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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들 마음고생의 비밀 - 더 힘들어하고 더 많이 포기하고 더 안 하려고 하는
김현수 지음 / 해냄 / 2019년 4월
평점 :
2019-044 <요즘 아이들 마음고생의 비밀(김현수 지음/해냄)>
더 힘들어하고
더 많이 포기하고
더 안 하려고 하는
요즘 아이들 마음고생의 비밀
저자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 우리 아이들의 마음에 관심을 갖고 상담에 힘쓰는 분이다. 이전의 저작이었던 ≪무기력의 비밀≫에서도 다른 어른들과는 다른 통찰로 아이들의 마음을 읽어내고 아이들의 고통을 전달하면서 기성세대의 잘못된 기준과 시선을 질타하였다.
이 책은 책 제목을 보고 아내와 함께 고른 책이다.
고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친 지 벌써 20년이 훌쩍 지났다.
학교라는 곳이 학생들에게 희망을 주는 곳이 아니라 고통을 주는 곳이 되어버린 가슴 아픈 현실 속에 내가 살고 있다.
학생들에게 다가가려고 노력을 입시 위주의 수업이 가로막고 있다.
교문 옆에 걸리는 플랜카드에 걸리는 소위 명문대 입시 결과를 위해 우리의 아이들이 대부분 학교에서 고통을 안고 생활을 한다.
아이들은 항상 변하지만 그 방향이 예사롭지 않다.
학생들의 변화를 학교가 이끌기는커녕 따라가지도 못하고 혹시 잘못된 방향으로 몰아가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이생망’이란 말을 들어보았는지요?
이번 생은 망했고 삶이 지루하고 귀찮다고 하는 ‘이생망’ 심리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요?
우리 사회의 획일성, 능력주의, 혹독한 경쟁과 비교, 경쟁에서 뒤처진 이들에 대한 혐오와 모멸 때문이다.
요즘 같이 풍족한 시대에 애들이 무슨 고생이냐고 하지만 우리 아이들의 생활을 주의 깊게 들여다보면 기성세대는 경험하지 못한 어려움과 좌절과 고통들이 가득하다. 심리적 위축과 피로, 좌절감은 단지 시대에 대한 태도일 뿐 아니라 구체적인 현실에 대해 알아갈수록 더 심해지는 것이다. 그 원인이자 배경에는 기성세대인 부모들의 잘못이 짙게 깔려있다.
부모 세대와 자녀 세대가 완전히 질적으로 달라지면 상황이 달라진다. 시대적 격차가 크고 세대들의 경계가 단단해지고 전통이 파괴되면 다른 부류의 인간들이 사는 사회가 되어버린다. 바로 지금이 그런 시대이다.
조부모와 부모 세대는 저성장 사회, 계층 이동이 없는 사회, 양극화 사회, 기울어진 사회를 살아보지 않았기 때문에 그 정서를 모른다. 그래서 아이들을 다그칠 수밖에 없고, 하지만 기존 질서의 변화에 대한 희망의 증거가 생기거나 만들어지는 경험을 하지 않는 한 청소년과 청년들의 새로운 움직임은 쉽지 않을 것이다.
‘하고 싶지 않다, 안 하는 것을 더하고 싶다, 꿈꾸지 않겠다, 달관하고 살겠다’는 청소년과 청년들의 반응 그 자체가 문제가 아니다. 지금처럼 닫힌 사회, 양극화된 상태에서 계층 이동이 불가능한 사회, 학벌과 자본의 신 신분제 사회에 대한 상처이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본질적으로 청소년과 청년의 신체적·심리적 구조에서 좌절, 절망, 위축은 정상적 작동 방식이 아니다. 사회적 위협에 대한 방어로서, 그나마 남은 작은 행복감이라도 빼앗기지 않으려는 몸부림이다.
여러 중첩된 사회적 위기 속에서 우리 아이들, 청소년과 청년들 사이의 분위기는 희망보다 절망과 불안이 지배적이다. 그 과정에서 이전보다 더 심해진 세대 간의 소통 단절과 부딪힘으로 인해 스몰 트라우마(small trauma, 자연재해나 큰 사건과 사고로 인한 트라우마가 아닌, 대인관계로부터 비롯되는 작지만 축적되는 트라우마)를 주고받고 있다.
승자독식 사회이면서 일등주의 사회의 체제를 전복시키지 못한 상태이기에 너무 많은 청소년들이 미성취자, 패배자, 엑스트라, 부상자, 중도탈락자, 중독자가 되고, 우울증 환자가 되고 있다.
그 바탕이 되는 깊은 감정은 모두 미안함, 수치심, 혐오감 같은 부정적인 감정들이다. 특히 가장 짙은 감정은 수치심과 자기혐오감이고, 이것이 상황에 따라 다른 옷을 입으면 여러 혐오감과 공격성, 행동화로 표출된다.
그리고 아이들은 이 감정에 뿌리를 둔 여섯 가지 대처 양식인 ‘순응’ ‘무기력’ ‘자해’ ‘중독’ ‘은둔’ ‘비행’으로 자신의 상처를 스스로 보듬고 있다.
모두를 불행하게 하는 체계를 바꾸지 않고, 우리는 이대로 살아가고 있다. 자기계발, 각자도생을 통해 성공을 추구하지만, 그것이 공허한 이유, 결국 우리 스스로의 자존감을 존중받지 못하는 까닭은 이 사회의 체계에 있다.
우리 아이들이 원하는 만남에 어떤 바람이 있을까요?
“우리들의 새로운 문화를 이해해 주세요”
“만남에 집중해 주세요”
“존중하며 잘 들어주세요”
“일단 한편이 되어주세요”
“압박하거나 채근하지 마세요”
“함께 도와줄 사람을 찾아주세요”
아이와 멀어지는 대화법
“했냐, 안 했냐?” - 점검, 확인, 협박의 대화법
“부모니까 말해준다” - 부모라는 이유로 약점을 후벼 파는 대화법
“네 얘기는 들을 필요도 없다” - 헛똑똑한 부모의 잘난 척 대화법
“결국 돈 달라는 거지” - 욕구를 폄하하고 아이를 게걸스럽게 보는 부모의 대화법
“말대꾸 하지 마” - 권위로 뭉개는 대화법
“이미 다 안다” - 실제로는 허풍투성이인 헛짚기 대화법
“쓸데없는 것에만 관심 있냐?” - 무시하는 대화법
“도대체 몇 번을 말하냐?” - 바보로 여기는 대화법
한 사회의 도덕성은 그 사회가 아이들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보면 알 수 있다. - 디트리히 본회퍼
자녀를 통하여, 자신이 이루지 못한 꿈을 이루겠다는 부모의 상처받은 자기애의 투사는 아이들이 파탄의 삶을 살게 되는 가장 흔한 병적 심리다. 그리고 자녀에 지나치게 몰두하고 자녀에게 동일시되는 부모-자식의 일체화, 즉 지나친 자녀와의 동일시, 자녀와의 분리 어려움도 그 다음으로 흔한 병적 심리다.
지금 우리는 부모, 자녀 관계에서도 새로운 마인드세트(마음가짐과 작동기제)가 절실히 필요하다. 병적 자기애와 전능주의, 그리고 자녀에 대한 집착, 이것은 우리가 해결해야 할 큰 숙제이다. 건강한 자기애와 현실주의, 그리고 성숙한 독립과 상호 의존을 통해 ‘희생하는 삶’이 아니라 ‘헌신하고 실현하는 삶’으로 나아가면서,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현실에서의 따뜻한 돌봄을 준비해야 한다. 어른들에게는 자신의 삶이 필요하고 아이들에게는 부모의 현명한 지혜가 필요한 때이다.
아이들에게 희망을 심는 어른이 되기 위하여
하나, 아이들 고생에 대한 어른의 화담, 공감
둘, 공감의 확장, 아이들과 어른들의 연대
1) 아이들은 따뜻한 어른과 만나길 바랍니다. 바쁘고 차갑고 채권자처럼 구는 어른은 사양합니다.
2) ‘지금도 잘하고 있다’고 말해달라고 합니다. 망했다고 하지 말아주세요.
3) 누군가에게라도 한 번쯤은 괜찮은 아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합니다. 나쁜 아이라는 느낌을 주지 말아달라고 합니다.
4) 진짜로 포기하지 않도록 붙잡아달라고 합니다.
5) 잘난 척 하는 것은 도움이 안 됩니다.
셋, 희망을 꿈꾸는 아이들이 바라는 10가지 점화술
1) 그만 상처주세요!
2) 삶의 여유와 주도성을 되돌려주세요.
3) 다양한 가능성으로 우리의 재능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더 만들어 주세요.
4) 금지하고 통제하고 막고 못하게 하는 방식 말고 다른 방식 없나요?
5) 투표권을 포함하여 청소년들의 권한을 주세요.
6) 봉사도 하고 우리가 사는 마을 일도 할 수 있게 도와주세요.
7) 칭찬, 격려를 더 해주세요.
8) 마음을 보아주세요.
9) 어른들이 먼저 행복한 삶을 살아주세요.
10) 의미 있게 시간을 쓰면서 살게 해주세요.
넷, 우리 청소년들이 희망 난민이 되지 않기를
지금부터 우리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보듬어 안아주고, 기다려주기로 약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