해 우리는 지나치게 단순하거나 고정관념에 갇혀있다. 우리의 어른들이 베트콩이라고 부르던 베트남 공산주의자들과 부패하고 나약한 남부 베트남. 자유 민주주의를 지키려고 했던 미국과 한국의 희생.

현재의 베트남 정부와 협력을 강화하려는 한국 정부는 과거 베트남 전쟁에 대한 사과를 공식적으로 해야 하는가?

공식적으로 전쟁에서 승리한 현재의 베트남 정부가 자신들을 학살한 패전국의 사과를 받을 것인가?

여러 가지로 복잡하게 얽혀있는 현재의 정치사적 문제를 접어두고 그 배경에는 100여 년 동안 프랑스의 지배가 존재한다.

프랑스로부터 독립은 이루었지만 베트남은 다시 북위 17도를 기준으로 공산주의 북베트남과 미국의 지원을 받는 남베트남으로 갈라지게 된다.

그리고 전쟁.

 

“1975430, 그날의 이야기는 한 가지가 아니다.

오늘날의 베트남 승자들은 그날을 해방절이라고 부른다.

우리 부모님처럼 해외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그날을 조국을 잃은 날이라고 기억한다.”

 

역사의 수레바퀴 속에서의 한 가정의 선택. 우리에게는 낯설지 않다. 우리 민족, 우리 선대의 가족들도 그랬으니까.

일제의 식민통치 시기, 일본의 패망과 남북의 분단, 남과 북의 전쟁.

 

주인공의 가족은 보트피플이 되어 우여곡절 끝에 말레이시아에 도착하게 되고 수용소에서의 생활을 거쳐 난민으로 미국에 이주하게 된다.

 

거대한 역사는 한 사람의 인간과 그 가족들을 따뜻하게 돌보지 않는다. 인간이라는 의미조차 무참하게 부서뜨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역사에 대한 그들의 대응은 기록되어지지 않지만 가족의 인생에 그대로 나이테로 남게 된다.

그것이 옳은 선택이었건 나쁜 선택이었건.

 

조국을 잃고 낯선 땅 미국에서 하층민으로 생활하는 주인공의 가족.

미국 역사상 최초의 패전이라는 쓰라린 상처를 준 베트남에서 온 이민자라는 딱지.

그 속에서 저자는 가족의 의미와 자신이 출산한 아이의 생명을 통해 세상을 극복할 수 있는 힘과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된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했던 최선의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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