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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은 언제나 서양 철학 - 2,500년 전부터 지금 이 순간에도
황헌 지음 / 시공사 / 2025년 12월
평점 :

고등학교 윤리 시간, 칠판에 빼곡히 적힌 철학자들의 이름과 개념을 무작정 외웠던 기억이 난다. 시험이 끝나면 말끔히 잊혔고, 철학은 나와는 무관한 어렵고 난해한 학문으로 남았다. 그러나 이 책은 그 기억을 정면으로 뒤집는다. 철학은 외워야 할 지식이 아니라, 삶을 해석하고 선택을 가다듬는 기준이라는 사실을 또렷하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철학을 역사와 분리하지 않는 태도다. 저자가 말하듯 “철학을 품지 않은 역사는 없고, 역사를 품지 않은 철학도 없다.” 펠로폰네소스 전쟁 이후의 혼란 속에서 소크라테스가 등장하고, 인쇄술의 확산이 종교개혁과 근대 철학의 문을 여는 장면은 사상이 어떻게 시대의 질문에 응답해 왔는지를 생생하게 드러낸다. 철학자들은 추상적 이론가가 아니라, 자기 시대를 치열하게 통과한 실천가였다는 사실이 자연스럽게 이해된다.


특히 인상 깊은 지점은 ‘삶이 곧 철학이 되는 순간들’이다. 플라톤은 죽음을 초월한 스승의 삶에서 이데아를 발견했고, 아리스토텔레스는 현실에서 하나하나 완성해 가는 과정의 가치를 붙들었다. 데카르트의 의심은 단순한 회의가 아니라 권위와 관습을 검증하는 문화적 혁명이었고, 칸트의 전환은 인식의 중심을 대상에서 인간으로 옮기며 오늘의 사고방식을 형성했다. 개념 설명보다 왜 그런 생각에 이르렀는가를 묻는 이 서술 방식 덕분에 철학은 머리가 아니라 삶으로 들어온다.
무엇보다 이 책은 철학을 일상으로 끌어온다. 100만 원짜리 지갑을 주웠을 때의 선택으로 공리주의를 설명하고, 니체의 영원회귀를 “이 순간이 영원히 반복되어도 좋을 만큼 충실히 살라”는 긍정의 메시지로 풀어낸다. 34년간 언론인으로 살아온 저자의 문장은 명료하고 다정해, 2,500년 철학사를 하나의 여행처럼 안내한다.


독서 생활을 통해 꾸준히 관심을 가져온 스토아 철학과 실존주의 역시 이 책에서 더 단단해졌다. 고통을 회피하지 않고 태도의 주권을 회복하려는 스토아, 자유와 책임을 끝까지 끌어안는 실존주의는 지식이 아니라 삶의 기준으로 자리 잡는다. 철학은 답을 대신 내려주는 학문이 아니라, 질문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게 붙잡아 주는 힘임을 이 책은 설득력 있게 증명한다.
『답은 언제나 서양 철학』은 철학 입문서가 아니라 삶의 안내서다. 자신의 시대를 치열하게 살아낸 철학자들이 오늘의 나에게 건네는 말을 듣고 싶다면, 이 철학 여행에 기꺼이 올라타도 좋겠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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