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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세계사 속의 미스터리 - 역사 속 인물의 또 다른 얼굴
기류 미사오 지음, 박은희 옮김 / 삼양미디어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세계史는 멀다. 그리고 깊다. 하지만 우리는 그것을 열심히 배우고 외운다. 연도별로 정리해가면서 그해에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그때는 어떤 인물이 존재했었는지, 그리고 그 인물이 무엇을 했는지.. 그것이 진실인가는 묻지 않는다. 시작하기 전부터 그것을 이미 진실이라고 믿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수많은 역사가들이 존재하고, 수많은 고고학자들이 그 멀고 깊은 것들을 파헤쳐 사실을 밝혀내는데도 우리는 그것을 다시 밝히려 애쓴다. 일전에 읽었던 <편집된 역사>라는 책을 생각한다. 일부의 기득권자들에 의해, 혹은 일부 힘있는 자들에 의해 편집되어지거나 새롭게 만들어지던 것들은 많았다. 심한 오류를 발견해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들은 수정되어지지 않는다. 그렇게 '만들어진 것' 들이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이런 책이 흥미롭게 다가오는 것은 알고 싶다는 호기심보다는 제대로 된 것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고픈 욕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우리가 살아가는 혹은 살아낸 생활속에는 많은 미스터리들이 존재한다. 가끔은 불편하다는 이유로 감춰지기도 하고, 가끔은 불편하지만! 이라는 명제를 내세워 우리앞에 다시 서기도 하는 것이 미스터리다. 그리고 외친다. 이것이 진실입니다,라고.. 하지만 단언컨데 그 진실뒤에 또다른 진실은 숨어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의 내용에도 몇몇의 부사가 허용되어진다. 과연 그럴까? 하고 다시 묻기도 한다. 판단과 믿음은 오직 나의 몫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사람은 자신이 믿고 싶은 것만 믿는다는 전제를 떠올리게 된다. 어쩌면 그렇게하는 것이 편한일일테니까. 그러나 사람의 심리는 호기심을 이기지 못한다. 특히나 다른 사람에 관한 일이라면 시대를 막론하고 그 폭발적인 궁금증을 이겨내지 못한다. 그래서 수없이 많이 회자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말한다. 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미스터리라고..
이 책은 총 8장으로 나뉘어 여러방면의 미스터리에 대한 해답을 찾고자 했다. 각장마다 다른 주제로 다루었다. 끊임없이 의혹을 불러오는 이야기들, 논쟁을 남긴 역사들, 위조나 도난으로 세계를 농락한 사건들, 욕심을 버리지 못한 욕망의 역사... 개인적으로 정말 그럴까? 라는 강한 의문에 사로잡혔던 것들이 보인다. 소설이나 영화, 그리고 음악으로까지 되살아나야 했던 철가면의 이야기는 이 책을 읽으면서도 정말 그럴까? 라는 의문점을 찍게 된다. 결국은 루이 14세의 쌍둥이 동생이 아니었다는 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거기다가 수많은 유태인들을 고통속에 머물게 했던 아돌프 히틀러가 어쩌면 어딘가에 살아있을지도 모른다는 의문을 앞에 두고, 정말 살아있다면 인터뷰를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까지 하게 된다. 사람이 사람이기를 포기한 모습을 볼 때마다 나는 가끔 중세법이 다시 살아났으면 좋겠다고 흥분하기도 한다. 잔혹한 역사를 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 잔혹함 역시 우리의 삶이 만들어낸 것이라고. 세기의 살인마라는 수식어를 달게 된 제프리 다머.. 그의 배경처럼 깔리던 영화 <양들의 침묵>은 왠지 섬뜩하다. 그것뿐일까? 인간성보다 앞서가는 문명의 이기가 만들어가는 현재도 그런 상황은 진행중이다! 그것처럼 책속에 존재하는 미스터리에는 어찌되었든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었던 사정이 있었다는 것이다. 원인과 과정보다는 결과가 중요한 이 세상을 산다는 것 자체가 어쩌면 미스터리가 아닐런지...
어린시절을 더듬게 하는 두 편의 미스터리가 눈길을 끌었다. '성궤'에 대한 영화를 본 기억이 있다. 어딘가로 운반되어지던 '성궤'는 열어보면 안되는 성물이었다. 그러나 사람들의 욕심으로 '성궤'의 뚜껑이 열리게 되고 그로인한 재앙을 그렸던 영화로 기억되는데 어린 마음에도 그 재앙의 모습이 엄청 무서웠던 듯 하다. 책속에서 보여주는 '성궤'의 여정이 흥미롭다. 그렇다면 정말로 '성궤'가 있었다는 것일까? 하나의 신화처럼 만들어졌거나 부풀려졌을 그 이야기의 결말이 궁금해진다. 정말 있었다면 왜 사라졌으며 지금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거기다가 그토록 재미있게 읽었던 <보물섬>이 어쩌면 실재로 존재할지도 모른다고? 믿고 싶지 않은 이야기다. 끝없는 사람들의 욕심이 그런 이야기를 만들어냈을 것이다. 하긴 지금도 타이타닉호의 보물을 찾으려 애쓰는 사람들이 있다고 하니 언젠가 그 보물섬이 우리앞에 떡,하니 나타날지도 모를 일이다.
표지의 제목을 보면 '역사 속 인물의 또 다른 얼굴'이라는 부제가 보인다. 그것처럼 세계사라는 흐름을 짚어주기 보다는 그 흐름속의 인물들에 관점을 두었다. 사건을 만들어낸 인물에 대한 또다른 시선이다. 결과만을 보여준 세계사에 덧붙여진 하나의 각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현재까지도 밝혀지지 않은 역사적 사건의 진상과 그 인물의 정체를 밝힌다고 되어있던 책소개글에 공감하게 된다. 모든 것에는 그렇게 된 원인과 과정이 있다. 결과만을 중시하는 요즘의 세상을 생각해볼 때 앞으로는 더 많은 미스터리가 생겨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데 상식으로 알아야 할 것들이 너무 많은 거 아니야? /아이비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