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 외로울 때는 시를 읽으렴 - 지금 생의 가장 아름다운 시절을 보내고 있는 당신에게 주고 싶은 시 90편 딸아, 외로울 때는 시를 읽으렴 1
신현림 엮음 / 걷는나무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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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작년 겨울에 선배한테서 시집 한권을 선물받았었다. 연말 분위기를 물씬 풍기던 모임이라 모두 바쁜 마음이었을텐데 그런 자리에서 받는 시집이 얼마나 뭉클하던지... 단지 시집 한 권일뿐인데 너무 좋아하니까 내가 더 민망하다고 말씀하시던 선배의 그 마음이 나는 좋았었다. 詩.. 늘 곁에 있는 것 같으면서도 안개같은 느낌으로 다가오는 것.. 하지만 각박하기만 이 세상속에서도 詩는 살아있다. 아니 어쩌면 우리의 숨통으로 남아있고 싶어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선배가 준 시집을 펴 한 편, 한 편 아껴 읽었던 詩와 함께 했었던 시간들이 너무 좋았었다. 이 책을 읽으며 문득 내가 지금까지 가슴속에 품고 있던 시 한구절을 꺼내본다. 언제인지도 모를 아주 어린시절에 우연히 보게 되었던 詩.. 무던히도 좋아했던 故조병화님의 『남남』)이라는 작품이라는 걸 뒤늦게야 알게 되었던 詩.. “버릴 거 버리며 왔습니다/버려선 안 될 거까지 버리며 왔습니다/그리고 보시는 바와 같습니다.”(어느 자화상)  그 때는 무슨 뜻인지도 몰랐을 이 한 줄의 문구가 어찌 그리도 가슴깊이 박혀버리던지 지금까지 살아오는 동안 아마도 내 삶의 화두가 된 글이었을 것이다. 지금도 이 한 줄의 문구는 내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단 하나, 단 한 줄의 낱말과 문장이 그리도 깊은 의미를 숨겨두고 있다는 게 마술같다.

교복입고 단발머리를 찰랑거리며 조잘대던 학창시절에 우리를 사로잡았던 시 한편.. - 둘이 만나 서는 게 아니라 홀로 선 둘이가 만나는 것이다. 기다림은 만남을 목적으로 하지 않아도 좋다. 가슴이 아프면 아픈 채로, 바람이 불면 고개를 높이 쳐들면서, 날리는 아득한 미소. 어디엔가 있을 나의 한 쪽을 위해 헤매이던 숱한 방황의 날들. 태어나면서 이미 누군가가 정해졌었다면, 이제는 그를 만나고 싶다. - 서정윤님의 『홀로서기1』이다. 지금이야 아이들 인권이 어쩌고하며 자유화 물결에 휩쓸려가고 있지만 그때는 기껏해야 제과점이 만남의 장소였었다. 한창 사랑이라는 말에 가슴 설레일 사춘기여서 그랬는지 그때의 우리는 이 한 편의 시에 온통 마음을 빼앗겨버려 수첩에 넣고 다니기도 하고, 예쁜 일러스트와 시 한 편이 멋지게 들어간 그림 한 장쯤 가지고 있는 것이 예사로웠다. 그리고 도종환님의 『접시꽃 당신과 같이 애절한 느낌을 전해주던 詩들이 학창시절을 좀 더 멋지게 장식해주었던 듯 하다.

만리 길 나서는 길  처자를 내맡기며 맘 놓고 갈 만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에도 저 맘이야'하고 믿어지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탔던 배 꺼지는 시간 구명대 서로 사양하며 '너만은 제발 살아다오' 할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불의의 사형장에서 '다 죽여도 너의 세상 빛을 위해 저만은 살려두거라' 일러 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잊지 못할 이 세상을 놓고 떠나려 할 때 '저 하나 있으니' 하며 빙긋이 웃고 눈을 감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의 찬성보다도 '아니' 하고 가만히 머리 흔들 그 한 얼굴에  
알뜰한 유혹을 물리치게 되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故함석헌옹의 『그 사람을 가졌는가』이다. 친구에게 선물 받았던 책속에 끼어있었던 이 詩는 처음 읽는 그 순간부터 참 외로운 느낌을 준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나 역시도 저런 사람이 하나쯤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과 내가 그런 사람이었으면 참 좋겠다,라는 욕심을 품어보기도 했었다. 나이들면서 사람 욕심을 내기 시작했다는 말이기도 하다. 슬프면 슬픈대로, 기쁘면 기쁜대로, 즐거울 때도, 아플 때도 함께 있어 줄 한 사람이 있다면 그것처럼 행복한 일도 없을 것이다. 우리가 늘 장난처럼 하는 말 중에 -언제 어느 때 전화해도 달려와 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바로 저 詩속에서 말하고 있는 사람일테니.. 하지만 나는 지금도 묻고 있다. 그런 사람을 가졌는가? 나 또한 그런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는가?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자신의 시간을 포기할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그런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건 많은 용기가 필요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詩'라는 말을 듣게 되면 어색하지 않게 '사랑'이라는 말을 떠올리게 된다. 사실 나는 그 '사랑한다'는 말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아껴준다는 말도 있고, 위해준다는 말( 이 두가지 말에는 소중하게 여긴다는 공통점이 있다!)도 있는데 그 모든 것을 뭉뚱그려서 '사랑'이라는 말로 만들어버린 것만 같아 왠지 씁쓸하다는 거다. 그 모든 의미를 하나로 묶어버리고 나니 남는 것은 '집착'뿐이다. 집착한다는 것은 따지고보면 상대방의 입장보다는 나의 입장에서 먼저 시작하는 일일테다. 그러니 사랑은 늘 과부하 상태다. 사전을 찾아보면 -상대에게 성적으로 끌려 열렬히 좋아하는 마음. 또는 그 마음의 상태- 라고 나오는 말.. 詩처럼 그렇게 상대방을 먼저 생각해주는 마음이 담긴 것이 사랑이라면 참 좋겠다. 이런! 詩를 이야기하다 엉뚱하게 삼천포로 빠져 버렸다. 한 권의 시집으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의미는 많다. 특히나 이 책처럼 딸을 생각하는 엄마의 마음이 선택한 詩속에는 우리가순간마다 헤쳐나가야 할 삶의 힘겨운 여정도 들어 있다. 하지만 그 여정을 헤쳐나갈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는 詩 또한 함께 들어 있다. 사랑의 강에 빠져 허우적거릴 때 그것이 인생의 시작과 끝이 아니라는 걸, 절망에 빠졌어도 그것으로 인하여 새로운 시작이 찾아올 수도 있다는 걸 한 편의 詩를 통해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한 권의 詩集이 아련한 추억속으로 나를 데리고 갔다. 바로 그런 게 詩의 매력은 아닐까?  엄마의 마음이 담긴 詩選集.. 한 권쯤은 가방속에 넣고 다녀도 좋겠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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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명화 속으로 떠나는 따뜻한 마음여행
김선현 지음 / 좋은책만들기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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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한다면 저자가 말하고자 했던 깊은 뜻을 많은 사람이 공감하기는 어려울 거라는 것이다. 그저 유명한 화가들의 뒷배경을 알게 됨으로써 그림을 이해하는 데는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을 한다. 명화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수많은 그림들을 보게 된다. ~~주의, ~~파 라고 열심히 외쳐대도 관심이 없거나 공부하지 않은 사람이 제대로 볼 수 있는 안목을 갖는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 그 어려운 그림속의 뒷배경을 통해서 따뜻한 마음여행을 하라고 권하니 어찌 쉬울까? 심리는 잘 모르겠으나 그 그림이 그렇게 그려질 수 밖에 없었다는 걸 알게되니 하나의 그림을 이해하는 폭은 조금 넓어진 것 같기도 하다. 일전에 심리치료에 관심이 있어 겁없이 덤벼들었던 적이 있었다. 누군가의 심리를 치료해주기 보다는 내 자신을 위로해주고 싶다는 욕심으로 시작한 일이었는데 끝까지 마음을 주지 못한 채 물러서고 말았었다.  책을 읽다보면 한 장이 끝날 때마다 그림을 통해 마음을 치유하는 테라피 노하우라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일반적인 사람들은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일게다. 그림을 통해 그 사람의 상황을 읽어내기도 하고  속으로 감춰진 내면의 불편함을 끄집어내는 작업이라는 걸 몇 차례에 걸쳐 해 본 적이 있었지만, 일종의 정형화되어진 듯한 평가나 해석에 왠지 거부감이 일었던 기억이 난다. 사람 사는 일이라는 것이 그다지 특별할 것도 없다고는 하지만 사람의 마음을 어떤 형식에 치우친 이론에 맞춰 다독여준다는 그 설정은 어디서부터 시작된 것인지 알 수 없는 일이다.

향기로 마음을 치료한다는 아로마테라피가 한동안 시끄러웠던 때가 있었다. 자신에게 맞는 향기를 찾아낸다면 그 향기만으로도 기분을 좋게 할 수 있었을게다. 그것처럼 한 장의 그림도 물론 그런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일이다. 쉽진 않겠지만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것처럼 그림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치유할 수도 있는 일이다. 근본적인 문제는 항상 자신의 내면에서부터 비롯되어지는 것이니 내가 그린 그림을 통해 문제점을 발견하고 그것을 해결할 수 있다면 그것처럼 좋은 일이 어디 있을까? 그러기 위해서는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오래전에 읽었던 김형경의 <사람풍경>이라는 책을 떠올리게 된다. 사람은 누구나 제 안에 또하나의 어린아이를 감춰두고 있다는 말을 자주 들었었다. 그것이 감추고 싶어하는 나의 어둠일수도 있고, 외면하고 살아가는 억압된 무의식이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는 말이 기억에 남았던 책이었다. 이곳저곳을 여행하며 만났던 많은 이들을 통해 자신을 사랑해야만 한다는 메세지를 전해주었던 그 한 권의 책으로 인한 충격은 매우 컸었다. 담담하게 자신의 어린시절을 되새겨가던 지은이의 마음에 동참하면서 가슴 한켠이 얼마나 아팠었는지.... 이 책속에서 소개되어진 화가들 역시 그 아픔을 그림을 통한 자신과의 소통으로 풀어낸 듯 하다. 딱히 그림이 아니어도, 글이 아니어도 또하나의 자신과 소통할 수 있는 길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색을 통해 바라본 심리의 세계... 붉은 색으로 혹은 황금빛으로 또는 어떠한 상징으로 자신의 심리를 그렸다는  그림을 통해 마음속에 자리한 어둠을 발견하는 것부터 첫장을 열었다. 그리고 그 상처입은 마음을 회복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마음속의 고통을 직시함으로써 그것을 이겨내기 위한 길을 찾아내는 것이다. 화려한 색채로 치유의 길을 유추해 보다, 무의식을 통해 치유의 길을 찾다, 초현실의 세계에서 마음 치유의 통찰력을 얻다와 같이 그림을 통한 심리치료를 보여주고 있지만 솔직하게 말해 어렵다. 현대인들은 많은 불안과 심리적 갈등을 안고 살아간다고 한다. 자신이 우울증이라는 것조차 자각하지 못한 채 살아가는 사람도 꽤나 많다고 들었다. 그 복잡한 세상속에서 호기심을 유발할 수 있는 흥미로운 주제이기는 했지만 내게는 명화를 이해하는 도움말이 된 듯 하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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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세계사 속의 미스터리 - 역사 속 인물의 또 다른 얼굴
기류 미사오 지음, 박은희 옮김 / 삼양미디어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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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史는 멀다. 그리고 깊다. 하지만 우리는 그것을 열심히 배우고 외운다. 연도별로 정리해가면서 그해에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그때는 어떤 인물이 존재했었는지, 그리고 그 인물이 무엇을 했는지.. 그것이 진실인가는 묻지 않는다. 시작하기 전부터 그것을 이미 진실이라고 믿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수많은 역사가들이 존재하고, 수많은 고고학자들이 그 멀고 깊은 것들을 파헤쳐 사실을 밝혀내는데도 우리는 그것을 다시 밝히려 애쓴다. 일전에 읽었던 <편집된 역사>라는 책을 생각한다. 일부의 기득권자들에 의해, 혹은 일부 힘있는 자들에 의해 편집되어지거나 새롭게 만들어지던 것들은 많았다. 심한 오류를 발견해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들은 수정되어지지 않는다. 그렇게 '만들어진 것' 들이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이런 책이 흥미롭게 다가오는 것은 알고 싶다는 호기심보다는 제대로 된 것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고픈 욕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우리가 살아가는 혹은 살아낸 생활속에는 많은 미스터리들이 존재한다. 가끔은 불편하다는 이유로 감춰지기도 하고, 가끔은 불편하지만! 이라는 명제를 내세워 우리앞에 다시 서기도 하는 것이 미스터리다. 그리고 외친다. 이것이 진실입니다,라고.. 하지만 단언컨데 그 진실뒤에 또다른 진실은 숨어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의 내용에도 몇몇의 부사가 허용되어진다. 과연 그럴까? 하고 다시 묻기도 한다. 판단과 믿음은 오직 나의 몫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사람은 자신이 믿고 싶은 것만 믿는다는 전제를 떠올리게 된다. 어쩌면 그렇게하는 것이 편한일일테니까. 그러나 사람의 심리는 호기심을 이기지 못한다. 특히나 다른 사람에 관한 일이라면 시대를 막론하고 그 폭발적인 궁금증을 이겨내지 못한다. 그래서 수없이 많이 회자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말한다. 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미스터리라고..

이 책은 총 8장으로 나뉘어 여러방면의 미스터리에 대한 해답을 찾고자 했다. 각장마다 다른 주제로 다루었다. 끊임없이 의혹을 불러오는 이야기들, 논쟁을 남긴 역사들, 위조나 도난으로 세계를 농락한 사건들, 욕심을 버리지 못한 욕망의 역사... 개인적으로 정말 그럴까? 라는 강한 의문에 사로잡혔던 것들이 보인다. 소설이나 영화, 그리고 음악으로까지 되살아나야 했던 철가면의 이야기는 이 책을 읽으면서도 정말 그럴까? 라는 의문점을 찍게 된다. 결국은 루이 14세의 쌍둥이 동생이 아니었다는 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거기다가 수많은 유태인들을 고통속에 머물게 했던 아돌프 히틀러가 어쩌면 어딘가에 살아있을지도 모른다는 의문을 앞에 두고, 정말 살아있다면 인터뷰를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까지 하게 된다. 사람이 사람이기를 포기한 모습을 볼 때마다 나는 가끔 중세법이 다시 살아났으면 좋겠다고 흥분하기도 한다.  잔혹한 역사를 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 잔혹함 역시 우리의 삶이 만들어낸 것이라고. 세기의 살인마라는 수식어를 달게 된 제프리 다머.. 그의 배경처럼 깔리던 영화 <양들의 침묵>은 왠지 섬뜩하다. 그것뿐일까? 인간성보다 앞서가는 문명의 이기가 만들어가는 현재도 그런 상황은 진행중이다!  그것처럼 책속에 존재하는 미스터리에는 어찌되었든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었던 사정이 있었다는 것이다. 원인과 과정보다는 결과가 중요한 이 세상을 산다는 것 자체가 어쩌면 미스터리가 아닐런지...

어린시절을 더듬게 하는 두 편의 미스터리가 눈길을 끌었다. '성궤'에 대한 영화를 본 기억이 있다. 어딘가로 운반되어지던 '성궤'는 열어보면 안되는 성물이었다. 그러나 사람들의 욕심으로 '성궤'의 뚜껑이 열리게 되고 그로인한 재앙을 그렸던 영화로 기억되는데 어린 마음에도 그 재앙의 모습이 엄청 무서웠던 듯 하다. 책속에서 보여주는 '성궤'의 여정이 흥미롭다. 그렇다면 정말로 '성궤'가 있었다는 것일까?  하나의 신화처럼 만들어졌거나 부풀려졌을 그 이야기의 결말이 궁금해진다. 정말 있었다면 왜 사라졌으며 지금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거기다가 그토록 재미있게 읽었던 <보물섬>이 어쩌면 실재로 존재할지도 모른다고?  믿고 싶지 않은 이야기다. 끝없는 사람들의 욕심이 그런 이야기를 만들어냈을 것이다. 하긴 지금도 타이타닉호의 보물을 찾으려 애쓰는 사람들이 있다고 하니 언젠가 그 보물섬이 우리앞에 떡,하니 나타날지도 모를 일이다.

표지의 제목을 보면 '역사 속 인물의 또 다른 얼굴'이라는 부제가 보인다. 그것처럼 세계사라는 흐름을 짚어주기 보다는 그 흐름속의 인물들에 관점을 두었다. 사건을 만들어낸 인물에 대한 또다른 시선이다. 결과만을 보여준 세계사
에 덧붙여진 하나의 각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현재까지도 밝혀지지 않은 역사적 사건의 진상과 그 인물의 정체를 밝힌다고 되어있던 책소개글에 공감하게 된다. 모든 것에는 그렇게 된 원인과 과정이 있다. 결과만을 중시하는 요즘의 세상을 생각해볼 때 앞으로는 더 많은 미스터리가 생겨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데 상식으로 알아야 할 것들이 너무 많은 거 아니야?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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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뒷골목 풍경
강명관 지음 / 푸른역사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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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뒷골목을 우리가 본 적이 있을까? 있긴 있을 것이다. 드라마나 영화속에서 잠시 스치거나 아니면 높으신 양반들의 위세를 표현하기 위해서 보여주었던 배경들..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닐 것이다. 그렇게 표면적으로 보여지는 것보다는 그 안에서 살아 숨쉬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바로 조선의 뒷골목 풍경을 만들어냈을 것이다. 그런 생각으로 펼쳤던 이 책은 나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고, 호흡을 한번씩 가다듬어야 했던 순간을 만들어주었다. 조선이라는 나라는 남자의 나라였으며, 양반의 나라였고, 사대부들의 나라였고, 왕의 나라였다. 그러니 역사는 그들에 의해 쓰여졌을테고, 그들만의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다루었을 것이다. 게다가 옛날에는 높으신 분들이 백성을 어떻게 다루었는가 생각해보면 그 역사속에 뒷골목 풍경이 담긴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을테다. 그러나 가끔씩은 그 뒷골목 풍경이 보여지기도 했다. 김홍도나 신윤복과 같은 그림쟁이들의 그림속에서 말이다. 그러나 그것도 어찌보면 그들이 그리고 싶어 그렸던 것은 아닐 것이다. 김홍도만해도 왕의 정사를 돕기 위해 백성들의 삶을 쫓아다녔다. 그림을 보면 그 시대의 풍속을 알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그것도 모든 그림을 두고 하는 말은 아닐 것이다. 그것처럼 역사는 힘 있는자, 가진자에 의해 기록되어졌다.

아웃사이더라는 말을 떠올린다. 조선시대의 민중이 그러했을 것이다. 이 책속에서 보여주고 있는 민중의 모습이 그렇게 느껴졌다. 어떤 상황하에서 자신들이 가야할 길을 명확히 알았던 사람들.. 그리고 그들이 만들어내는 삶의 일부.. 지금까지 우리가 배워왔던 역사의 이미지와는 너무나도 다른 인물들의 모습을 보면서 알 수 없는 시원함이 느껴지는 건 왜일까? 그들도 이렇게 살아있었구나, 싶은 마음이 드는 건 왜일까? 그들의 삶도 분명 하나의 역사였을텐데 우리는 왜 이런 역사를 배우지 못한 채 살아왔던 것일까?  옛기록과 사진을 곁들여 들어보는 이야기들은 그리 멀지않게 다가온다. 물론 보는 사람마다 느낌은 다르겠지만 흥미진진했다. <방자전>이라는 영화속에서 얼핏 드러나던 조선시대 과거제의 부정부패는 만들어낸 것이 아니었다. 또한 우리가 배워왔던 역사속의 인물들이 영화나 드라마에서처럼 민중과 가까웠던 사람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하나같이 널리 백성을 보살펴주었던 사람으로 인식되어져 왔다. 마치도 백성만을 위해서 살아왔던 사람처럼.. 누구나 치부를 드러내는 것은 싫어한다. 하물며 한나라의 역사를 이야기하는 데 있어서야 말 할 필요가 있겠는가..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그런것조차도 우리의 역사로 받아들일 줄 아는 넓은 마음이 필요하다.

책의 목록에서 나의 시선을 끌었던 대목을 살펴보자면 이렇다. 민중속에 살면서 수만 백성을 살렸던 이름없는 명의들, 그들은 우리에게 이름석자조차 남기지 못했다. 백성들은 굶어죽거나 말거나 제 욕심만 채우고자 했던 양반들의 세상속에서 모이면 도적이 되고 흩어지면 백성이 되었다는 군도와 땡추 이야기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금주령을 내리게 된 배경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되었다. 도살면허가 허락되었으며 일종의 치외법권 지대로 변모해갔던 반촌이라는 동네는 놀라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줄어들지 않았던 술집과, 반촌이외의 곳에서 도살되던 많은 가축들은 어인 까닭인가.. 가장 궁금했던 왈자들의 삶은 이채로웠다. 이쪽과 저쪽의 삶을 살아냈던 별감 역시 왈자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계급에는 계층이라는 것이 있게 마련이다. 같은 계급내에서도 계층은 존재한다. 그들이 바로 왈자요, 별감이었으니 나름대로 그들의 삶을 유추해보게 된다. 그런 그들이 있어 민중은 좋기도 했고, 싫기도 했을 것이다.  마지막장에서 보여주던 옛 서울의 주민구성은 내게 큰 도움을 주었다. 서울이라는 지명속에서 각각의 사람들이 각각의 상황에 맞게 터를 잡았다. 그리고 그것은 하나의 상징성처럼 유지되었다. 북촌이니 서촌이니 남촌이니 하는 지명을 통해 우리는 그들만의 생활을 생각해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들이 왜 그곳에 터를 잡게 되었는가를 알게되면 사회적인 흐름 또한 읽을 수가 있다. 가만히 따져보면 반이상이 궁궐이었던 서울이었다. 그 궁궐을 가깝게 혹은 멀리에 두고서 그들의 삶은 이어져왔던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문득 피맛골이 생각났다. 그 피맛골을 서울시에서 없애버린다고 하자 일부 사람들은 목소리를 크게 했었다. 그러나 그 골목은 이내 사라져버리고 일부는 서울역사박물관속으로 들어갔다. 물론 역사적인 의미보다도 개발을 우선적으로 생각했던 官의 처사도 옳은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다시한번 생각해보자. 피맛골이 없어진다고 하기전에 역사적인 의미를 생각했던 우리는 또 얼마나 되었던가를.. 서울시내를 돌아다니다보면 알게 모르게 지나쳐가는 역사속의 배경은 꽤나 많다. 느닷없이 나타나 무슨무슨터였다는 얼굴로 만나는 표지석을 세우기전에 우리가 먼저 그 의미를 되새긴다면 지금부터라도 되살아나는 의미들은 많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늘 배우지 않은 역사의 뒷모습이 궁금했었다. 주연보다는 그들을 받쳐주고 있었을 조연이나 행인1,2.3의 모습은 왜 보이지 않는 것일까 궁금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이 책과 같이 뒷모습을  다루어주는 책들이 많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래서 지금보다 더 알찬 책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욕심을 가져본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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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공주
한소진 지음 / 해냄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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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우리글자가 아름답다고 생각했었던 우연히 보게 되었던 디자이너 이상봉의 옷을 통해서였다. 우리는 모르는 우리글자의 매력을 우리보다 더 먼저 알아보았다던 세계의 디자이너들.. 그러나 한글은 그 생김새때문에 아름다운 건 아닐 것이다. 이 세상에 말과 문자는 많다. 그 많은 말과 문자를 써보지 않았으니 얼마나 체계적인지, 얼만큼이나 잘 만든 글자인지 나는 모르겠다. 사실 우리글, 우리말에 대해서도 잘 모르는데 세상의 문자들을 다 어찌 이해할 수 있을까? 하지만 우리글, 우리말이 표현할 수 있는 정도의 차이는 조금 알 것 같다. 순우리말이라고 하여 쓰여지는 말과 글자의 의미, 그리고 그 소리의 아름다움은 언어의 문외한이라 할지라도 조금은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하늬바람, 마파람, 잎새바람과 같은 우리말은 정말 이쁘다. 사랑이라는 말을 순우리말로 하면 다솜이다. 왠지 따스하고 포근포근한 느낌이 전해져온다. 사랑하고 있는 느낌이 그대로 전해져오는 말, 다솜... 그런가하면 '포로롱'처럼 귀엽고 앙증맞은 표현도 있다. 

우리나라로 건너와 공부하는 사람들이 모두 우리말은 정말 어렵다고 말한다는 인칭을 따지는것 하며, 존대말이 안고 있는 격의 차이가 많기 때문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 부분에 있어서는 우리말, 우리글인데도 불구하고 우리 역시 어려움을 호소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만큼 우리는 상대방을 존중할 줄 알았던 민족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아무리 바쁜 세상이라지만 너는 없어지고 나만 존재하는 그런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 그만큼 우리는 우리말과 우리글을 잃어가고 있다고 보아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너도나도 외국어를 써야만 왠지 멋드러져 보인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외국어를 남발하는 것만이 자신의 지식을 표현할 수 있는 건 아닐텐데도 불구하고 문장속에 외국어 한 단어쯤은 섞어 말하는 것에 오히려 익숙해진 듯 하다. 역사적인 사실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일제강점기에 일본인들이 가장 먼저 무엇을 하려고 했는가를 생각해보면 안다. 우리문화, 우리글을 없애는 일부터 시작했음을 우리는 기억해야만 한다.

한글창제에 관하여, 그리고 그 한글을 만드셨다던 세종대왕에 대하여 떠도는 말과 책들은 정말 많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한글을 만들때의 배경이 조금씩은 차이가 난다. 어떤 것에는 그 발음되어지는 것을 확인하기 위하여 궁녀들의 협조를 구했다 하고, 어떤 것에는 창틀을 보고 만들었다고 되어 있기도 하다. 그런데 이번에는 또 학자들의 반대에 부딪혀 가족들의 힘을 빌렸다고 한다. 왜 우리는 이렇게 기본적인 것까지도 중구난방衆口難防인지 알 수 없다. 어찌되었든 중요한 것은 우리말이 천지인天地人을 기본으로 했다는 것이다. 자연과 사람이 하나로 어울어지는 글자, 한글.. 책속의 내용이 사실이든 거짓이든 상관없이 생활속에서 만들어지는 한글의 모습이 보기 좋았다. 백성을 어여삐 여기는 공주의 마음을 보여주고 싶어 그랬겠지만 아무려면 어떠랴, 그 마음이 중요한 것이지.. 하지만 여인의 손에 의해 만들어졌다하여 암클이라 홀대당했다는 말을 들으니 은근히 부아가 치밀기도 한다. 하물며 저들은 중국과의 관계가 소원해질까 두렵다는 말로 반대를 했다. 그것뿐이랴, 백성을 깨우치기보다 벼슬하는 자를 하나 더 뽑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던 그들이 내세웠던 것은 '명분'이었다. 명분만 앞세웠던 사대부들의 안일함은 내가 역사를 들여다볼 때마다 분통터지게 하는 일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그 지긋지긋한 '명분'을 여기서도 본다... 하지만 그 시답잖은 '명분' 앞에 이 한마디를 던져주고 싶다. " 이 나라는 모화와 사대에 물들지 않은, 순수한 이들의 세상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사실 소설로서의 이 책은 밋밋하다. 아무런 특징도 없고 작은 감동조차 없다. 맛으로 친다면 그야말로 밍밍하다. 하지만 가끔씩은 웃음을 짓게도 한다. 사투리까지도 파헤쳐 그에 맞는 표준어를 제시했다는 것은 사실일까? 단지 작가의 상상이라면 기막힌 상상이다. 덕분에 충청도 사람들의 사투리에 대한 어원을 알게 된다. 그런데 가만히 따지고보니 그럴 듯 하다. 지역적인 성향으로 인하여 말의 생김새가 바뀌었다는 것을 인정하고 싶어진다. 정말 그럴수도 있는 일이다. 밤낮없이 시간에 쫓기며 한글을 만들어가는 중에 잠깐씩 보여주는 공주의 사랑은
아무런 느낌도 전해주지 못한다. 너무나 평범한 이야기였기 때문일까? 어쩌면 자극적인것에만 익숙해져가는 우리의 내면이 문제일런지도 모를 일이다. 전체적으로 볼 때 이 책은 그냥 한글창제에 관한 이야기려니 하고 읽으면 될 것 같다. 한글을 만들면서 이런일도 있었겠구나, 하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는 말이다. 남자들만의 세계였던 조선시대속에서 여자들의 행적을 찾아낸다는 것이 쉽진 않았을 것이다. 남존여비라는 말이 지배했던 세상을 바라보면서 작금昨今의 격세지감을 느낀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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