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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했던 최선의 선택 - 그림으로 그린 베트남 회고록
티부이 지음, 정재윤 옮김 / 내인생의책 / 2018년 8월
평점 :
절판
그림으로 그린 베트남 회고록
The Best We Could Do
2017 빌 게이츠 선정 올해의 추천도서
우리에게 베트남은 ‘베트남 전쟁’으로 기억되어져 왔다. 최근에는 결혼 이주민과 새롭게 부상하는 공업국가 그리고 박항서 감독의 활약이 추가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생소한 베트남을 떠난 사람들의 이야기.
빌 게이츠의 추천도서라는 소개보다 저자와 그의 가족의 삶의 이야기가 더 큰 울림을 준다.
베트남 전쟁에 대해 우리는 지나치게 단순하거나 고정관념에 갇혀있다. 우리의 어른들이 베트콩이라고 부르던 베트남 공산주의자들과 부패하고 나약한 남부 베트남. 자유 민주주의를 지키려고 했던 미국과 한국의 희생.
현재의 베트남 정부와 협력을 강화하려는 한국 정부는 과거 베트남 전쟁에 대한 사과를 공식적으로 해야 하는가?
공식적으로 전쟁에서 승리한 현재의 베트남 정부가 자신들을 학살한 패전국의 사과를 받을 것인가?
여러 가지로 복잡하게 얽혀있는 현재의 정치사적 문제를 접어두고 그 배경에는 100여 년 동안 프랑스의 지배가 존재한다.
프랑스로부터 독립은 이루었지만 베트남은 다시 북위 17도를 기준으로 공산주의 북베트남과 미국의 지원을 받는 남베트남으로 갈라지게 된다.
그리고 전쟁.
“1975년 4월 30일, 그날의 이야기는 한 가지가 아니다.
오늘날의 베트남 승자들은 그날을 해방절이라고 부른다.
우리 부모님처럼 해외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그날을 ‘조국을 잃은 날’이라고 기억한다.”
역사의 수레바퀴 속에서의 한 가정의 선택. 우리에게는 낯설지 않다. 우리 민족, 우리 선대의 가족들도 그랬으니까.
일제의 식민통치 시기, 일본의 패망과 남북의 분단, 남과 북의 전쟁.
주인공의 가족은 보트피플이 되어 우여곡절 끝에 말레이시아에 도착하게 되고 수용소에서의 생활을 거쳐 난민으로 미국에 이주하게 된다.
거대한 역사는 한 사람의 인간과 그 가족들을 따뜻하게 돌보지 않는다. 인간이라는 의미조차 무참하게 부서뜨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역사에 대한 그들의 대응은 기록되어지지 않지만 가족의 인생에 그대로 나이테로 남게 된다.
그것이 옳은 선택이었건 나쁜 선택이었건.
조국을 잃고 낯선 땅 미국에서 하층민으로 생활하는 주인공의 가족.
미국 역사상 최초의 패전이라는 쓰라린 상처를 준 베트남에서 온 이민자라는 딱지.
그 속에서 저자는 가족의 의미와 자신이 출산한 아이의 생명을 통해 세상을 극복할 수 있는 힘과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된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했던 최선의 선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