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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잠으로의 여행 - 잠에 대한 놀라운 지식 프로젝트
캣 더프 지음, 서자영 옮김 / 처음북스 / 2015년 4월
평점 :
절판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면 그게 건강한 거다... 그게 행복한 삶이다.... 라는
말을 종종 듣거나 하지만 그렇게 따진다면 나는 결코 행복한 삶을 살지 못하고 있다. 먹는 즐거움을 알지 못하니 잘 먹지 않고, 신경이 예민한
까닭인지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한다. 그렇다면 싸기라도 잘해야 하는데 그것마저도 제대로 하지 못하니 이 얼마나 불행한 삶이냐 말이다. (말해놓고
보니 왠지 서글퍼진다. 에효~) 그렇다면 나는 정말 불행한 사람일까? 생각해보니 그렇지도 않다. 앞서 말한 세가지를 모두 내 맘대로 하지는
못해도 나름대로는 행복하다고 자신한다. 하지만 그 세가지 중에서 가장 부러운
것이 잠을 잘자는 것이다. 업어가도 모를 정도로 잔다는 사람, 머리를 대기만
하면 잠에 빠져든다는 사람, 꿈도 꾸지 않고 잔다는 사람이 나는
진짜 진짜 부럽다. 그나마 자는 잠도 깊은 수면을 취하지 못하고 어김없이 날마다 꿈을 꾸고, 깊은 잠을 자지 못하니 그 꿈 또한 좋은 꿈일리가
없다. 개꿈이다. 그러니 날마다 아침이 곤혹스럽다. 늘 피곤함을 달고 사니 어쩌면 앞서 말한 세가지중의 두가지가 아주 당연하게 따라오는 건지도
모를 일이다.
"서로 다른 주제가 벽장에 배치되어 있는 것처럼 내 머리에 정리되어 있다. 한 가지
생각을 그만두고 싶으면 그 서랍을 닫고 다른 서랍을 연다. 잠을 자고 싶을 때는 모든 서랍을 닫기만 하면 된다." 저 유명한 나폴레옹의 말이다.
애들말마따나 그야말로 능력자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왜 우리는 꼭 잠을 자야만 하는 것일까? 이 책을 빌어 말해보자면 많이 잔다고 죄책감을
느낄 필요가 없으며, 육체적으로나 정서적으로 잘 살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 잠이라고 한다. 반드시 잠을 자야만 하는 것은 수면이 그 어떤
것보다 가장 생산적인 활동이며, 가장 완벽하게 기억력과 인지 능력을 향상시키기 때문이라는 말이다. 학생들을 상대로 조사해보니 시험 준비 시간과는
상관없이 잠을 더 많이 잔 쪽의 성적이 더 좋았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한다. 공부한답시고 새벽녘까지 비몽사몽인 상태로 버티는 것이 얼마나 좋지 못한 행동이었는지 알 수 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정말 공감하게 된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 상태에서는 아무리 열심히 공부했다고해도 머리만 복잡할 뿐 기억나지 않는
경우가 많았었던 까닭이다.
우리는 흔히 잠을 말할
때 깊은 잠을 자지 못하는 상태를 램수면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그 반대의 경우인 깊은 수면의 상태, 즉 서파 수면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이 책을
통해 한번 짚어보자. 깊은 수면은 성장 호르몬을 나오게 하고, 뼈와 근육을
생성하며, 면역력을 강화한다. 지방을 연소하고 심장 혈관의 건강 유지에도 도움이 된다. 서파 수면에서만 성장호르몬이 분비되기 때문에 깊은 잠이 적으면 성장호르몬의 수치가 낮아진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물론 유전적인 면도 없지않아 있겠지만 잘먹고 잘자는 아이들이 잘 크는 건 사실이다. 나이가 들면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서파 수면의 양이
엄청나게 감소한다는데 우리의 생애주기를 가만히 생각해보면 잠이 우리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가를 짐작해 볼 수 있는 말이다.
양 한마리, 양 두마리.... 양도 많이 세어보았다. 몸이 피곤하지 않아서 그러는
거라고, 무슨 생각이 그렇게 많은거냐고 핀잔 아닌 핀잔도 많이 들었다. 그러나 어쩌랴, 내 맘대로 되지 않는 것을. 그런 나를 안타까워하며
혈액순환에 좋다는 포도주를 사주기도 하고, 잠을 잘 자게 하는 책이라고 선물을 하던 지인도 있었지만 쉽지 않았다. 지금은 아예 잠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기로 한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불면증이라는 말에는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 책에서도 불면증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재미있는 것은 잠을
자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우리의 뇌는 잠을 잘 자는지 살펴보려고 계속 깨어있게 된다는 것이다. 무언가를 하기 시작했으니 뇌가 반응하는 게 어쩌면 당연한 일일테지만 그렇게 되면 더더욱 잠을
못자게 되는 상황으로 치닫게 되니 그거야말로 대단히 서글픈 모순이 아닐 수
없다.
수면의 양도 중요하지만 수면의 질을 먼저 따지고 싶다. 많이 잔다고 다 좋은 건
아닐테니. 조금을 자더라도 푹 잘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할 수 있을 것이다. 자다 깨다를 반복하는 게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인지를 잘 알기
때문이다. 언제부터인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간을 수면시간으로 정해놓은 것처럼 차만 타면 잠을 청하는 버릇이 생겼다. 그런데 이 잠깐의 잠이
내게는 그야말로 꿀잠이 되고 말았으니... '행복한 잠으로의 여행' 이라는
제목이 이런 나의 눈길을 사로잡기에는 충분했다. 하지만 기대와는 다르게 잠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고 있어 잠이 얼마나 중요한지. 잠이란 게 도대체
어떤 것인지 다양한 잠의 얼굴을 보았을 뿐이다. 책표지에서 말하고 있듯이 잠의 과학, 잠의 문화, 잠의 비밀... 등과 같은. 知彼知己 百戰不殆 라 했는데 이제 잠에 대해 알았으니 내가 이길 수 있을까?
/아이비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