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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BEER천가 - 본격 맥주 교양 원샷툰 ㅣ 한빛비즈 교양툰 27
몰트다운 지음, 블리자두 그림 / 한빛비즈 / 2023년 8월
평점 :
2023-87 《용BEER천가(몰트다운 글·블리자두 그림/한빛비즈)》
본격 맥주 교양 원샷툰
문화체육관광부가 실시한 ‘2021년 국민 독서 실태’ 조사 결과 성인 한 명이 한 해에 읽는 책의 수는 4.5권. 먹고살기 바쁘고, 다른 매체나 콘텐츠를 이용하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대봐야 책과 너무 멀리 생활하는 현실은 변하지 않는다.
내가 속한 세상에 관한 지식을 넓히고 교양을 쌓아가는데 무관심하다는 증거가 아닐까?
그렇다고 책과 담벼락을 쌓고 지내는 분들에게 책! 책! 책! 이렇게 강요할 수도 없는 일이다.
이런 난감한 상황에서의 부드러운 해결책이 바로 교양툰이다.
이제 더 이상 만화는 애들이나 보는 거로 생각하는 분은 없을 것이다.
만화를 통해 배우는 것이 딱딱한 책보다는 쉽다. 재미와 교양을 함께 누리는 행복한 시간이다.
이번 교양툰의 주제는 바로 맥주!
술을 좋아하는 내 눈에 번쩍 뜨인 이번 책을 통해 그동안의 궁금증들을 해결하는 기회를 얻었다. 첫 잔의 상쾌함으로 기억되는 맥주 만드는 방법과 그에 따른 분류, 세계 유명 맥주의 유래까지. 맥주라는 주제 자체도 신나지만, 설명 방법이 바로 B급 감성 풍부한 만화로 제시되어 웃다 보면 얻어걸리는 맥주의 상식이 넘쳐난다.
나에게 맥주는 다른 술과 다른 차이가 있다. 맥주는 기쁠 때 마시는 술이다. 슬플 때는 독한 술을 마신다. 시원하게 들어가는 그 첫 잔의 기쁨이 스트레스를 날려준다.
1516년, 독일 바이에른이 내놓은 법이 바로 ‘맥주 순수령’이다.
이 법에 따르면, 맥주의 기본 재료는 보리(몰트), 홉, 물, 그리고 효모라는 미생물이다.
몰트(Malt, 맥아)는 보리를 물에 담가 발아시키고, 이를 다시 고온으로 로스팅해 건조한 것을 말한다. 몰트는 풍미와 도수, 색과 거품 등 맥주의 모든 외형에 영향을 미친다.
물은 경수(Hard Water)와 연수(Soft Water)로 나뉘는데 경수는 미네랄 함량이 많은 물로 서유럽 같은 퇴적암 지형에 많다. 경수는 맥주의 풍미를 도드라지게 하므로 맥아 느낌이 강한 에일 맥주와 궁합이 잘 맞는다. 연수는 미네랄 함량이 적은 깔끔한 물이다.
홉은 맥주의 각종 향과 특유의 쌉싸름함을 낸다. 홉은 천연보존제로 중세 이후 맥주의 원거리 유통에 크게 기여했지만, 냉장 유통과 살균 처리가 가능한 현대에는 보전제로서의 기능보다 다양한 향과 맛을 내는 역할로 쓰인다.
효모는 다른 잡균과의 생존 경쟁을 위해 당분을 먹고 알코올과 이산화탄소를 내놓으며 효모가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낸다.
맥주의 양대 산맥, 에일과 라거의 차이는 단순하다. 효모의 차이다.
15~25도에서 1주~3주의 발효를 거치는 에일
4~10도에서 6주~12주의 발효를 거치는 라거
저온발효 효모(라거)와 고온발효 효모(에일)로 구분할 수 있다.
에일의 높은 발효 온도는 더 많은 에스테르 화합물(냄새유발자)을 방출하고, 재료의 풍미를 강하게 만든다.
반면 라거 효모는 낮은 온도에서 천천히 오래 발효된다. 그래서 깔끔하고 맑아지기 쉽다.
이런 이유로 몰티(맥아를 강조)한 맥주나 효모의 풍미를 강조하는 맥주에는 에일이 낫다.
하지만 라거로도 그런 연출은 충분히 가능하다.
에일 맥주는 맥아나 홉을 강조하므로 재료비가 많이 들지만, 발효 기간이 짧은 만큼 시설비는 적게 든다.
반면 통상의 라거 맥주는 발효 기간이 긴 만큼 대규모 발효 탱크나 냉장 시설이 필요하다. 이런 이유로 큰 시설비를 감당할 수 있는 대형 주류 회사가 라거를 생산한다.
보리(몰트), 물, 효모, 홉 4대 요소가 합쳐진 ‘곡물 발효주’ 맥주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맥주는 분쇄, 당화, 여과, 끓임, 냉각, 발효, 숙성의 7단계로 만들어진다.
맥주의 제조 과정을 강력한 B급 감성의 패러디만화로 재미있게 설명해준다.
같은 맥주라도 더 깊은 풍미를 느끼려면 음식과의 페어링이 좋아야 하고, 잔의 형태도 중요하다.
풍미는 코와 혀, 그리고 입안으로 느낀다. 이때 잔은 입과 코가 동시에 맥주를 접하게 만드는 핵심 기능을 한다. 그래서 코 담그기(nose-dive)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어떤 맥주가 좋은 맥주일까? 진리는 단순하다. 바로 당신에게 맛있는 맥주가 좋은 맥주다!
현대 크래프트 맥주의 아이콘을 하나 꼽으라면 단연 IPA(India Pale Ale)다.
IPA의 역사는 영국의 인도 식민 지배의 역사와 연결된다. 영국 본토에서 식민지 인도까지 페일에일을 운송하는 과정에서 대부분 변질되는 일이 반복됐다. 그 대안은 양조사들에게서 나왔다. 인도 수출을 담당하는 런던 동부의 양조장들은 도수가 높고 홉 향이 강한 페일에일을 만들기 시작했다.
영국에서 시작한 IPA에 이어, 1970년대 미국에서 홉을 많이 넣고 도수를 높인 IPA가 등장한다. 특히 뉴잉글랜드 IPA가 등장하기 전까지 많아진 홉의 양만큼 더 많은 맥아(몰트)를 사용해 알코올 도수까지 함께 높였는데, 그렇게 센 맥주에 지친 일부 애호가들은 오히려 가벼운 맥주를 다시 찾았고 그래서 세션(Session) IPA가 탄생한다.
반대로 홉과 도수가 다 높아지면 더블(Double), 그보다 세지면 임페리얼(Imperial)이라는 표현을 쓴다. 세션, 더블, 임페리얼을 포함한 웨스트 코스트 스타일의 맥주는 2000년대 전 세계로 퍼져나가 IPA의 전형을 만들어낸다.
재치 넘치는 캐릭터와 패러디가 폭탄주처럼 터지다 보면 맥주 한 캔을 들이켜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상영된 화제작 모두를 패러디로 그려내는 작가의 열정과 감성에 박수를 보낸다. 그러다 보면 책도 술술 읽히고 맥주도 술술 들어간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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