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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아름다운 준비 - 유대인 랍비가 전하는
새러 데이비드슨.잘만 섀크터-샬로미 지음, 공경희 옮김 / 예문사 / 2015년 4월
평점 :
절판
유대인 랍비가 어쩌고~~ 하는 식의 말이 보이면 내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말이 우화다.
지독한 편견이지. 그래서 이 책 또한 그렇게 생각했다는 게 솔직한 말이기도 하고. 일단 대충 책을 살펴보자면 이제 죽음을
바라보는 85세 유대인 랍비 잘만과 작가인 60대
중반의 새러가 2년동안 매주 금요일마다 만나 인생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던 대화
형식이다.
인생을 뒤돌아볼 나이의 랍비와 인생을 논하는 철학의 한가운데에 선 작가의 만남이
어떠했을지는 미루어 짐작하건데 그다지 가볍진 않았을 터,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부터 마음을 다잡아야 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인생에 관해 한가지 말해보자면 공자의 말을 들수가 있을 것 같다. 15세에 학문에 뜻을 두니
志學이라 하고,
20세는 한창 젊음이 무르익을 때니 弱冠 혹은 芳年이라 하고, 마음이 확고하게 다져져 움직이지 않는다는 30세는 而立, 40세를 세상일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는다하여 不惑이라 했다. 50세가 되면 하늘의
이치를 깨달아 모든 것을 하늘에 맡긴다하여 知天命, 살만큼 살아 귀가 순해졌으니
모든 말을 객관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60세를 耳順이라 했다. 그 밖에도
뜻대로 행해도 어긋나지 않는다는 70세를 從心이라 했으며, 하늘이 내려준 나이라 하여 100세를 上壽라 했다. 그런데 가끔 묻고 싶어진다.
공자는 무엇에 맞추어 저런 기준을 세웠던 것일까? 그때와는 너무나도 다른
세상을 살지만 저대로만 산다면 그래도 나쁘진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책을 읽으면서 두개의 장면이 계속해서 머리속을 맴돌았다. 하나는 호스피스, 또하나는
죽음체험. 인생의 마지막을 편한 마음으로 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호스피스라는 말이 우리 주변에 자리잡게 된 건 그리 오래된 일은 아닌 듯
싶다. 아울러 그들의 일이 얼마나 숭고하고 아름다운 일인가 생각해보게 된다. 삶과 죽음은 종이한장 차이라는 말이 있지만 태어남과 같이 왔던
죽음을 우리는 너무 잊고 사는 것 같다. 그저 먼 이야기처럼 여겨지는 것이 죽음인 까닭이다. 왠지 나에게만은 오지 않을 것 같은 그런
느낌말이다. 언젠가 스스로가 관속으로 들어가 어둠속에서 죽음을 체험해 본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었는데 그 기사를 보면서 혀를 내둘렀다. 사람이
그저 어두운 관속에 들어가기만 하면 죽음이라는 말인가? 아니 죽음속에서도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존재가 인간이었었던가? 애들말마따나
능력자가 따로 없군, 했었다. 도대체 그 사람들에게는 죽음이 어떤 의미로 다가왔기에 그토록이나 어설픈 짓을 할 수 있었는지 한번쯤은 물어보고
싶었다는 게 내 솔직한 의견이다. 내가 죽었다고 생각하면서 미리 유언장을 써보자는 말도 왠지 어설픈 하나의 상술로밖에는
다가오지 않으니 무슨 까닭인지...
책을 읽으면서 마음속에
들어왔던 부분이 있어 메모해보았다. 첫번째, 병들어 죽을 것 같았던 아들을
위해 울부짖으며 기도하고 또 기도했던 다윗은 아들이 죽자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일어나 시편을 지으러 갔다. 사람들이 놀라 아들의 죽음을 애도하지 않는다고 말하자 살아있는 동안에는 회복할 수 있다는 희망이 있었기에 기도했지만 이제 죽었으니
내가 할수 있는 일이 없다고 말했다는 다윗의 일화가 의미심장하다.
공감 백퍼센트! 두번째, 큰 병인줄 알고 병원을 찾아갔지만 그저 전형적인 내이염증세일 뿐이라는 말에 의아했다는 작가
새러에게 의사는 이렇게 말했었다. "우리 모두 포격을 당하고
있지요. 방향을 잃고, 쏟아지는 정보 속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배워야 하니까요. 도대체 뭐가 그렇게 당신의 등을 떠밀고 있는 것입니까?"
내이염을 이겨내기위해 그녀가 들어야 했던 말은 딱
한마디였다. '놓아도 괜찮아.', '놓으셔도
괜찮아요.'...가만히 생각해보면 작가 새러에게만 해당되는 말이
아니다. 우리를 돌아보면 그 말이 곧 우리를 향한 말이라는 걸 금새 알 수 있으니.
인생의 마지막을 아름답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하는 것은 아주 간단했다.
용서하기! 내가 해를 입힌 사람과 나에게 해를 입힌 사람, 그리고 나 자신을 용서해야 할... 물론 쉽진
않을테지만 이 역시 내려놓기의 일환이다. 감사 산책하기! 규칙적으로든 즉흥적으로든 감사가 습관이 될때까지... 이
역시 쉽진 않을터다. 그러나 이것 역시 내려놓기가 필요하다. 이렇든 저렇든 내 인생을 아름답게 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내려놓기!'
뿐... 늘 우리곁에 머무는 말인데도 늘 말로써만 존재하는 의미. 내려놓기
위해서 버려야 할 것들이 너무 많다. 그것들을 버리자니 너무 아까워 버릴 수가 없다. 내가 어떻게해서 얻은 것인데! 굳이 랍비의 말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법정 스님께서 돌아가신 후 남은 것이 뭐가 있었는가 한번 생각해보자.
채우기 위해 사는 삶이 아니라면 사람에게 꼭 필요한 것은 그다지 많지 않다는 말씀도 하셨다. 인생을 아름답게 사는 것도, 인생의 마지막을
아름답게 준비하는 것도 사실은 내 안에 있음이니 나 자신을 먼저 돌아볼 일이 아닐까 싶다. /아이비생각