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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의 걷기 수업 - 두 발로 다다르는 행복에 대하여
알베르트 키츨러 지음, 유영미 옮김 / 푸른숲 / 2023년 5월
평점 :

2023-51 《철학자의 걷기 수업(알베르트 키츨러 지음/푸른숲)》
두 발로 다다르는 행복에 대하여
저자의 인생 행로는 화려하다. 변호사를 하다가 영화 제작자로 변신해서 12년간 20여 편의 영화로 유수의 국제 영화제에서 수많은 상을 수상했다. 2000년, 코르시카섬으로 떠난 도보 여행에서 철학으로 삶의 행로를 변경한다. 작년에 읽었던 《나를 살리는 철학》 이후 두 번째 출간된 실천 철학 서적이다. https://blog.naver.com/jaytee0514/222774112439
전편에서 고대 철학자의 지혜를 통해 현대를 살아가는 실천 철학을 전달했던 저자는 이번 책을 통해 걷기와 도보 여행을 통해 삶의 지혜를 얻고 자기 자신을 지키는 방법을 전달한다.
급격한 변화의 시대, 물질적 풍요가 극대화된 시대에 우리는 편한 몸과 피폐한 정신으로 하루를 살고 있다. 자기 자신과 자신의 영혼을 소비하며 의미 없는 비교와 경쟁에 매몰되고 있다. 허깨비가 허적거리고 좀비가 춤추는 시대와 같다.
걷는 동안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아 우리는 다시금 자기 자신이 된다. -알베르트 키츨러
지나간 과거에 대한 후회와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불안에서 벗어나 지금 이 순간을 충만하게 살고 싶다면 걷기를 시작하라고 이야기한다.
내 인생과 내 운명의 주인으로, 삶의 중심을 잡고 살아가기 위해 저자는 걷기를 강력하게 추천한다. 동서양의 수많은 철학자의 지혜와 저자의 도보 여행을 바탕으로 온전한 나를 되찾는 가장 손쉽고 단순한 방법을 전달한다.
자연은 우리에게 겸손의 덕을 가르쳐주는데, 바로 이럴 때, 자연스럽게 평정심이 생기며, 이와 함께 우리가 바꿀 수 없는 사물의 흐름에 복종할 수 있는 상태가 가능해진다. 걸을 때는 지나온 것이나 앞으로 다가올 것을 보지 말고 그저 한걸음, 한걸음에 집중해야 한다. -<침착성과 참을성을 배우는 길> 중에서

걷기는 번잡한 일상에서 버려두었던 나의 영혼을 찾아가며 소란한 마음을 잠재울 수 있다.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근육을 단련하거나 그저 자연을 감상하는 것 이상으로 자연 속을 걸어 다닐 때 더 많은 일이 일어난다. 걷기는 삶에 대한 명상과 같고, 이때 삶의 본질을 더욱 잘 깨닫게 된다.
걷기와 실천 철학은 잠시 일상과 거리를 두고, 자기 자신에게로 차분히 향하게 한다는 점에서 서로 통한다. 이로써 우리는 분주한 생활에서 물러나 자기 자신을 오롯하게 경험하고 내면을 가지런히 할 수 있다. 걷기와 철학적 사고를 통해 내면에 귀를 기울이고 가치를 돌아보고 다시금 마음을 맑게 하자. 그러다 보면 길을 따라 펼쳐지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숭고함이 눈에 들어올 것이며, 의미 있는 삶으로 나아가게 될 것이다. -<가끔은 일상과 거리를 두는 길> 중에서
저자가 전달하는 걷기의 이점은 건강한 몸과 마음을 얻는 것뿐만 아니라 나 자신을 마주할 수 있고, 감사하는 마음을 얻고, 안온한 내면에 이르고, 진정한 기쁨과 행복에 도달하고, 침착성과 참을성을 배울 수 있으며, 삶의 단순함을 깨닫고, 무상을 받아들이며, 다른 모든 존재를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동서양의 고대 철학자들은 내면이 고요함을 유지하고 균형 잡힌 가운데 마음의 안식에 이르는 것을 삶의 목표이자 의미로 여겼으며,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행복으로 생각했다.
고요하게 혼자 걷는 일은 일종의 명상과 같다. 걷는 동안에는 마음이 정돈되고, 정신은 더 명료해진다. 나아가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에 대한 더 나은 통찰을 얻고, 일상으로 돌아갈 힘과 활기를 얻는다. 나 또한 걸으며 이를 절실히 느낀다. 대자연의 정기를 한껏 받으면서 부정정인 감정과 헛된 욕망을 씻어내고, 나 자신에게 온전히 집중하면 내 중심과 더 가까워진다. 이로써 걷기는 내게 커다란 힘의 원천이 된다. -<안온한 내면에 이르는 길> 중에서

저자가 강조하는 도보 여행이나 우리의 삶이나 모두 여행이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 챙겨야 할 것들이 많다. 도보 여행을 떠날 때 자신의 체질과 상태에 따라 여행의 속도와 리듬, 거리나 기간을 정해야 하듯, 삶의 여러 문제에 직면할 때도 늘 자기 자신을 고려하고 살펴야 한다.
인생이란 여행에서도 올바른 우선순위와 가치를 따져보며 적절한 시점을 맞춰야 한다.
내면의 균형을 이루면 근심 걱정에 휘둘리지 않고 침착함을 유지할 수 있으며 계속해서 삶의 기쁨과 활력이 솟아난다. 이때가 바로, 격동하는 삶의 바다에서 오롯하게 쉴 수 있는 안식처, “내면의 성”이 구축된 것이다. 내면의 성이 자기 안에 굳건하게 서 있음을 이해할수록 업무·학업·사업의 성패, 사회적 지위나 평판, 부의 획득, 인간관계 등 외부의 일에 의연하게 맞설 수 있다.
우리는 삶뿐만 아니라, 삶을 위한 노력을 더욱더 단순하게 해야 한다. 세속적인 욕심이나 앞날에 대한 걱정에서 가능한 한 자유로워져 존재 그 자체와 일상에 대한 기쁨을, 현재 우리가 가진 것에 대한 기쁨을 오롯하게 누려야 한다.
좋은 삶은 쉽고 단순하다. 모든 본질적인 것은 우리 손에 달려 있고,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외부 상황은 행복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우리가 외부의 것을 중요하게 여길수록, 그것들이 우리를 짓누르는 힘은 더욱더 커진다. -<삶의 단순함을 깨닫는 길> 중에서
근래에 읽은 책 중에 가장 많이 줄을 치며 읽었다. 이전에 공부했던 스토아 철학과 노자와 장자의 사상이 많이 소개되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저자는 걷기를 즐기지 않는 몇몇 사람들에게는 걸음을 떼어볼 만한 마음을 동하게 하고, 스스로 철학과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에게는 철학적 사고와 친숙해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이야기한다.
저자의 완승이다. 50이 넘도록 운동이라고는 숨쉬기 운동만 했던 난데, 저자의 이야기에 귀가 솔깃했다. 학교일 집안일 모두 던져놓고 일단 나서야겠다. 걷는 동안 자연의 원리가 나의 인생에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지, 삶의 본질은 무엇인지 생각해보겠다. 생각하지 않고도 떠오르면 좋겠다. 그것이 저자가 이야기하는 철학 아닌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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